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김정은에 선물한 리무진 제조사 한국부품 다량 사용"…5년간 213억여원어치 수입

"푸틴, 김정은에 선물한 리무진 제조사 한국부품 다량 사용"…5년간 213억여원어치 수입

 

┃푸틴, 전용차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최고급 브랜드 / ‘아우루스(Aurus)’ 리무진 ' 세나트. / 러시아 연방 대통령과 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이 의전용으로 타는 차량이다. / "한국서 5년간 213억여원어치 수입 / 러 자동차 기술 의존도 드러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2019년 5월 취임식 이후로 계속 타고 있는 ‘아우루스(Aurus)’ 리무진 ' 세나트. 설계와 제작 등 개발 비용으로 최소 124억 루블(약 1,700억 원)이 들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한 차로 주목받고 있는 러시아산 고급 리무진의 제조사가 한국산 부품을 다량 사용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리무진 제조사 아우루스모터스(이하 아우루스)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오토바이 조립에 필요한 장비·부품을 최소 3천400만 달러(468억3천여만원)어치 수입한 것으로 세관 기록에 나와 있다.

 

이 가운데 1천550만 달러(213억5천여만원)는 한국 업체들에서 들여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국 외에도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 이탈리아 등에서도 아우루스에 부품을 공급한 것으로 기록됐다.

 

아우루스의 주요 수입 부품은 자동차 차체를 구성하는 부품과 각종 센서 및 스위치, 용접 장비, 프로그램을 넣어 작동시키는 컨트롤러 등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로도 부품 수입은 이어졌다. 한국산 부품 500만 달러(68억8천여만원)어치를 비롯해 1천600만 달러(220억4천여만원) 상당의 부품·장비를 아우루스는 수입했다.

 

러시아 연방 대통령과 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이 의전용으로 타는 차량이다 .

러시아 연방 대통령과 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이 의전용으로 타는 차량이다 .

“러시아 리무진 제조사 아우루스모터스,” 해당 수입품들은 대러시아 제재를 어긴 것은 아니다. 아우루스는 올해 2월에서야 미국 등의 대러시아 제재 대상기관 명단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차량 특징을 설명하기도 했다. 영국 언론 스카이뉴스는 “김정은이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고 보도한바 있다. // 러시아 매체 모스크바 타임즈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차를 자랑(Show Off)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통령 전용 캐딜락 원 리무진 (별명 비스트) 을 소개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노회한 70대 정치인 푸틴이 차를 좋아한다는 김 위원장에게 단지 차를 구경시켜주기 위해 이같은 일정을 짜지는 않았을 거라는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타는 아우루스 전용 차량은 전장이 7,010㎜로 세계에서 가장 긴 자동차로 알려져 있으며 무게만 6.5t에 달한다.

 

폭탄 공격에도 끄떡없고 타이어에 구멍이 나도 장거리 주행도 가능하고 화학 공격을 받을 경우 차창을 닫은 채 잠수함처럼 물속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도 있으며 차량의 통신 시스템이 러시아 인공위성들과 연결돼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고 자체 발전기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일간신문 코메르산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러시아 방문당시 자신의 전용열차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역에 도착한 뒤 열차에 실어온 의전차량으로 갈아타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 차량은 마이바흐3 리무진이며 " (차량이) 낡았지만 잘 유지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아우루스 부품 공급사 가운데 한국의 경기산업 관계자는 로이터에 "아우루스에 부품을 공급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산업은 자동화 설비와 더불어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로, 차체 관련 부품을 만든다.

 

아우루스는 러시아 국영 자동차·모터 중앙연구소가 국내외 업체들과 기술협력을 통해 자체 생산 고급차를 개발하겠다는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회사다.

 

아우르사가 생산하는 아우루스 세나트는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고급차로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올해 2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 모델을 선물했고, 이달 평양 방문 때에도 1대를 더 선물하면서 뉴스에 오르내린 차량이다.

 

러시아의 자동차 기술력을 상징하는 브랜드인 아우루스가 한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해외 업체들에서 다량의 부품을 조달하고 있는 건 러시아의 자동차 기술 자립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는 "아우루스의 수입 부품들은 김정은이 주적이라고 부르는 한국에서 들여온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겠다는 러시아가 계속 서방 진영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