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앞에서 알몸으로 만세”“목욕 지도”…“시대착오적”‘물방울 검사’ 논란

2024. 1. 24. 06:15국제 [종합]

선생님 앞에서 알몸으로 만세”“목욕 지도시대착오적”‘물방울 검사논란

 

 

일본, 교육 현장에선시대착오적”vs“목욕 지도 / “흰색 속옷 아니면 벗어라학교 황당 교칙 / 수학여행 학생들 알몸 물방울 검사논란 / 학교 측은 목욕 지도라고 주장하지만, 학생들은 불쾌했다는 반응

 

학교 측은 목욕예절을 갖추는 데 필요한 지도라고 설명했지만, 학부모 사이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선 수학여행 중인 학생들이 목욕 후 깨끗하게 몸을 닦았는지를 알몸으로 검사하는 관행이 일본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학교 측은 목욕 지도라고 주장하지만, 학생들은 이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니시니혼신문은 22일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학생들에 대한 물방울 검사가 행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교 측은 목욕예절을 갖추는 데 필요한 지도라고 설명했지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학교 2학년인 딸이 수학여행을 가서 목욕 후에 물방울이 묻어있는지를 여성 교원에게 검사받았다. 이 교원은 학생들이 알몸으로 만세를 하게 만든 뒤 몸에 물방울이 남아있는지를 육안으로 검사하고 올라가도 좋다거나 다시 닦아라고 지시했다.

 

학교 측은 남녀 각각의 목욕탕에 동성의 교원을 2명씩 배치해 물방울 제거와 시간 준수 등을 가르치는 목욕 지도를 했으며 이전부터 계속해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학생들의 수학여행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서울1TV)

일본 교육 현장에선 목욕 지도에 대한 조사나 통계는 없지만, 인터넷에는 불쾌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 웹미디어 업체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조사한 결과, 1119명 중 약 4분의 1이 물방울 검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검사가 싫었다” “저항이 있었다등의 부정적인 댓글과 함께 선생님 앞에서 벌거벗고 만세를 불렀다” “여성 교원이 남학생을 검사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 일본에선 최근 어린이의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가슴이나 엉덩이 등 신체의 프라이빗 존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만지지 못하게 하는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후쿠오카현 교육위원회에도 같은 민원이 익명으로 제기됐다. 교육위가 학교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해당 학교 교장은 목욕 지도는 했지만, 만세를 시킨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물방울뿐만 아니라 수건을 욕조에 넣지 않는 등 매너 전반을 지도한다. 원래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지만, 모른 채 어른이 되면 창피를 당한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교원일 때부터 오래 해온 일이라며 재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 현장에선 물방울로 여관의 바닥이 젖어 학생이 넘어지는 것을 막는, 안전을 위해 필요한 지도라는 소리도 있다. ‘목욕 지도에 대한 조사나 통계는 없지만, 온라인상에는 불쾌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일부 일본 중고등학교에서는 이른바 블랙교칙’(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부당한 교칙)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논쟁거리였던 블랙교칙은 2017년 한 여성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사카부 공립고등학교에 다니던 이 여성은 당시 과도한 머리 지도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학교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학교가 타고난 갈색 머리를 검게 염색하라고 강요했으며, “염색 안 할 거면 학교에 올 필요도 없다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가 학생지도를 명분으로 학생인 자신을 괴롭혔고, 결국 학교도 다니지 못하게 됐다고 호소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나가사키 소재 공립학교 238곳 중 60%는 흰색 속옷 착용을 강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학생은 교복을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여교사에게 속옷 검사를 받아야 한다.

 

후쿠오카 소재 공립학교 69곳 중 57곳 역시 속옷 색깔을 규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흰색이 아니니 그 자리에서 속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타 마리코 변호사는 시대착오적인 지도다. 교원은 프라이빗 존 노출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도해야 할 입장이라며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거라면 부지런히 마루를 닦는 등 다른 수단도 있다.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본 구마모토현 루테루 학원 고등학교 학생 37명이 수학여행을 위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입국했다. 일본 청소년의 한국 수학여행은 지난 1972년 최초로 실시된 이후 코로나192020년 이후 전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