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5. 11:43ㆍ국제 [종합]
이란 톱스타 알리두스티 체포 3주만 석방…반정부 시위지지 축구선수 사형 당할 위기
월드컵 뛰던 축구선수 사형 당할 위기 / 이란 43명 사형집행 임박 / 가족·변호인 석방 소식 전해 / 칸영화제 "다행스럽고 기쁜 일" /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가수, 배우, 스포츠 스타 등을 체포
이란에서 '히잡'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 수십명이 사형에 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들 중에는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 CNN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반정부 감시단체 '1500타스비르'(1500tasvir)와 함께 공식 문서와 영상, 목격자 증언을 취합한 결과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구금된 이들 중 최소 43명의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히잡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를 비판하다가 당국에 체포됐던 이란의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석방됐다.
4일(현지시간) 알리두스티의 변호인 자흐라 미누이는 현지 ISNA 통신에 "나의 의뢰인(알리두스티)은 오늘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알리두스티의 어머니 나데레 하키멜라히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딸의 석방 소식을 전했다. 개혁 성향 일간지 샤르그가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두스티가 꽃다발을 들고 테헤란 에빈 교도소(구치소 겸용) 앞에서 지인들과 포즈를 취하는 알리두스티의 사진을 보도했다.
칸국제영화제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란인 배우 알리두스티가 구금 3주 만에 석방된 것은 매우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라면서 "계속해서 (이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알리두스티는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CNN은 반정부 감시단체 '1500타스비르'와 함께 공식 문서와 영상, 목격자 증언을 취합한 결과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구금된 이들 중 최소 43명의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반정부 시위 지지 이란 톱스타 알리두스티 석방
알리두스티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예전부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는 팔꿈치 안쪽에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새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란 내 보수층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하자 알리두스티는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늘어뜨린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연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알리두스티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위대에 대한 당국의 사형 집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위 참가자 모센 셰카리(23)의 사형이 집행됐던 지난달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신의 침묵은 억압과 독재에 대해 지지를 의미한다"며 시위 참여를 호소했다.
알리두스티는 "이란 정부의 이런 잔혹한 사형 집행에 국제단체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인류의 수치"라고 날을 세웠다.
CNN은 그의 가족들이 정부로부터 "그가 빨리 석방되길 바란다면 그의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IRNA 통신은 지난주 법원이 "나스르-아자다니가 무장단체 일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비디오와 충분한 문서를 입수했고, 그는 자신의 범죄를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사형수들 대부분 '모하레베'(알라의 적·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라는 죄명으로 기소됐고, 수사 당국이 이들을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고문하면서 자백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도입된 '모하레베'는 정부에 반대하는 행위를 한 사람들에게 적용돼 왔으며, 혐의가 인정되면 사형이 선고된다.
기소된 이들은 단 한차례의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며 항소할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란 정부가 이들의 사형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석 달 넘게 이어진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시위 참여자 중 최소 2명을 처형했고, 이들 중 1명은 공개적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이란에서는 유명 배우나 감독 등 공인들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란 국민 배우로 꼽히는 알리두스티가 종이에 '여성, 생명, 자유'라는 단어를 적어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게재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나스르-아자다니 가족은 처음엔 그가 체포된 이유조차 알지 못했고, 이란 정부는 현재 그의 상태에 대해서도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해졌다.
석 달 이상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에서 당국이 시위대를 체포해 사형을 집행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현지 매체 IRNA 통신은 나스르-아자다니가 지난달 16일 이스파한에서 시위 중 민병대원을 포함한 보안군 3명을 살해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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