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 이틀 연장, 인질 20명 추가 석방…"이스라엘, 2030엑스포 사우디 지지 철회"

2023. 11. 28. 22:55국제 [종합]

·하마스 휴전 이틀 연장, 인질 20명 추가 석방"이스라엘, 2030엑스포 사우디 지지 철회"

 

이스라엘, 전쟁 비난 2030엑스포 사우디 지지 철회" / 이스라엘군, 휴전 중에 서안지구서 작전 “8명 사망” / 하마스 "북부 여단 사령관 알간두르 등 지휘관 4명 사망" / 이스라엘, "이탈리아 지지로 선회" / -하마스 전쟁 관련 입장 영향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 마지막 날로 예정된 나흘째에 이틀간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나흘간 하마스에서 69명의 인질이 석방된 데 이어 일단 20명이 추가로 석방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이 추가로 팔레스타인인 60명을 풀어주는 조건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전쟁 들어 3번째로 이스라엘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96시간 일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에서 작전을 펼쳐 최소 8명의 팔레스타인이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이 밝혔다.

 

26(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25일 오전부터 24시간동안 하마스의 영향력이 큰 제닌에서 5명이 숨졌고, 다른 곳에서 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20년 동안 서안지구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격 중 가장 치명적이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시 휴전으로 잠시나마 숨통을 트인 가자지구 주민들은 짧았던 나흘간의 평온이 더 이어지기를 갈망하고 있다.

 

27(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기약 없는 휴전 연장 소식을 고대하는 한편으로 언제 다시 울릴지 모르는 포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지지를 철회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국영 칸 방송을 인용해 27(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사우디는 국제사회를 향해 이스라엘에 무기를 팔지 말 것을 촉구하는가 하면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우려를 표하는 등 팔레스타인에 기우는 입장을 보였고,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엑스포 개최 지지를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는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지난 24일 오전7시부터 4일간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하마스와 일시휴전이 종료되는 즉시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25~26일 이틀간 서안지구 북부 제닌의 난민 캠프에서 17~335명이 사망했고, 제닌 인근의 카바티야 마을에서 25세의 한 의사가 집 밖에서 살해됐다. 서안 중심부인 알비라와 나블루스 남쪽 마을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알비라에서 피살된 사망자는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장기휴전 갈망하는 가자주민들 "겨우 일상 되찾아가며" 삶 터전 잃은 슬픔 딛고 나흘간 두려움 없이 단잠 일시구호에 생활고 여전 "완전히 집에 가서 살고 싶다" ·하마스 휴전 이틀 연장, 인질 20명 추가 석방 분수령 주목 나흘간 인질 69명 석방 이스라엘도 수감자 150명 이어 추가 석방키로 바이든 "인도적 지원 확대 최선" 유엔 사무총장 "위기해결에 역부족" 전세계 압박 속 휴전 장기화에 촉각

가자지구 무장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전쟁 중 가자지구에서 지휘관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 조직인 알 카삼 여단은 26(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알 간두르 가자지구 북부 여단 사령관 등 지휘관 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107일 하마스가 봉쇄선을 뚫고 남부 이스라엘을 침입 공격해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알 간두르는 전사한 하마스 지휘관으로서는 가장 높은 지위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하마스는 이날 사망 날짜와 장소를 언급하지 않은 채 4명의 지휘관 전사소식을 한꺼번에 알렸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지난 17일 알 간두르를 표적으로 삼고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사망 여부를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몇 달 전 서안지구 세차장에서 이스라엘인 아버지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을 체포하기 위해 제닌 난민 캠프에서 작전 중 5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사안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29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체포하고, 폭발물과 탄약, 군용 장비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이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합의대로라면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일시휴전의 마지막 날이다.

 

주민들은 폭격이 멈춘 나흘 동안 앞서 48일간의 전쟁으로 무너졌던 일상을 조금이나마 되찾았다. 연락이 끊겼던 가족과 친구들의 안부를 확인했고, 거리를 자유로이 걸어 다녔다.

 

가자시티 출신의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무함마드 알아크라스(35)는 휴전이 시작되자마자 45일간 떨어져 있었던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알아크라스는 "최소 몇시간이라도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휴전 기간에 우리는 삶을 점차 되찾기 시작한 것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하고, 돌아다니고, 아이들을 위한 필수품을 샀다"고 말했다.

 

다린 은세르(46)는 휴전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집을 확인하러 갔다. 가자시티 인근 다른 동네로 피란했다가 7주 만에 돌아와 본 집은 폭격을 당해 창문이 깨지고 벽이 무너져 형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휴전으로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인도주의 구호품이 늘어난다고 들었지만, 은세르는 아직도 가족들이 먹을 음식이나 취사용 가스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일시 휴전 기간 과일 파는 가자지구 주민들

여전히 고달픈 생활이어도 휴전으로 확실히 얻은 것도 있다. 밤사이 귀를 때리던 포성 소리가 잦아든 덕에 주민들은 모처럼 단잠을 잤다.

