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오물풍선 살포 등 비열한 행위 중단하라"…6년 만에 북 향해 BTS 노래 울렸다
"북 오물풍선 살포 등 비열한 행위 중단하라"…6년 만에 북 향해 BTS 노래 울렸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자유의 소리' 북한 쪽으로 송출 / 대북 심리전 '자유의 소리' 송출 최근 가동훈련도 진행 /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북 향해 BTS 노래 울렸다 / 북, 대북 확성기에 민감 2015년 포 사격도 감행 / 북, 확성기 방송 빌미로 여러 방식 도발 가능성도 / 북, 남남갈등 노린 ‘회색지대’ 도발 / 여야, 정부 대응 놓고 공방
북한이 또 오물풍선 살포에 나서자 우리 군은 6년 만에 접경 지역에 설치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확성기를 타고 '자유의 소리' 라디오 방송이 북한을 향해 울려 퍼졌다.
정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재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한국 측 초소 오른쪽으로 대북 확성기 관련
우리 군이 9일 오후 최전방 지역에서 북한의 거듭된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7시7분께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경고한 바와 같이 오늘 오후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정에 따라 군의 대북 심리전 라디오 프로그램인 '자유의소리'를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다만 방송 시작 시간과 장소, 방송 장비의 종류 및 수량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 및 철수되기 전까지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으며 이동식 장비는 16대가 있었다. 이날은 우리 군이 보유한 고정식 확성기 중 일부만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이런 사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오물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합참은 "대북 확성기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실시에 대비해 전방 지역에서 실제훈련인 '자유의 메아리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이 시행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진행하고 "추가 실시 여부는 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북 오물풍선 살포 등 비열한 방식의 행위 중단하라"고 말하고 정부는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날 재개했다. 북 체제를 향해 비판하고 BTS 등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내용의 라디오 방송이 북측을 향해 울려 퍼졌다. // 대북 방송 '자유의 소리' 들어보니 9·19 합의 정지·북핵 규탄 등 전해 애국가·대한민국 가요 방송 북한지역 날씨·물가도 소개 “불안한 마음에 집 안팎 들락”접경지 주민들 초긴장 “야 확성기 대응, 초가삼간 태우는 꼴” “여 “당연한 응징” |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 잇따른 도발에 정부가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가운데 최전방 접경 지역과 서해 5도 주민들은 “무력 도발로 이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경기 파주시 최북단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통일촌마을 이완배 이장(70)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농번기철 출입 통제가 강화되기라도 하면 우리 농민들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임상훈 인천 옹진군 백령면장도 “식당과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긴장이 고조돼 관광객이 줄어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며 “그동안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지켜봐 온 주민들은 남북이 평화롭게 지내기를 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을 경험한 연평도 주민들도 대체로 침착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추가 무력 도발로 꽃게 조업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주민 최율 씨(66)는 “지난달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받아 우리 어선들이 조업에 큰 지장을 받았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북한의 군사적 무력 도발까지 발생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만일의 사태를 우려하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천군에 사는 주민 김모 씨(62)는 “대북 방송이 시작된다고 하니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에 집 안팎을 들락거렸다”고 했다. 파주 도라전망대와 임진각곤돌라 등 안보관광지에 대한 방문객 출입은 평소처럼 운영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330여개의 오물풍선을 띄웠다. 이 중 80여 개가 낙하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8~9일 오물풍선을 다시 날리면서 남남(南南)갈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이를 명분으로 오물풍선을 날린 뒤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대응하자 정치권에서도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과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오물풍선으로 대응한 북한 도발에 대해 (대북) 확성기 설치와 방송으로 맞대응하면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오물풍선 도발은 대북전단 살포가 원인”이라며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면서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결정에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힘을 실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물풍선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북 확성기 재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지적한 것에 대해선 “오물풍선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당 한기호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은) 다시 오물 풍선이 날아온다면 2배, 3배 북한으로 되돌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로 확성기를 철거한 지 6년 만에 북한 체제를 비판하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문화를 알리는 게 주된 내용으로 BTS 노래도 방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장비와 시간대에 따라 10~30km 먼 거리까지 전달되는 만큼 북한군과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북한은 그동안 대북 확성기 방송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지난 2015년에는 확성기를 향해 포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역시 북한은 확성기 방송 재개를 빌미로 다양한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서해에서의 포사격은 물론 무인기를 동원해 확성기를 공격할 가능성 등 여러 가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의 연이은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9일 오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실시한 가운데, 그 내용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이 제작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어 지고 있다.
방송에서는 오후 4시 55분쯤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진실과 희망의 소리를 전하는 자유의 방송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는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이날 오후 5시 방송이 시작됐다.
해당 방송은 강원 춘천과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서도 각각 FM 107.3, FM 103.1 주파수를 통해 청취할 수 있었다.
아나운서는 첫 번째 소식으로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며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정부가 해당 결정을 북한에 통보하면 합의 효력은 즉시 정지된다"고 전했다.
이어 "9·19 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9월 19일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 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대한민국과 북한 간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이와 관련해 국방부 정책실장의 육성 발표 내용을 들려주기도 했다.
국방부 정책실장은 "우리 정부는 오늘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고 방송을 이어가면서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이유를 강조했다.
두 번째 소식으로는 한국과 미국,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 정기 이사회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끊이지 않는 미사일 도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 가능성에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도 했다.
세 번째 소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능형 손전화기(휴대폰)가 전 세계 38개 국가에서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네 번째 소식은 '외부 영상물 시청 및 유포에 관한 단속과 검열이 돌연 강화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북한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대한민국의 북한 전문 보도 매체가 보도한 것을 알리기도 했다.
30분가량의 보도 광장 뉴스 코너가 끝나고,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보내드리는 자유의 소리 방송입니다"라는 안내 메시지와 함께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애국가가 끝난 뒤에는 북한의 다음 주 지역별 날씨가 소개됐는데, 개성과 함경북도 등의 지역별 아침 최저 기온과 낮 최고 기온이 자세히 설명됐다.
날씨에 이어 우리측 아나운서는 '북한 장마당 물가 동향'을 소개했는데 북한에서 거래되는 미국 돈, 중국 돈, 쌀, 옥수수, 휘발유, 디젤유 거래 가격까지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역마다 물가 동향 틀릴 수 있으니 참고 바란다"라는 멘트를 달기도 했다.
1부 보도 광장이 끝나고 5시 45분부터는 2부로 '서울말과 평양말의 차이'를 해설하는 방송이 됐는데 중간중간 대한민국의 가수 '볼빨간 사춘기'의 노래를 틀어주기도 했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 및 철수되기 전까지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었다.
FM 전파만 보내면 라디오가 있어야 청취가 가능하나 확성기로 보내면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떨어진 북측의 개성시에서도 라디오 없이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달 재개할 방침이던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 일대 등 접경지역 훈련 준비에도 속도를 내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민간단체가 전단 살포를 멈추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북한은 ‘전단을 날리면 풍선을 날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이는 고도의 심리전이자 계산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앞으로도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모호한 수준의 중·저강도 도발인 ‘회색지대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큰 만큼, 대응책을 두고 우리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