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10. 23:01ㆍ경찰 [검찰]
【이슈】 이재명, 격앙된 분위기속 물리적 충돌은 없어…"범죄 조직 보스 지키기 눈물겨워"
경찰, 12개 중대 900명 순차 배치 / 우파단체 "법은 만인에게 평등" / "혐의가 있고 죄가 있으면 달게 처벌 받아야" / 문희상 "너무 오버 하는 것" / 조응천 '방탄 프레임 공고히 해줘" / '정치검찰의 답정수사' 11분 성토 / 결연한 표정으로 "소환조사,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 / 이재명 소환된 날 "긴급 현안질문" / 국민의힘 "北 편들며 정쟁 모는 행태가 안보 불안 조선노동당 2중대" 질타 / 이재명 검찰 소환조사 5시간째
이날 이른 아침부터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들은 성남지청 앞 10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맞불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각각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고 응원가를 틀어가며 열띤 장외전을 펼쳤다.
앞서 이 대표 측 지지 단체인 민주시민촛불연대는 1000명, 이재명 지지자 연대는 500명 규모로 각각 경찰에 집회를 신고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쪽에서도 애국순찰팀 500명, 신자유연대 300명 등이 맞불집회를 예고했다.
이날 실제로 모인 이 대표 지지자는 600여 명, 보수단체는 500여 명, 총 11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2개 중대, 900여 명을 순차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양측의 맞불집회는 이 대표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극에 달했다. 지지자 측과 보수단체 측은 각각 "절대 지켜. 이재명"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 상반된 구호를 외치며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전 10시20분쯤 이 대표가 성남지청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과 유튜버, 취재진이 한 데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됐다. 성남지청 입구부터 포토라인까지는 도보로 3분 안팎의 거리였지만, 15분 넘게 지체됐다.
경찰은 다급한 목소리로 "뒤로, 뒤로" "제발 나와 주세요"라고 외치며 현장을 통제하고자 했다. 중간에 사진기자 한 명이 넘어져 대기 중이던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 이송되지는 않았다.
이 대표가 검찰청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 측과 보수단체들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욕을 쏘아붙이기도 했다. 지지자 측이 "윤석열 지X하고 자빠졌네" 등 구호를 외치자, 보수단체 측은 "정신 차려라. 개딸들아"라고 반격했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대표 지지자로 집회에 참가한 우모(여·40) 씨는 "정치검찰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 안보위기 속에 여야가 합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야당 대표를 소환하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정주부인 김모(여·51) 씨는 "대장동사건도 아니고 별건 수사인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에서 막무가내로 소환하는 것 자체가 야당 탄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항변했다.
반면 보수 단체 참가자인 조남진(64) 씨는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당대표라고 해서 불체포특권으로 막연히 보호 받을 존재는 아니다"라면서 "혐의가 있다면 떳떳하게 혐의를 밝히고, 죄가 된다면 법 정의를 위해서도 처벌을 달게 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정식(73) 활빈당 대표는 "오늘 자신이 잘못한 것을 여기서 다 털어야 한다. 계속 면피해서는 안 된다"며 "수서양단(首鼠兩端)하지 말고 이실직고(以實直告)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사랑(50대) 씨는 "이 대표는 윤석열정권의 탄압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고소·고발 건은 모두 문재인정부 때 이뤄진 것이라 어불성설이다"라며 "우리나라는 잘못된 대통령은 촛불 들고 탄핵도 시키는 나라다. 민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끌어내리는 것은 정당하고 이 대표의 부정부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주호영 "범죄 저지른 조직 보스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행태"…박홍근·김남국·김의겸 등 민주당 의원 45명, 이재명 '병풍동행' 검찰 출석에 문희상 "오버 한다"며 비판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9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 정문 앞 도로에 도착한 이 대표는 지청 본관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까지 100m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
그는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인사하며 검찰 청사를 향했고,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15분여만에 취재진 앞에 서 10분에 걸쳐 2천300자 분량의 입장을 읽어내려갔다.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을 하나만 받고 답변한 뒤 곧장 지청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의 모습을 보려는 지지자와 취재진, 유튜버들이 순간 몰려들면서 뒤엉키는 바람에 이 대표는 불과 100m 남짓한 거리를 16분 간 걸어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파 사이에서 이 대표 주위를 둘러싼 채 이동했다. 길이 막힐 때마다 이 대표는 서두르지 않고 잠시 자리에 서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10시35분 포토라인 앞에 섰지만, '구속 수사' 구호를 외치는 일부 시민과 지지자들의 환호에 주변이 조용해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포토라인 주변에선 "어떻게 하면 대장동에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냐", "목소리가 왜이렇게 작냐, 쫄았냐"는 온갖 고성과 야유도 난무했다.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자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A4용지 2장 분량의 원고를 품 속에서 꺼내 11분 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이 대표를 둘러싸고 서있었다. 이 대표는 결연한 표정으로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 기소'다"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통상 유력 인사를 소환조사할 때 예우 차원에서 수사 책임자와 '티타임' 등을 거치기도 하는데, 이날 이 대표와의 티타임은 생략됐다. 이 대표는 광주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와 함께 조사에 임했고, 유민종 형사3부장이 직접 조사를 맡았다.
