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발사 공개하며 "전술핵 공격" 협박…미 인태사령부 "한일 관련 방위공약 철통같다"

2023. 2. 20. 20:09안보 [국방]

, 발사 공개하며 "전술핵 공격" 협박미 인태사령부 "한일 관련 방위공약 철통같다"

 

 

북, 한미 연합공중훈련 반발 "395㎞, 337㎞ 거리의 가상표적 설정 2발 발사" / 숙천서 340~390㎞면 청주·군산기지 타격 가능 / 정부 "제재와 북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차단 노력 지속" / 북, ICBM '화성-15형' 발사차량에도 '공화국 영웅' 메달 수여 / 2017년 11월 발사 TEL로 추정 당시 성공했다며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 / 2018년 2월 열병식 때 '화성-15형' TEL에 메달 부착 최초 식별돼

 

북한이 사람이 아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발사차량(TEL)'공화국 영웅' 메달을 수여한 메달 모양은 공화국 영웅 금별메달과 유사한 디자인이다. '공화국 영웅'은 북한에서 당·국가에 공헌한 사람에게 부여되는 최상급 명예 칭호로, 이 칭호를 받게 되면 국기훈장 제1급 금별메달 및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표창장이 함께 주어진다.

 

북한이 20일 오전 600초대형 방사포 KN-25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18일 미국을 표적으로 상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을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19일 실시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이 아닌 남한이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외교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2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미국, 일본 북핵수석대표와 각각 통화를 하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북핵수석대표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각각 유선협의를 진행했다.

 

3국 수석대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 이틀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음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18(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장관이 뮌헨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북한의 위협에 맞선 연대를 보여준 점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의지를 표명하였음을 상기하고 북한이 이러한 경고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3국 수석대표는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도발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며 결국 북한은 자승자박의 결과에 직면하게 될 뿐임을 강조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양자·3자 간 긴밀한 조율을 통해 독자제재를 비롯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차단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미국과 일본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한국의 대북 독자제재 추가 지정을 평가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굳건한 의지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 중단·비핵화 협상 복귀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기로 했다.


전날 한미 연합공중훈련 도발 빌미로 미 겨냥 ICBM 발사 이틀 뒤 방사포 도발"초대형 방사포 4발 군산·청주 공군기지 겨냥한 듯" 미 인태사령부 "한일 관련 방위공약 철통같다"", 국제사회 경고 귀 기울여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와 711분 북한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과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390, 340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고, 최고 고도는 각각 약 10050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관련 "조선인민군 서부전선장거리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구분대가 20일 아침 7시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은 600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해 각각 395, 337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600방사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로 한미 당국은 SRBM으로 분류한다.

 

북한은 이번 방사포 도발이 전날 실시된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맞대응 차원임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은 19일 전략폭격기 B-1B와 스텔스전투기 F-35 10여 대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또다시 벌려놓았다""올해에 들어와서만도 벌써 몇 차례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놓고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고 한미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면서 방사포와 관련해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적의 작전 비행장당 1,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방사포 발사 지점인 평남 숙천을 기준으로 395거리에는 주한 미 공군이 주둔하고 있는 전북 군산 공군기지가, 337거리에는 F-35A 전투기를 운용하는 충북 청주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다. 사실상 군산, 청주 외에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 등 국내 주요 군 비행장이 북한의 전술핵 공격 대상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북한의 발표가 발사 1시간여 뒤인 오전 817분에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전술핵 공격 수단인 초대형방사포를 동원한 오늘의 사격훈련을 통하여 공중우세를 자고자대(自高自大)하는 미국, 남조선 연합공군역량에 대한 인민군대의 철저한 억제 준비 태세와 대응 의지가 남김없이 과시됐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초대형 방사포에 핵을 탑재하려면) 추가적인 핵실험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탄두를 소형화해서 직경과 중량이 소형화되어야 하는데, 그 기술을 달성했는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TEL은 미사일에 이동 및 방향 전환 기능을 부여해 기동성·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긴 트럭 형태로, 원하는 발사 장소로 이동(Transporter)해 발사관을 기립(Erector)시킨 다음 발사(Launcher)까지 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가 '화성-15'을 실은 TEL의 과거 보도 영상을 확인해보니, 201828일 인민군 창건(건군절) 기념 열병식 때 '화성-15'을 운반한 TEL에 메달이 부착된 모습이 처음 파악됐다.

 

이어 202010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지난해 4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열병식 때도 '화성-15'을 실은 제311TEL에 메달이 있었다.

 

이번엔 '311' 등 숫자가 보이지 않기는 하지만 '화성-15' TEL5년 전부터 '공화국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1118ICBM '화성-17' 발사 때 미사일을 옮겼던 발사대차 제321호에 '공화국 영웅 칭호와 함께 금별메달 및 국기훈장 제1'을 수여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화성-15' TEL에 대해선 이런 보도가 나온 적이 없다.

 

북한이 사람이 아닌 대상에 영웅 칭호를 부여한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만큼 TEL을 통한 ICBM의 기동성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0171129TEL을 이용해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 발사일을 '로케트공업절'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TEL에 영웅 메달을 수여한 배경에 미사일총국과 운용부대의 성과를 치하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보도에서 지난 18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해 미사일총국이 발사 훈련을 지도했으며 "훈련에는 대륙간탄도미싸일운용부대들 중에서 발사 경험이 풍부한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동원됐다"고 명시했다.

 

미사일총국은 북한이 전술·전략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탄도미사일의 소요 제기와 생산관리, 인사·행정 등을 전담하기 위해 신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으로,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부대기가 처음 확인됐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조선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며 추가 도발을 경고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INDOPACOM)는 이날 성명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여전히 철통같이 굳건하다""북한의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국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