 

은세르는 "지난 나흘간은 스트레스나 두려움 없이 비로소 푹 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는 가자지구 남부 해변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여러 주민이 나와 거니는 동안 어부들은 바다에 그물을 던졌다. 아이들은 물에 들어가 첨벙거리며 놀고 모래 장난을 했다. 마치 전쟁 발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풍경이었다.

 

주민들은 되찾은 일상이 계속되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휴전이 이어지는 나흘간 주민들은 교전 재개에 대비하며 보급품을 챙기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이스라엘이 전투 재개 태세를 다지고 있긴 하지만,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으라는 전세계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장 합의가 휴전 장기화의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

 

28(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양측의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 외무부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휴전을 이틀간 연장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나흘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하마스가 인질 10명을 추가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24일 오전 7시 시작된 일시 휴전의 종료 시점은 28일 오전 7시에서 오는 30일 오전 7시로 조정된다.

 

추가될 이틀의 휴전 기간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6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석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 인질들이 추가로 풀려날 경우 석방 대상인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명단에 팔레스타인 여성 50명을 포함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휴전 연장 첫 날인 이날 하마스로부터 풀려날 인질의 명단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가 보도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해당 명단에 인질 10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휴전 연장을 환영하며 더 많은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늘리기 위해 교전 중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우리는 팔레스타인인의 평화와 존엄을 위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휴전 연장 역시 인도적 위기 해결에는 충분치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휴전 연장이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인도적 구호를 늘리게 해주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하지만 추가로 주어진 시간 동안 가자 인구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예정된 나흘간의 일시 휴전 마지막 날인 이날 인질 및 수감자 석방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스라엘군(IDF)은 전날 하마스가 인도한 여성 및 미성년자 11명의 인질을 넘겨 받아 자국 영토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번에 풀려난 인질 전원이 이스라엘인인 이중 국적자로서, 이들 중 6명은 아르엔티나, 3명은 프랑스, 2명은 독일 국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 이후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여성 및 미성년자 수감자 33명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나흘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이스라엘인 50(이중국적자 포함), 외국인 19명 등 총 69명이 됐다.

 

이스라엘이 이날 중 33명을 추가로 석방할 경우 풀려나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이스라엘 인질의 3배수인 총 150명이 된다.

 

하마스에서 풀려난 인질은 대부분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 26일 석방된 84세 엘마 아브라함은 억류 기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브라함의 딸은 자신의 어머니가 평소 만성 질환이 있었으나 납치되기 전까진 상태가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휴전 나흘째 인질 석방을 앞둔 발표에서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이 이스라엘인 170(이중국적자 80명 포함), 외국인 14명 등 총 184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날 11명의 인질이 석방된 것을 반영하면 현재 173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억류된 셈이다.

 

이들을 하루 10명씩 석방하면 2주 넘게 휴전이 이어질 수 있지만, 남은 인질 중에는 군인이 다수 포함돼 있고 하마스가 이들의 석방에 더 큰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AP는 예상했다.

 

일시 휴전 연장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양측 중재를 위한 미국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개최지 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 칸 방송은 "이스라엘은 사우디 대신 이탈리아 개최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년간 사우디아라비아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미국의 중재로 양국 관계 정상화가 추진되던 분위기 속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전쟁이 발발했고, 사우디 등 아랍 국가들은 보복 및 하마스 소탕에 나선 이스라엘을 비판해 왔다.

 

목격자들은 AFP통신에 이스라엘군이 드론을 이용해 제닌 난민 캠프에 공습을 가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 와파(WAFA)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운영하는 병원과 적신월사 본부를 에워싼 채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전쟁이 시작되면서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동시에 서안지구에서도 폭력 사태가 급증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전쟁 시작 이후 약 230명의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군대나 정착민들에 의해 살해됐다. 또 약 200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날 일시휴전을 이틀 연장한다는 소식이 늦게 전해졌지만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스라엘은 휴전 연장 합의를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전날 미 국무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담차 브뤼셀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이번 주 후반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전쟁이 터진 후 이스라엘을 3번째로 찾는 방문 기간 모든 인질 석방과 인도적 지원 증가 추세 유지, 가자지구 내 민간인 보호 강화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가자지구 미래 원칙으로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 필요성을 포함한 전후 구상도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은 가지지구에 대한 대대적 공습에 이어 본격적인 지상전을 벌였다.

 

이에 가자지구 민간인이 1만 명 넘게 숨지는 등 참사가 벌어지자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커졌고, 양측은 지난 24일 인질 석방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교환을 조건으로 나흘간의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