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1. 01:01ㆍ국제 [종합]
우크라 "러, 핵심 가스 운송 지점 확보"쿠르스크 속 점령…허찔린 푸틴
┃우크라이나, 러시아 본토에서 나흘째 교전 이어가 / 우크라 급습에 허찔린 푸틴 / '느릿한 러시아군' 또 망신 / 우크라군, 러 쿠르스크 속속 점령 "세계가 놀란 승전보" / 우크라 "미, 자국 무기 러 본토 투입에 '반대 표명' 없어"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를 이용해 개전 후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를 급습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미국 등 서방은 자국에서 지원한 무기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되는 것을 꺼렸으나 이번에는 그 어떤 반대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쿠르스크 전선을 따라 우크라군의 전투 차량들이 도열했으며, 러시아는 제트기를 띄우면서 양측 격전이 이어진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 3개 마을을 점령했고 국경에서 상당한 거리에 있는 가스 시설을 장악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는 보도역시 현재 이어지고 있다.
개전 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급습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지원한 무기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급습에서 장악한 러시아 쿠르스크 영토는 350 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기습적으로 러시아 본토로 진격해 연일 승전보를 올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휘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오른팔이었던 프리고진의 쿠데타 시도로 모스크바 코앞까지 용병 탱크가 밀고왔던 이후 최대 난제에 직면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자국 북동부 수미주(州)와 맞닿아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에 대규모 병력을 진입시켰다.
“러시아 본토 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자 우크라이나, “헤르손 상공서 F-16 첫 포착” 약점 드러낸 푸틴엔 시험대 전략 전문가 "우크라이나, 핵심시설 점령 가능성 선전전 유도" // 서방 장갑차 앞세운 우크라이나, 러 본토 '최대 규모' 우크라 드론, 러 본토 더 깊이 공격 나흘째 러 영토서 교전 사흘째 러 남서부 격전 "350㎢ 면적 장악" 우크라군, 러 쿠르스크 속속 점령 "세계가 놀란 승전보" 러시아 접경지 가스관·원전 장악 '자포리자 원전 맞교환, 협상 지렛대' 추측 향후 영토반환 협상 변수 |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작전과 관련한 세부 정보에 입을 닫고 있지만, 4개 여단이 넘는 병력이 미국과 독일 등 서방제 기갑차량과 야포, 전자전 장비 등으로 무장한 채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330마일(약 530㎞) 떨어진 쿠르스크를 친 목적은 주로 자국에 한정됐던 전장을 러시아 본토로 전환하고,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열세인 다른 전장에서 러시아 병력을 이동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일부 분석가는 우크라가 향후 예상되는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 본토 급습을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이번 작전이 러시아군의 하르키우 방향 진격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고 소개했고, 다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장악하기보다 러시아 부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과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기를 든 무장세력이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미국과 독일에서 제공한 탱크 등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정예 공격 여단이 참여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고 WP는 전했다.
동부 전선 하르키우 방어 목적 등에 필요할 경우 자국산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쏠 수 있도록 일부 제한을 푼 미국과 독일은 이번 작전이 방어 성격이라면서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누군가 국경을 넘어 공격해오는 상황을 본다면, 그들도 대응할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만큼,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거들었다.
독일 국방부 대변인도 "독일이 정책 변경을 선언한 것은 러시아 침략자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방어 투쟁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국제법에 따라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와 러시아 모두 사흘째 전투가 이어지는 쿠르스크의 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익명을 요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의 보좌관은 자국군이 100㎢ 규모의 러시아 영토를 장악했다고 했다.
또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등이 게시된 영상을 보면 쿠르스크에서 미국산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독일산 마다르 장갑차 최소 한대가 러시아 측 국경 안쪽에서 전투에 참여한 모습도 등장한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상공에 우크라이나가 서방에서 제공받은 F-16 전투기도 처음 등장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헤르손 카호우카 수장 파벨 필립추크는 8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어제부터 F-16 전투기들이 우리 지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F-16 전투기가 ‘특별군사작전’ 구역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4일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가 임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으로 자국에서 공세를 벌인 이후 서방에 F-16 전투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군이 8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서 21마일(약 33.8㎞) 지점까지 전진해 135 제곱마일(약 350㎢)에 이르는 러시아 본토를 점령했다고 추산했다.
