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익명 인용을 문제 삼아 보도에 족쇄 채워 … 익명 보도가 허위인가?

2025. 8. 8. 17:05시사 [만평]

법원, 익명 인용을 문제 삼아 보도에 족쇄 채워  익명 보도가 허위인가?

 

'익명 허위'로 판단한 법원 공익 제보에 족쇄 채우나 /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윤리이자 공적 책무 / 법원, 익명 없는 사회 권력에 침묵을 선물한 판결

법원은 익명 인용을 문제 삼았다. "허위일 개연성"이라는 표현이 판결문에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오히려 '허위일 개연성'을 먼저 전제했고, 그 전제로 인해 기자가 실명을 밝히지 않은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익명 제보를 활용한 기사 자체를 금지하라는 신호처럼 들린다. 하지만 기자의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본질적 책무이자 언론윤리의 핵심 가치다.

 

법원의 판결은 기자에게 위자료 판결이 내려졌다. 정치권에 나선 한 노조위원장의 기사에 제보자의 이름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용도 문제는 아니었다. 기사는 사실에 기반했고, 허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법원도 대부분의 기사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

법원, "익명 제보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는 판결이라면, 결국 언론은 권력자 앞에 취재원의 실명을 요구받아"기사의 당사자는 이제 국회의원이 됐다는 사실이다.
당시 기사는 금융노조 위원장이던 박홍배 씨가 사퇴 없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마를 강행하려 하자, 노조 내부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기자는 노조 내부 인사들의 비판을 인용했지만, 익명을 지켰다. 정치인이 된 인물이 과거 자신을 비판했던 취재원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그 제보자는 앞으로 어떤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까. // 제보자 보호는 기자의 윤리고, 언론의 책임이다.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실이 의심받는다면, 기자는 결국 권력자 앞에 제보자를 바치는 역할로 전락하게 된다. 대법원은 지난 20245월 선고한 판결(2021270654)에서, 공직자에 대한 감시·비판은 언론의 본질적 책무이자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며, "행위자(기자)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허위일 개연성"이라는 표현이 판결문에 등장했고. 익명 인용을 문제 삼았다.

단 하나, 기사는 익명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했고, 기자는 그들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이 점이 인격권 침해로 판단됐고, 1심 재판부(서울남부지법 안홍준 판사)는 기자에게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기자는 이 사건을 지켜봤다. 후배가 무엇을 선택했고, 왜 피고가 됐는지를 알고 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익명 제보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는 판결이라면, 결국 언론은 권력자 앞에 취재원의 실명을 요구받는 위치로 밀려나는 것이 아닐까." 더 큰 문제는 기사의 당사자가 이제 국회의원이 됐다는 사실이다.

 

당시 기사는 금융노조 위원장이던 박홍배 씨가 사퇴 없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출마를 강행하려 하자, 노조 내부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기자는 노조 내부 인사들의 비판을 인용했지만, 익명을 지켰다.

 

정치인이 된 인물이 과거 자신을 비판했던 취재원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그 제보자는 앞으로 어떤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까. 기자는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떤 타협도 하지 않았다. 단지 이름을 지우는 데 그친 게 아니라, 그 이름 뒤에 숨은 공익을 지켰다.

 

기자는 취재원을 조작하지 않았다. 있는 말을 전했을 뿐이다. 제보자 보호는 기자의 윤리고, 언론의 책임이다.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실이 의심받는다면, 기자는 결국 권력자 앞에 제보자를 바치는 역할로 전락하게 된다.

 

대법원은 20245월 선고한 판결(2021270654)에서, 공직자에 대한 감시·비판은 언론의 본질적 책무이자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며, "행위자(기자)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오히려 '허위일 개연성'을 먼저 전제했고, 그 전제로 인해 기자가 실명을 밝히지 않은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이번 판결은 결국, 익명 제보를 활용한 기사 자체를 금지하라는 법원의 신호처럼 들린다.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본질적 책무이자 언론윤리의 핵심 가치로 이번 판결은 결국, 익명 제보를 활용한 기사 자체를 금지하라는 법원의 신호처럼 들린다.

 

한국 신문윤리실천강령은 "취재원의 안전이 위태롭거나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는 경우 그 신원을 밝혀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본신문협회 윤리강령 역시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사명이며 언론윤리 관행 중 '최고'의 것이다. 기자는 취재원을 보호하려다 체포·기소돼도 그 직업상 비밀을 밝혀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제보자의 신원을 지키는 일은 단지 개인 간의 약속이 아니라, 언론이 신뢰를 유지하는 마지막 선이자 사회를 향한 공적 책무에 가깝다.

 

이건 단지 한 기자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의 피고는 기자지만, 내일의 피해자는 제보자, 더 나아가 감시받지 않는 권력 아래 놓이게 될 우리 사회 전체일 수 있다.

 

언론이 익명을 지키지 못할 때, 제보자는 침묵하게 될 것이고, 그 침묵은 기자가 만든 것이 된다. 결국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침묵에 동참하게 되는 꼴이 된다는 뜻이다.

 

모 기자 역시 익명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았던 경험이 있다. 지금도 해당 기자는 그 제보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기자가 지킨 것은 사람 하나가 아니라, 언론이 지켜야 할 원칙이었다.

 

기자는 '권력을 견제하는 존재'. 하지만 법원의 이번 판결은 기자에게 그 권력의 뜻에 따라 제보자의 실명을 넘기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