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7. 09:50ㆍ선거 [종합]
이변 없었다 한동훈·이재명, '리더십 타격' 피해…한동훈 내부 주도권 강화 나설듯
┃10·16 재·보궐선거 격전지도 이변 없었다 / 여 부산 금정, 민주 전남 영광서 승리 / 여야, 기초단체장 '2대2' 성적표 / 서울교육감은 진보진영 승리
10·16 재·보궐선거에서 여야 간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국민의힘이 16일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를 이긴 것은 적어도 '선방'으로 평가된다.
두 곳 모두 보수세가 강해 여당의 '텃밭'으로 꼽히지만, 의정 갈등 장기화와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 등 잇따른 악재에 당정 지지율이 집권 후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던 곳이다.
부산 금정의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까지 겹치면서 막판 박빙 판세라는 분석이 나오자 한때 여권에 위기감이 엄습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시·도당 중심의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애초 방침에서 선회, 한동훈 대표가 부산을 여섯 차례나 찾는 등 중앙당 차원의 총력 지원을 쏟아부었다.
부산 금정을 야당에 내줄 경우 당내 계파는 물론 당정 사이에 패배 책임론을 놓고 '네탓 공방'이 벌어지면서 여권의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일단 텃밭 수성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끼리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진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하며 야권 대표성을 지켜냈다.
이변 없었다 부산 금정, 민주 전남 영광서 승리…여야, 기초단체장 '2대2' 성적표 한동훈, “여당, '텃밭' 지켜내며 선방 그립 강해질 듯 '김여사 이슈' 등 악재에도 총력지원 끝에 금정·강화 '수성' 한, 당내·당정관계 목소리 키우며 도이치 결론·윤 대통령 독대 등 시험대” 여야 간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르고 승리 했다. |
인천 강화군수 보선과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승리하는 등 이번 기초단체장 재보선에서 이변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역시 진보 진영 후보가 이겼다
양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각자의 텃밭을 사수하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두 리더십에 직접적 타격을 피하게 됐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가 61.03%를 얻어 38.96%를 득표한 민주당 김경지 후보를 22.07%포인트(p) 차로 이겼다.
금정구는 직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13.25%p 차로 앞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와 당정 지지율 하락 등 여권 악재가 이어지면서 여야 후보가 막판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악조건 속에서도 금정구청장을 총선 당시보다 더 벌어진 격차로 가져오면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 당시 18석 가운데 17석을 몰아줬던 부산 민심이 돌아서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 당직자는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대통령실에 공개 촉구하는 등 막판 선거 전략이 주효했고, 명태균 씨 문자 공개 등으로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금정 보선 승리를 발판으로 향후 당내 주도권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등이 향후 정국에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정 승리 요인을 놓고도 친한(한동훈)계와 친윤(윤석열)계 간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신경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던 민주당으로선 압승을 거둔 지난 총선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일 수 있다.
특히 여권의 '안방'으로 꼽히는 금정에서 이변을 연출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 막판 김영배 의원의 '실언'이 적지 않은 악재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패배하기는 했지만 보수세가 강한 부산 민심에 균열이 시작됐다는 것을 확인한 선거였다"며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거센 견제에도 호남 두 곳을 모두 지켜낸 것 역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41.09%를 얻어 진보당 이석하(30.71%), 조국혁신당 장현(26.56%) 후보를 이겼다.
막판까지 야당 후보들끼리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지만, 민주당이 상당한 격차로 승리, 이재명 대표가 주도권을 유지하며 향후 재보선과 지방선거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가, 곡성군수 재선거에선 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당선됐다.
진보 진영 조희연 전 교육감의 유죄 판결로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선 진보 성향 정근식 후보가 보수 성향 조전혁·윤호상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관심사는 이날 재보선 이후 한 대표의 행보다. 여권이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과 올해 총선에서 보인 연패 행진을 멈춰 세운 만큼, 그의 정치적 '그립'이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한 대표는 재보선 국면에서 끊임없이 '당정 쇄신'을 강조하며 당내는 물론 당정 관계에서 주도권 강화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특히 '여권 위기설'의 중심에 선 김 여사를 겨냥해 대외 행보 자제와 측근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등 재보선을 앞두고 메시지 강도를 높여왔다.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고강도 해법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금정·강화 보선 승리를 이끌었다는 해석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한 대표의 메시지는 김 여사를 고리로 한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는 동시에 당내 및 당정 관계에서 헤게모니를 쥐겠다는 포석으로도 읽혔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 결과에 힘입어 한 대표의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친한계 당직자는 "재보선이 한 대표가 당내는 물론 당정 관계에서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보선 이후로도 당내 세력 구도와 당정 관계의 양상을 좌우할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고된 상태다.
당장 이르면 17일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면 친한계에서는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을 방어할 논리가 약해졌다는 점을 내세워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번 재보선은 양당이 한동훈·이재명 대표 체제로 재편된 이후 치러진 첫 선거로, 총선 이후 민심을 가늠할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총력전이 벌어졌다.
투표율은 금정 47.2%, 영광 70.1% 등 기초단체장 4곳의 투표율이 53.9%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48.7%), 2022년 지방선거 전국평균 투표율 50.9%보다도 높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자 텃밭을 지켜냄으로써 둘 다 본전을 찾은 선거"라고 촌평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낮은 국정 지지율과 김 여사 이슈에도 국민의힘이 금정을 방어한 것은 '한동훈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민주당은 영광에서 이기면서 야권 내부의 이니셔티브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표는 재보선 결과에 대해 "국민들께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변화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여긴다"고 했고, 이 대표는 "재보선의 민심을 받들어 정권 퇴행을 막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는 2026년 6월 지방선거이지만, 여야는 이에 앞서 내년 4월 서울 구로구청장을 포함한 재보선에서 다시 한번 겨루게 된다.
한 대표도 앞서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언급으로 사실상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는 '김 여사 악마화', '여론재판'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어 양측은 언제든 재충돌할 수 있다.
다음 주 초로 예정된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만남도 중대 고비다.
주요 의제로 예상되는 김 여사 관련 이슈 및 의정 갈등에 대해 이른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법이 도출된다면 삐걱대던 당정 관계가 정상화하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반대로 두 사람이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는 '빈손 회동'에 그친다면 당정 관계는 다시 악화하고 당내 계파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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