러시아 전문가들과 군사 블로거들도 쿠르스크주의 소도시 수드자 일부와 20개가 넘는 국경마을이 점령됐다며 유사한 전황을 전하고 있다. 9일에는 쿠르스크 원전이 있는 쿠르차토프시 당국자가 우크라이나군이 접근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압도적 공군 전력을 지닌 러시아군이 본격 반격에 나서면 적진 한복판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초기 전망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다.
미국 안보전문가 맥스 부트는 이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세계와 러시아 수비군을 깜짝 놀라게 했다"면서 "러시아측이 공격을 예상하지 않고 있었기에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춤을 추며 쿠르스크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적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주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로켓과 포병을 급파하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단기간에 전황을 뒤집지 못한 채 후방 주요 군비행장을 공습 받는 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20마일(약 32.2㎞) 떨어진 쿠르츠크주 릴스크 지역에서 이동 중 파괴된 러시아군 차량들의 잔해와 탑승자들의 시신을 찍은 영상도 올라왔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제 다연장 로켓 무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러시아군 행렬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일각에선 '전체 전황을 뒤집기보다는 대내외 선전과 러시아 대중을 겨냥한 심리전 성격이 큰 공세'라며 이번 공격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모습이 보이지만, 다른 한편에선 1차 세계대전식의 소모전으로 진행되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의 친정부 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이번 전쟁에선 "수비측이 유리한 양상을 보여왔다"면서 "그들(우크라이나)의 계획은 가능한 많은 영토를 차지한 뒤 러시아가 예비전력을 동원하는 동안 요새를 건설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국경지대 점령을 굳히는데 성공한다면 향후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빼앗긴 영토를 돌려받기 위한 중요한 카드로 쓰일 여지가 있다.
실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지난 7일 러시아 본토에서의 군사행동이 종전을 위한 대러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작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 과정에서도 드러났듯 러시아는 본토방어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편으로 평가된다.
부트는 "러시아 내부는 방어가 취약했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러시아군은 새로운 위협에 신속히 반응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작년 여름 우크라이나가 후방의 러시아 본토에 '레프트훅'을 날리는 대신 왜 큰 대가를 치러가며 러시아 방어선에 무의미한 정면 공격을 감행했는지 모르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국 내부에 밀고 들어온 우크라이나군을 조기에 격퇴하는데 실패한 이번 사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도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재계 중역은 "이건 러시아 당국과 군, 푸틴의 평판에 매우 큰 타격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대한 지상전을 시도하는 우크라이나군의 목표가 이곳의 원자력 발전소와 가스관 등 핵심 시설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접경지 쿠르스크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이를 격퇴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의 표적인 수드자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보내는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가스관의 마지막 수송 측정소가 있는 곳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한 가스의 절반가량인 약 146억5천만㎥가 이 가스관을 통해 수송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계속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고 있다면서도 이날 주문량이 평일 평균 대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일부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원전으로 진격할 계획이라고 주장한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가방위군은 전날 성명을 내고 "특별히 중요한 보호 시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쿠르스크 원전 보호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도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 특정 지역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다. 쿠르스크 원전을 장악한 뒤 개전 직후 러시아에 빼앗긴 자포리자 원전과 맞교환하려는 전략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쿠르스크 원전은 현재 교전 지역에서도 50㎞ 이상 떨어져 현재 투입한 병력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빅토르 리토프킨은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쿠르스크 수드자의 원전이나 가스 시설이 점령될 수 있다'는 말이 돌게 하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군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에게 아직 힘이 있다는 것을 서방에 보여주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이러한 '정보 쇼'를 만들기 위해 자기 사람들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망명 언론인 드미트리 콜레세프는 우크라이나가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 본토를 점령해 이를 지렛대 삼아 협상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고 추측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영상 연설에서 쿠르스크를 언급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 러시아에 강한 압력을 가할수록 평화가 가까워질 것"이라고만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9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공급망의 핵심 기지 한곳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은 이날 유럽에 가스를 공급하는 핵심 러시아 인프라 한 곳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날로 나흘째에 접어든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최대 규모 공격이다.
