【아시안게임】 5년 기다린 46억명의 17일간 축제, 오늘밤 9시 성대한 개막
【아시안게임】 5년 기다린 46억명의 17일간 축제, 오늘밤 9시 성대한 개막
┃중국 항저우서 17일간 열전 팡파르 / 한국, 구본길·김서영 앞세워 입장 / 24일 전웅태·황선우·안바울·송세라 앞세워 금메달 본격 사냥 / 북한 인공기 게양 금지인데 선수촌·경기장에 곳곳에 인공기 게양 / 세계도핑방지기구 "시정위해 노력 하지만 결과 이행않는 단체"
중국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에서 아시아 대륙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제19회 항저우 하계 아시안게임이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성대한 막을 올린다.
항저우의 상징 연꽃을 건물로 형상화한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 첫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가 46억명에 달하는 아시아인들을 찾아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단 본진이 오늘(20일) 결전지 중국 항저우에 도착했다.
최윤 단장을 포함해 임원진 35명과 선수 60명으로 구성된 우리 선수단 본진은 오늘 낮 12시 3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2시간 30분여의 비행 끝에 중국 항저우에 입성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항저우 선수촌에서 열린 공식 입촌식 행사에서는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 다른 나라 국기들과 함께 북한의 인공기가 게양됐다.
이날 북한이 일본과 맞붙은 탁구 남자단체 경기장에도 인공기가 게양되는 등 대회 곳곳에 인공기가 펄럭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5년 만에 국제 종합대회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하면서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 게양이 논란이 될 조짐이다.
국제대회에서 자국을 상징하는 국기를 내거는 건 당연하지만, 북한은 도핑 문제로 올림픽을 제외한 대회에서 국기 게양이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는 9월 항저우(杭州)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 지난해 한 차례 연기돼 오는 12월 산터우(汕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3회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는 아예 취소됐다. 다음달 청두(成都)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31회 하계 유니버시아드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집행위원회는 6일 중국 올림픽위원회 및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의 논의를 거쳐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9월10∼25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를 비롯해 6개 도시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오는 23일 개막해 10월 8일까지 열린다. 39개 종목에 역대 최다인 1천140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최대 50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3위를 지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5년 전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9개,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로 종합 3위에 올랐다.…본진이 합류하면서 한국은 본격적인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정을 시작한 우리 선수단은 19일부터 공식 일정에 돌입한 남자 축구 대표팀은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9대0 대승을 거두며 우리 선수단 전체에 첫 승리를 거뒀다. |
OCA는 대회 연기에 대해 “모든 이해 관계자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대회 규모 등을 신중히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대회 개최 일정은 중국 올림픽위원회 및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협의해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OCA는 이날 제3회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는 개최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제3회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는 지난해 중국 광둥(廣東)성 산터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차례 연기돼 오는 12월20∼28일 개최 예정이었다. OCA는 “이미 대회가 한 차례 연기된 만큼 산터우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는 취소하고 2025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다음 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도 이날 청두 유니버시아드를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청두 유니버시아드는 당초 지난해 4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연기 개최로 한 차례 연기돼 다음달 26일부터 7월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개최 예정이던 대형 스포츠 행사가 줄줄이 연기·취소된 것이다. 올해 초 ‘폐쇄 루프’ 시스템을 적용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며 방역 성공을 자부했던 중국으로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아시안게임 개최 장소인 항저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상하이에서 남서쪽으로 180㎞ 정도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대회 연기는 한 달 넘게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상하이에서 여전히 매일 수천명대 감염자가 발생하고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12월로 예정됐던 아시아청소년경기대회가 취소된 점을 감안하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내년 개최가 유력하다.
