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루과이전 앞두고 광화문광장에 모인 '붉은악마 응원단'

2022. 11. 24. 23:35스포츠 [종합]

월드컵 우루과이전 앞두고 광화문광장에 모인 '붉은악마 응원단'

 

 

붉은악마 1만명 광화문 집결 / "추위 날릴 대∼한민국"'붉은악마' / 우루과이전 앞두고 광화문에 모인 '붉은악마 응원단' / '치맥' 하며 응원 준비 "3-0으로 이기고 기분 좋게 집 갔자" / 손흥민 '마스크 투혼'에 팬들도 마스크 응원으로 화답 / 한국, 우루과이와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 카타르 "우리도 마스크 쓰고 응원할게요!" / 카타르도 붉게 물든 '붉은악마들'

 

카타르 월드컵 응원 앞둔 광화문 광장 현장을 가다 24일 오후 10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 이후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는 데다 날씨마저 쌀쌀해 과거 월드컵만큼 광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는 않았다.

 

숭례문 앞 광화문광장 정중앙에 설치된 주무대와 대형 스크린 앞에는 이른 저녁부터 시민들이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가족 단위 응원객보다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한 2030대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응원 구역은 육조마당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까지 다섯 곳으로 나뉘어 마련됐다.

 

킥오프를 한 시간 앞둔 오후 9시 현재 다섯 개 구역에 모두 1만 명 넘는 시민들로 가득 찼며

밀집도가 높아지자 경찰은 5번째 구역 뒷부분 펜스를 걷어내고 응원객 자리를 더 마련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붉은악마' 머리띠를 한 시민들은 준비해온 돗자리를 펴고 앉아 치킨과 맥주를 먹고 마시며 경기 시작 휘슬을 기다리며 밴드가 무대에 올라 사전 공연을 시작하자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일부 시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타와 드럼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응원 배트를 치며 '한민국'을 외쳤다. 관악구에 사는 최종민(28)씨는 "학창시절 월드컵 응원을 하러 나와본 적이 없어 참여해보고 싶었다""날씨가 좀 춥지만 곧 경기가 시작되면 다 날아가지 않겠냐"고 했다.

 

친구 4명과 함께 온 대학생 홍지호(20)씨는 "월드컵 거리 응원은 다 같이 즐길 몇 안 되는 기회이고 우리만의 문화"라면서 "3-0 정도로 크게 이기고 기분 좋게 집에 들어가고 싶다"며 웃었다.

 

이날 응원에 참가한 한 시민은 이태원 참사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 탓에 응원하러 나오기를 망설였다는 한 시민은 "아무래도 150명 넘게 사망한 사건이 난 지 한 달밖에 안 되다 보니 마음도 착잡하고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조금은 망설여졌다"며 오랜만에 탁 트인 곳에서 한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니까 기분 전환이 된다"고 했다.

 

인근에서 퇴근한 직장인들은 치킨집이나 호프집에 삼삼오오 모여 중계를 기다렸다. 그러나 과거 대형 스포츠 이벤트만큼 몰리지는 않아 빈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치킨집에서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던 정진수(40)씨는 "황금시간대라서 사람이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자리가 너무 많아 놀랐다"고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리는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붉은악마 응원단과 시민들이 응원을 위해 집결한 가운데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이날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룬다.

 

붉은악마는 이날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전에 시민 8000~1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찰은 이보다 많은 15000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이외에도 전국 12개 장소에 4만여명이 모여 거리 응원에 나선가운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 2만명, 전북 전주대 대운동장에 2000, 인천 송도 컨벤시아 1000명 등 전국 곳곳에서도 대규모 응원전이 열린다.

 

'2022 카타르 월드컵'"우리도 마스크 쓰고 응원할게요!"이곳 카타르도 붉게 물들었어요"우리도 마스크를 쓰고 함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24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1차전이 열리는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현지를 찾은 대학원생 신왕철(26) 씨는 얼굴 윗부분을 가리는 검은 마스크를 쓴 채 말했다.

 

이달 초 안와 골절로 수술을 받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얼굴을 보호하는 검은 안면 보호대를 쓰고 이날 경기에 선발 출격할 예정이다. 이에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 예고에 일부 팬들도 검은 마스크를 쓰고 응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틀 전에 함께 카타르에 도착한 신씨와 일행 이강현(26) 씨는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이씨는 "손흥민 선수의 시그니처가 될 마스크를 팬들도 같이 쓰고 응원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며 승리를 기원했다.

 

손흥민과 김민재(나폴리)의 사진이 담긴 큰 포스터까지 만들어 온 이들을 보고 외국인들도 손흥민의 이름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자고 몰려들었다. 이들 외에도 검은 마스크를 쓴 한국 팬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3D 프린터로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왔다는 팬들도 있었다.

 

경기 시작 약 3시간 30분 전 이미 지하철역에서부터 응원전은 시작됐다. 에듀케이션 시티역에선 하늘색 우루과이 유니폼과 국기를 두른 팬들이 응원가를 불렀고, 그 옆에선 붉은 유니폼을 입은 한국 팬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장 앞 응원 열기는 카타르의 뜨거운 햇볕만큼이나 더 뜨거워졌다. 한쪽에선 아리랑과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 다른 한쪽에선 우루과이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와야 하는 카타르지만, 결전지를 찾은 팬들은 적지 않았다.

한국에서부터 곤룡포를 챙겨온 정성현(27) 씨와 정준우(30) 씨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원정 월드컵을 오는 것일지도 모르니 특별한 의상을 준비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이들은 한국의 2-1 승리를 예상했다. 김민재의 헤딩 골과 손흥민의 멋진 중거리포를 눈앞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외국 팬들도 만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온 마리오, 에리카 플로레스 부부는 분홍빛이 도는 한국 대표팀의 전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찾았다.

 

동서가 한국인이라는 마리오 씨는 "미국에서 유니폼을 주문했는데, 새로운 유니폼이 없어서 이전 것을 입고 왔다. 이것도 예쁘다""오늘 경기에선 손흥민과 김민재가 골을 넣어 한국이 2-1로 이기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경기 시작 약 50분 전, 태극전사들은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등장했다. 검은 마스크를 쓴 손흥민도 함께였다. 관중석에 자리를 잡은 수백 명의 붉은 악마는 환호로 선수들을 맞으며 응원전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