10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름 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합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 군이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수드자 가스 측정소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수드자 가스 측정소는 유럽으로 러시아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핵심 설비다. 우크라이나 61기계화여단은 소셜미디어에서 "수드자가 우크라이나 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 자문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은 동부에 집중돼 있는 러시아 병력을 분산시키고, 러시아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미래에 협상에 나설 때 우위에 서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1000km 넘게 펼쳐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최근 수개월 우세를 보이며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나서자 러시아는 당황하고 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와 리페츠크주 두 곳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군과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 국경 내에서 그동안 산발적으로 벌어졌던 우크라이나 민병대, 극우 용병들의 수차례 도발과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도네츠크 전선에서 고전하던 우크라이나 군은 예상치 못한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한편 러시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최정예 병력인 기계화 여단과 공중 강습 여단이 동원됐다. 최소 4개 기계화, 공중강습 여단이 이번 러시아 본토 공격에 투입됐다.
동영상에서는 이들이 미국의 차륜형 장갑차 스트라이커와 독일 마르데르 보병 전투차량을 활용해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러시아와 갈등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 공격에는 지원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건을 걸었던 미국과 독일은 한발 물러섰다. 미·독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 보병 전투차량을 러시아 영토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지원 조건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은 현재 국경 330km 깊숙이 공격 러시아 본토로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8일 우크라이나 군이 국경에서 35km까지 진격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진격 지점까지 모든 영토를 장악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했다.드론 공격은 더 깊숙한 곳까지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남서부 리페츠크 주에 우크라이나 드론이 대규모로 출몰해 전력과 군 시설을 타격하고, 주민들은 대비했다. 리페츠크는 쿠르스크 국경에서 약 330km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러시아 연방 영토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을 무력화하는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에서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작전을 펼치려는 적의 시도를 저지했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병력 280명 이상과 전차 4대를 포함한 장갑차 27대 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또 쿠르스크에서 전투가 벌어진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최대 945명의 병력과 전차 12대를 포함한 장갑차 102대 등 손실을 봤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이날 쿠르스크 상황 관련 회의에서 이 지역에 연방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르스크 현장에 있는 압티 알라우디노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부대 사령관은 타스 통신에 “상황이 꽤 복잡하지만 위급하지는 않다”며 “우리는 다른 러시아군 부대와 상호작용하며 최대한 많은 요새를 세우고 여러 장소에서 적을 소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알렉세이 수콘킨은 현지 매체 뉴스.루에 아흐마트 특수부대가 쿠르스크 수드자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뉴스 텔레그램 채널샷은 용병단체 바그너그룹도 쿠르스크 수드자 근처에 도착해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국경에서 안쪽으로 더 깊숙한 곳에 있는 러시아 남서부 리페츠크주에는 대규모로 우크라이나 드론이 날아들어 전력·군 시설이 타격을 받고 주민들이 대피했다. 리페츠크는 쿠르스크의 국경에서 약 330㎞ 거리다.
인테르팍스, AFP 통신에 따르면 이고르 아르마토프 리페츠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리페츠크가 대규모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비상사태를 선포, 4개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다.
그는 드론 공격으로 9명이 다쳤으며, 지역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손상되고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내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고 지역 내 모든 오락 행사를 취소하고 스포츠 등 다른 행사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리페츠크의 한 군사 비행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고 지역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원인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우크라이나 공격 강화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코스티얀티니우카 슈퍼마켓과 우체국을 공격했다. 시민 최소 12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역 당국이 밝혔다.
이후 리페츠크 주정부는 임시 거처로 대피한 주민들에게 “상황이 안정됨에 따라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 전력 시설이 복구돼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밤사이 리페츠크에서 19대, 벨고로드에서 26대, 쿠르스크에서 7대,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에서 13대 등 총 75대의 드론을 격추·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크름반도로 향하는 해상드론 7대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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