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1. 22:06ㆍ북한 [종합]
경호·신변안전 부담에도 김정은 딸 손 꼭잡고 다정함 과시…김정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
김정은, 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 北 김정은 딸 최초 공개 / "아빠·엄마 빼닮았네" / 집권 직후 부인 리설주 공개한 김정은 '스타일' 재현된 듯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들'을 공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핵으로 미래세대 안전' 메시지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딸의 모습을 이틀째 노출 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중앙TV는 지난 18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딸이 동행한 모습을 보도했다.
이날은 전날 첫 보도 때 전파를 타지 않은 미공개 사진까지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딸을 뒤에서 꼭 안은 이른바 '백허그' 자세로 발사 장면을 모니터하거나, 한쪽 팔로 딸의 어깨를 감싼 채 환호하기도 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을 바라보는 가운데 곁에 선 딸이 오른손에 시계를 쥔 채 무언가 응시하는 장면도 있었다. 또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 딸이 셋이서 나란히 걸어가는 다정한 모습도 연출됐다.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 로열패밀리인 딸의 얼굴을 드러내면 향후 경호·의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음에도 이틀 연속 여러 각도의 모습을 노출한 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다.
그만큼 핵·미사일 개발이 미래 세대의 안전과 체제 영속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역시 있어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1면 정론에서 "우리 후대들의 밝은 웃음과 고운 꿈을 위해 우리는 평화 수호의 위력한 보검인 핵병기들을 질량적으로 계속 강화할 것이며 그 길에 애국의 아낌없는 마음을 다 바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가정을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이 재현됐다는 평가도 있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 공식 석상에 부인을 대동한 적이 없다. 그의 사후에도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일의 여인들이었던 성혜림, 김영숙, 고용희, 김옥 등을 별도로 조명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직후 리설주 여사를 거침없이 공개했으며 대내용 현지시찰은 물론 외국 정상들과의 외교무대에도 빠짐없이 부인과 함께했다. 이는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전날 있었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어 발사 과정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과 그의 딸이 함께 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는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 딸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자녀를 전격 공개한 데 대해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후계자 후보가 누구인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자녀 수는 물론 성별·나이 등 구체적인 정보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있었다. 다만 그간 정보당국 분석 등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과 2009년 결혼한 리설주 여사는 2010년과 2013년, 2017년 자녀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첫째는 아들로, 둘째는 김주애라는 이름의 딸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여자아이는 둘째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북한은 이번에도 김정은 딸의 이름과 나이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를 처음으로 명시하면서 전날 발사한 화성-17형이 최고고도 6천49㎞까지 치솟아 4천145초간 999.2㎞를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우리 군의 탐지 결과(비행거리 약 1천km, 고도 약 6천100km)와 일치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핵전략무기들을 끊임없이 확대강화해나갈 데 대한 우리 당의 국방건설전략에 대하여 다시금 강조했"으며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는 우리식의 주체전략무기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들과 모든 전술핵운용부대들에서는 고도의 경각성을 가지고 훈련을 강화하여 임의의 정황과 시각에도 자기의 중대한 전략적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 하라며 전략군 예하 ICBM부대에 경각심·훈련 지시"…"北, 가까운 시일에 핵실험과 연계해 추가 발사"
현재까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대의 소속이나 명칭을 우리 군이 공식 확인해 준 적은 없다. 다만 3~4년 전 북한의 전략군 조직 확대에 비춰 ICBM 담당 부대 운영 가능성은 제기됐다.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편제에서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상위 부대는 '전략군'이며, 전략군 예하에는 사거리에 따라 13개 미사일여단이 있다. 국방부는 ICBM과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개발에 따라 2018년 말 기준보다 4개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싱크탱크 등 민간 연구자들은 전략군 예하에 13개 연대급 미사일 기지가 있으며 이 가운데 4개를 ICBM 관련 기지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날 북한은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과시하면서 ICBM을 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를 여러 개 두고 있다고 처음 공개한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전략군 예하에 ICBM 운용 부대가 여러 개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북한이 이를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화성-17형 고각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미국을 겨냥해 ICBM 역량과 실전 배치 준비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ICBM 기지는 자강도 회중리 기지 등 북중 국경지대에 3개, 북한의 중간 지대에 1개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북중 국경지대는 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전력의 폭격을 회피하고자 전략미사일을 배치할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북한 '미사일 벨트' 개념에서 전략미사일이 주로 배치되리라 예상하는 의미에서 '전략벨트'로 불리는 북한 북부 지역이다.
그에 비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등이 배치된 북한 중부지대는 '작전벨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중심의 휴전선 부근 지역은 '전술벨트'로 각각 불린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이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이러한 '미사일 벨트' 개념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화성-17형의 형태는 기존의 것과 동일하다. 심지어 이동발사대(TEL)에 부착한 차량 번호도 '321'로 같다. 종전 화성 계열 발사 공개 때와 비교해 쉽게 드러나는 차이는 미사일의 궤적과 비행거리 등을 보여주는 장비인 텔레메트리 모니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정도다.
신 국장은 "전례에 비춰 보안 목적일 가능성은 크지 않고, 고각 발사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이 있고 한미일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리라는 계산으로 굳이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공개된 사진 중 일부는 이달 3일 발사 장면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18일 위성사진을 보면 평양 일대에 구름이 별로 없는데 김정은과 딸이 등장한 사진 속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다"며 "김정은 부녀가 함께 발사 현장에 간 사진은 이달 3일 ICBM 발사 때 촬영됐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이번 ICBM의 탐지 제원이 지난 3월 ICBM과 거의 같다는 점에서 당시 미사일을 화성-15형이라고 보고한 우리 군의 평가를 재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시 우리 군의 관측이 옳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3월 24일 ICBM 발사가 화성-17형 성공 결과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은 3월 24일 ICBM이 화성-15형이라는 판단을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머지않아 화성-17형을 추가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17년 북한은 화성-14형을 2차례 쏜 뒤 6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그 후 화성-15형을 발사했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아버지의 여성 편력이 치열한 후계 경쟁으로 이어졌던 것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는 김 위원장이 가정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분쟁의 싹을 자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또한 여느 젊은 부모와 다름없이 자식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 주민들에게 친근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이날 시험발사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동행, '백두 혈통'이 사실상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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