아시안게임을 준비중이던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경기 단체들은 갑작스러운 연기 소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이미 아시안게임 대표로 최종 선발돼 대회 준비에 본격 나선 종목의 선수들은 더욱 난감해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연령제한이 있는 종목 선수들은 1년이 연기될 경우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오늘 OCA 집행위가 열리는줄 알았지만 전격 연기가 결정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OCA가 아직 연기된 날짜를 확정하지 않아 다음 준비 계획을 곧바로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3세 이하 선수들로 대회를 준비중이던 황선홍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주변에서 연기 가능성 얘기를 들어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스럽기는 하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아직 협회로부터 공식 통보가 오지 않아 기다려봐야 겠지만 만약 내년으로 연기된다면 출전 연령대 및 구체적인 요강 등을 협회와 확인해 차질없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자 중국 정부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해 열기로 한 아시안게임을 1년 늦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래 5년 만에 치러진다.
미국과 '빅 2'를 형성할 정도로 국력을 키운 중국은 최근 20년 사이 주요 굵직한 스포츠 종합대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 중국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증진한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 4대 발명품을 바탕으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고 중국민이 품어온 100년의 꿈을 전 세계에 펼쳐 보였다.
베이징 하계올림픽 성공 개최의 자신감을 중국은 2년 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국 문명의 우수성과 미래로 뻗어가는 중화민족의 웅대한 기상을 엮어 더욱 화려하게 표현했다.
중국의 위상이 10년 사이 크게 달라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자국의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전 세계인을 위로하는 테마를 가미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의 주제는 디지털 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똑똑한) 대회다.
중국이 자랑하는 5세대 이동 통신 기술과 인공지능, 빅 데이터, 증강현실 등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최첨단 정보기술(IT)을 결집해 비상하는 항저우와 중국을 널리 알릴 참이다.
항저우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로 성장한 알리바바의 본거지로 현금 없는 도시를 지향한다. 규모를 떠나 대다수의 상점에서 모든 상거래를 휴대전화에 깐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친환경이라는 현재 지구촌의 최대 가치도 더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개회식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 전통을 디지털 영상으로 대체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개회식은 120분간 진행되며, 개회식의 꽃인 45개 선수단 입장은 40분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어 국가명 알파벳 순으로 입장한 광저우 대회 사례를 볼 때 구본길(펜싱)·김서영(수영) 공동 기수를 앞세운 우리나라는 16번째, 북한은 7번째로 각각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트랙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다인 1천140명의 선수단을 이번 대회에 파견했다.
22일 현재 출전 선수는 45개 출전국 중 태국(934명), 중국(887명) 다음으로 많은 872명이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은 북한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래 5년 만에 치르는 국제 스포츠 무대 복귀전인 이번 대회에 185명의 선수를 항저우에 보냈다.
금메달 50개 이상을 수확해 일본과 격차를 줄인 종합 순위 3위 달성을 목표로 세운 우리나라는 대회 이틀째인 24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근대5종 여자 대표팀, 태권도 품새 남자 강완진(홍천군청)과 여자 차예은(경희대), 근대 5종 개인전 2연패에 도전장을 낸 전웅태(광주광역시청), 수영의 간판 황선우, 유도 안바울, 펜싱 여자 에페의 송세라가 24일 한국의 골든 데이를 이끌 후보들이다.
WADA의 제재 해제에는 북한의 반도핑 기관에 대한 외부 감시단의 시찰 등 시정조치가 필요한데,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북한의 인공기 게양이 금지되면서 주최 측이 아예 모든 참가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다는 일부 매체 보도도 나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인공기가 잇달아 게양되면서, WADA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 주최측에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ADA 측은 관련 질의에 "우리의 조치가 존중되지 않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 관련 단체들과 접촉하고 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그 결과를 이행하지 않는 단체에 대해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WADA는 "북한은 계속해서 세계반도핑규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국제연맹과 OCA와 같은 주요 행사 기구들은 북한의 규약 불이행의 결과에 대해 통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기 게양이 이뤄지는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혈맹'인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 북한이 5년 만에 종합 국제대회에 복귀한 상황 등이 고려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 분위기로는 메달 시상식에서도 WADA의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해 인공기 게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역도와 레슬링, 사격, 권투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