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대 코인 판매 대행한 뒤 판매대금 빼돌려…'롤스로이스男' 조폭 연관 정황

2023. 9. 4. 08:10사건 [사고]

100억 대 코인 판매 대행한 뒤 판매대금 빼돌려'롤스로이스' 조폭 연관 정황

 

경찰, '롤스로이스' 집에 억대 돈다발이 조폭 연관 정황 / 롤스로이스' 100억원 대 '코인 먹튀' 혐의 수사 / '판매 대행' 내세워 코인 투자자에게 코인받은 뒤 '먹튀' / 신씨 일당, 유튜브 출연해 "200억 있다" 공개적 돈 자랑 / 강남서, 사기 혐의로 신모씨 등 일당 4명 입건

 

마약에 취한 상태로 '롤스로이스 SUV'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트린 이른바 '롤스로이스 사건'의 피의자 신모(28)씨가 코인 사기를 통해 100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여성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씨의 집에서 억대의 돈다발을 확보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지난달 21일 피의자 신씨의 주거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발견해 압수했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서울 강남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신씨의 체내에서 케타민을 포함해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신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뺑소니),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상해,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달 18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신씨가 이른바 '또래 모임'이라 불리는 폭력조직과 연루된 정황을 추가 포착하고 자금을 현재 추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롤스로이스 사건이 알려진 직후 20대에 불과한 신씨가 6억원 가량의 고급 외제차인 롤스로이스를 어떻게 소유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낳았다.

롤스로이스 사건 이후 신씨 측은 신씨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유튜버에게 현금 다발 3억원을 준 사실이 해당 유튜버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또 사건 직후 경찰서로 신씨를 면회온 20대 초·중반의 지인들도 전부 수억원 대의 수퍼카를 몰고 온 장면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다. 신씨와 그 지인들은 '코인 리딩방' '코인투자 컨설팅' '청담동 라운지 카페' 운영 등을 통해 초기 자본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와 함께 코인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박모(24)씨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수십억원씩 들어있는 계좌들을 보여주며 '돈 자랑'을 했다. 박씨 등은 이 영상에서 신씨가 몰았던 롤스로이스 SUV 차량과 람보르기니 등도 자랑했다.

 

신씨와 박씨 등은 코인 투자업체를 운영하는 A씨와 B코인의 판매 대행 계약을 맺고 B코인 34,000만개를 넘겨받아 이를 코인 시장에서 판 뒤 판매 대금을 해외거래소 계정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버스가 확보한 신씨와 이들의 계약서에 따르면 코인 판매 금액의 50%A씨에게 주기로 돼 있는데, 신씨와 박씨는 코인을 다 팔고도 수익을 A씨에게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코인 판매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뒤 암호화폐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 계정에 빼돌려 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A씨에게서 넘겨받은 B코인은 전체 유통 물량(당시 5억개)60~70%에 달했다. 신씨와 박씨가 판매할 당시 B코인 가격은 30원을 오르내렸는데, 넘겨받은 물량을 한꺼번에 팔아버리면서 현재는 코인 가격이 1원을 오갈 정도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주식으로 따지면 대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전부 팔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과 같다. 이날 기준으로 B코인의 가격은 0.7원대이다.

 

신씨와 박씨는 지난해 11월쯤 "여러 코인을 판매한 경험이 있고,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수량을 판매할 수 있다"'코인 판매 대행'을 내세워 A씨에게 접근했다. 당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던 A씨는 갖고 있던 코인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씨 등의 제안에 응했다.

 

이들은 판매할 코인을 넘겨 받은 뒤 A씨에게 코인 판매를 원활하게 하려면 매수벽을 세워야 한다며 현금 24억원을 조달하게 했다. A씨는 판매 당일 24억원의 자금으로 매수 호가 주문을 넣어 매수벽을 세웠고, 신씨 등은 그러는 사이 A씨에게서 넘겨 받은 코인 전량을 판매했다. 이들은 A씨에게 매수벽에 사용된 원금을 보전하겠다고 했으나, 이 마저도 주지 않았다.

 

코인 판매 당일 대량 물량이 쏟아져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게 A씨가 동원한 현금을 '매수벽'으로 활용하면서, A씨에게서 넘겨받은 코인 전량을 시장가(30원대)에 처분한 뒤 A씨와 연락을 끊고 사라진 것이다.

 

A씨는 이들의 꾐에 넘어가 매수벽 자금으로 사용한 24억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고소까지 당한 상태다.

 

경찰은 신씨 등이 '코인 먹튀' 목적으로 A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신씨는 롤스로이스 사건이 나기 이전 부터 강남서에 '코인 사기'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다.

 

경찰은 신씨 등이 A씨 외에도 다른 코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코인 먹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인데, 피해자 수는 적지만 금액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2월쯤 신씨와 박씨가 A씨의 B코인 거래 때 사용한 코인지갑 3개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는데, 이 코인지갑은 제3자의 것이었다. 신씨 일당과 A씨간 계약서에는 양자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제3자에게 코인을 전송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이들은 계약 당시부터 이미 차명 '코인 지갑'으로 거래를 한 것이다.

 

신씨와 박씨 등 일당은 계약서에 "계약과 관련해서 민사상 법적 조치와 고소 등 일체의 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한다"는 문구를 억지로 우기다시피해서 넣었다. 애초부터 '먹튀'를 염두에 두고 접근한 정황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