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2. 09:48ㆍ국제 [종합]
우크라이나, 핵보유국 러시아 본토 공격…"핵 보유국 러시아 침공해 영토 점령"
┃ WSJ "핵보유 선언국이 침공받고 영토 점령된 건 처음" / '푸틴 레드라인' 시험하는 우크라 핵억제 안통했다 / 우크라, 핵보유국 러시아 본토 공격 / 우크라, 러 수도권 에너지시설 드론 공격 /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침략받은 지역선 고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전력·정유 시설을 겨냥해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특히 러시아의 '심장부'인 수도 모스크바와 주변 지역에까지 드론을 띄워 공격했다.
서방에 장거리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게 해달라고 줄곧 요구해오던 우크라이나가 자체 생산한 드론을 동원해 공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모스크바 내 정유 공장을 겨냥해 발사된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격추되면서 그 잔해물이 떨어져 기술실에 화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전황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1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적군의 주 공격로 방면에서는 상황이 도전적이다"라고 인정했다.
그는 "적은 무기와 인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사 덕에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본토 쿠르스크주를 공격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레드라인'을 시험하며 핵억지력에 대한 기존 생각을 재검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보유 "선언국이 침공받고 영토 점령된 건 처음"】 우크라, 러시아 심장부 모스크바까지 공격 전력·정유시설에 대규모 드론 공습 모스크바 정유공장서 격추된 우트라 드론 잔해로 인해 화재 발생 수도권 트베리 지역 코나코보 발전소 인근서도 큰 폭발음 우크라 서방 제한에 '국산 드론' 활용한 듯 // 러시아군, 우크라 동부 포크로우스크 집중 공략 우크라군 총사령관 "전황 어려워 러시아도 큰 피해" 시르스키 "적군 주 공격로 방면서 상황 도전적" |
WSJ에 따르면 수십년간 핵확대 이론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은 대체로 외부 공격을 받지 않는 것으로 여겼다. 이들 나라를 공격할 경우 괴멸적 결과로 이어질 전쟁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협은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을 대규모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그러한 국가들 사이에 평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무기도 없고 군사력에서도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칠 수 있었던 것은 예상 밖의 전개로 평가되고 있다.
WSJ은 핵보유 선언국이 다른 국가의 침공과 영토 점령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쿠르스크주를 급습, 3주 넘게 일부 지역을 장악하며 이제 1천300㎢에 가까운 러시아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방 지도자들과 군사 전문가, 핵 이론가들은 현 상황이 러시아의 긴장 확대 가능성 등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실제 위험한 상황의 시험에 직면하면서 핵무기가 억제력에 있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재검토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러시아가 공개한 핵 정책은 자국의 주권이나 영토 보전이 위협받을 때만 핵무기에 기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의 일부를 장악하긴 했지만, 양국 모두 쿠르스크 지역을 전략적으로 필수적이라고 보지 않으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전 러시아 군비 통제 협상가 니콜라이 소코프는 "아무도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모른다. 그들은 정확히 제시한 적이 없다. 우리는 나중에 우리가 두 달 전에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그의 정권에 대한 위협을 러시아에 대한 주권적 위협으로 여기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우크라이나의 상당한 성과나 러시아의 손실이 핵 확대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 인근 트베리주 소재 코나코보 발전소 인근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5대가 격추됐다. 타스통신은 긴급 구조대를 인용해 현재 정유 공장 기술실에서 발생한 화재는 진압된 상태라고 했다.
쇼트(SHOT) 등 현지 텔레그램 채널들은 코나코보 발전소 인근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코나코보 발전소는 러시아 중부의 대형 전력시설 중 하나다.
이고리 루데냐 트베리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응급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고 보고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수도 모스크바와 트베리의 전력·정유 시설을 겨냥해 밤사이 드론 공습을 시도했다며 우크라이나 드론 158대를 격추했다고 이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모스크바(2대) △모스크바 주변 지역(9대) △쿠르스크(46대) △브랸스크(34대) △보로네시(28대) △벨고로드(14대) 등 여러 지역 상공에서 드론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도 이날 모스크바 남동부 카포트냐에 위치한 정유공장이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소방당국을 인용해 진화 작업이 매우 까다로워 추가 구조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며 "모든 수준에서 필요한 모든 결정은 지체 없이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하루 동안 전장에서 교전 199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략적 물류 중심지인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크라스노아르미스크) 방면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6일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는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4주가량 러시아 영토 일부 통제권을 쥐고 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러시아 본토 1294㎢, 100개 마을을 자국 군대가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뒤 처음으로 본토가 외국 군대에 공격받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영토를 수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르스크에 자원을 투입한 우크라이나는 자국 동부전선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물자가 쿠르스크로 분산된 틈을 타 동부전선에서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는 국토 18%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포르투갈 국토 면적과 유사한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등에 대한 러시아의 집중적 폭격이 일주일간 지속된 이후 발생했다"고 짚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자국이 지원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국산 드론으로 이번 공습을 가했을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공격으로 발생한 인명 피해 등 피해 규모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군은 수도 모스크바 등 자국 내 15개 지역을 공격하려던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158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본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침공해 오는 우크라이나동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 전황이 어렵다고 시인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적군이 공격해 오는 주요 방면의 전황이 어렵다고 밝혔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그래도 적군은 우리 군인들로 인해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투쟁은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갑작스러운 공격이 아니라 비핵무기의 더 많은 사용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 공격을 통해 대단히 심각한 결과 없이 또 하나의 금기가 깨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 중 목표의 일부는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더 치명적이고 정확한 미국 무기를 쓰는 것을 허용하도록 미국 백악관을 설득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가 레드라인을 넘는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무기를 제공하거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그동안 주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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