그는 2018년 11월 '친형 강제 입원'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성남지청에 출석했을 당시엔 점심 식사를 위해 조사 시작 5시간 만에 잠시 외출했었다. 이날 검찰은 2016∼2018년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이 각종 인허가를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 170억여 원을 냈다는 의혹에 대해 이 대표를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이 각각 50억원, 39억원, 33억원의 후원금을 낸 경위,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인지 여부, 이 대표가 이를 인지 또는 직접 지시한 것인지 등을 면밀하게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를 가급적 한차례로 마무리할 것으로 점쳐져, 이날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이른 시각부터 성남지청 앞에는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반대 단체 회원 1천100여 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이 대표는 입장 발표를 하고 굳은 표정으로 민주당 지도부·의원단과 일일히 악수를 했다. 검찰청 로비에 올라가선 손 인사에 이어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마스크를 쓰고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민주당 지도부·의원단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검찰청 정문 앞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찬대·고민정·정청래·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자리했다.
여기에 김남국·안호영·이해식·정태호·김의겸·김병기·문진석·최기상·임오경·강선우·김태년·한준호·전용기·주철현·김영배·박상혁·강준현·우원식·박범계·강득구·이동주·박성준·김정호·김원이·신정훈·황운하·양경숙·김병욱·이수진(비)·서영석·진성준·위성곤 의원 등도 함께했다.
원외에선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 정진욱 전 이재명 대선 캠프 대변인,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 김현정 대변인, 안귀령 상근부대변인, 이경 상근부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일찍이 도착한 민주당 의원들은 상기 된 표정으로 서로 악수하며 인사했다. 이들은 근처에 있던 지지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검찰청으로 들어간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기획, 보복수사라고 규정하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라며 "오늘 검찰이 이미 답을 정해놓고 기소를 기정 사실화해놓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가고 있지만 이 대표의 말처럼 향후 법정에서 진실은 반드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 대한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 이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도 반드시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저희가 보여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따로 세진 않았지만, (이 대표와 동행한) 의원들 언뜻 보니 3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최고위원들 대부분 왔고, 원내 지도부도 반 이상은 왔고 젊은 의원들도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비리 의혹'사건의 파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과 관련해 "야당 탄압"이라며 윤석열정부를 맹폭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지도부 30여 명이 검찰 출석 현장에 이 대표와 동행한 것을 두고 "범죄를 저지른 조직 보스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이재명 당대표가 검찰에 자진출석한다"며 "제1야당 현직 대표를 검찰로 소환한 정권은 우리 헌정사에 처음"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법치 운운하지만 실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탄압하려는 무도한 철권통치나 다름없다"며 "독일 나치와 조선총독부가 국민을 겁박할 때 내세운 것도 '법치'였다"고 꼬집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다.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석열의 검찰은 제1야당의 당대표에게는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없는 먼지까지도 몰래 주머니에 채워 넣고 털어대면서, 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은 증거가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동행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방탄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윤석열정부가 아무리 헛발질을 하고, 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볼썽사나운 일을 해도 그 과실이 우리한테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은 방탄 프레임에서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우르르 몰려가서 거기서 무슨 시위하는 식으로 하는 스타일의 것은 정치를 너무 오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비판에 친명(친이재명)계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 본인은 직접 그냥 혼자 나가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저희가 같이 함께 당직을 맡아서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표님이 야당에 대한 검찰의 탄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가게 할 수는 없다고 해서 같이 함께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와 관계된 것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서 막고 위세를 부리는지 잘 모르겠다"며 "제1당의 위세와 힘으로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조폭처럼 우르르 몰려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엄포를 놓는다 한들, 범죄를 저지른 조직 보스를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행태를 보인다 한들, 국민들이 허탈할 뿐"이라며 "진실은 곧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선거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이 대표가 출석하는 성남지청 앞에서 "어느 누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데 같은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자들을 호위무사로 대동하느냐. 정말 괴이하고도 어이없는 풍경"이라며 "그 어떤 권력자도 그런 적이 없다. 이런 식의 검찰 출두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개탄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사건으로 이 대표가 오늘 검찰 수사를 받으러 나온다"며 "역사를 통틀어봐도, 세상 어디를 살펴봐도 이런 어마어마한 줄줄이 비리 세트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질타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당직자, 개딸 등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이재명 방탄 '단일대오'의 '아수라장'이었다"며 "이 대표의 개인적 범죄 비리 혐의는 국민과 나라에 대한 배신이지 나라를 구하는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는 길에 포토라인에 서서 준비해온 A4 용지 8장 분량의 성명을 읽었다.
그러자 한 시민이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라고 외쳤고, 이에 이 대표는 검지를 자신의 입에 가져다 대며 '쉿' 하는 동작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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