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사드, 미사일 요격시험 성공…비행시험 성공 9개월 만, 요격시험까지 성공

2023. 6. 1. 23:03안보 [국방]

한국형 사드, 미사일 요격시험 성공비행시험 성공 9개월 만, 요격시험까지 성공

 

 

“L-SAM 성공하면 우리도 사드급 방어체계 개발, 문제없다/ 40~70km 고도 탄도미사일 표적 / ‘비행시험’ 9개월만에 요격 성공 / 요격고도 사드급으로 높일 것” / 중 반발 사드추가도입 대안검토 / 비행시험 성공 9개월 만, 요격시험까지 성공 / 첫 정찰위성 '스페이스 X' 로켓에 실려

 

“L-SAM이 사드급은 아니지만 앞으로 개발할 만한 기술 기반은 충분히 구축됐다.”

 

한화시스템 용인연구소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성능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 요격시험을 이번 달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4070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L-SAM은 군이 2026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다. 군이 그동안 비행 시험만 실시됐던 L-SAM의 실제 표적요격시험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이 L-SAM과 개량된 L-SAM2를 조기 전력화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험 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KAMD 다층 방어망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최근 비공개로 L-SAM 유도탄으로 표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 표적요격시험은 대탄도탄유도탄(ABM)과 대항공기유도탄(AAM) 두 종의 유도탄을 시험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 수뇌부도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전했다.

요격무기 시험 발사는 유도탄 성능시험(비행시험)과 표적요격시험 등 2단계로 진행된다. 유도탄 성능시험이 표적이 없는 상태에서 미리 설정된 궤도를 따라 비행성능만 검증한다면, 표적요격시험은 실제 표적 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를 유도탄으로 요격해 보는 방식이다. 군은 2월 L-SAM 비행시험에 처음 성공한 지 9개월 만에 이번에 2단계 표적요격시험까지 성공했다.

 

현재 우리 방공망은 1540km 고도의 미사일은 천궁-2(M-SAM2)와 패트리엇미사일(PAC-3), 40150km 고도의 미사일은 경북 성주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로 요격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군은 여기에 더해 4070km 고도 구간에 L-SAM을 실전배치하면 다층 방어망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DD는 내년까지 L-SAM에 대한 추가 시험 발사와 시험 평가를 진행한 뒤 2024년 말 체계 개발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군에선 양산 등 L-SAM의 실전배치 시점을 2026년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7월 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한 언급 없이 L-SAM을 조기 전력화해 KAMD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L-SAM의 요격 고도를 사드급(40150km)’으로 높여 성능을 개량한 L-SAM2 개발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L-SAM2가 조기에 개발된다면 굳이 사드는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군이 운용하는 사드에 중국의 반발 등이 거센 만큼 사드 추가 도입은 신중히 검토하되 사실상 L-SAML-SAM2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기술적 관점에서 사드에 버금가는 요격체계를 만들 국내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L-SAM 개발에 성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사드급 성능으로 개량한 L-SAM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요격고도가 40~70L-SAM은 교전통제소, 다기능레이더, 발사대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아래 다기능레이더를 개발 중이다. 유도미사일 및 체계 조립은 LIG 넥스원이 도맡는다.

 

L-SAM의 핵심 센서인 다기능레이더 시제기는 이날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최대 150도 범위에서 회전 가능하며, 항공기 수백 대와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L-SAM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꿈틀거렸던 2013년 군 당국이 개발을 결정한 무기체계다. 독자적 상층 방어수단이 없던 한국은 미 본토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에 대표단을 보냈다. 그러나 사드 요격 고도(40~150)가 너무 높아 수도권 방어에 부적합하고 미국 측도 관련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 2조 원에 육박하는 고비용 등을 이유로 우리 여건에 맞는 L-SAM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2015년 탐색개발을 마치고 체계개발에 착수해 2024년 개발 완료 및 2026년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L-SAM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이유다. 2017년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주한미군이 운용하고 있다.

 

사드는 속도가 마하 14(초속 4.76)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 최고의 요격무기로 평가받는 사드의 위력은 속도보다 정확성에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탐지를 못하는 건 아니다오히려 변칙기동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 기술 확보가 도전 과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드는 고주파수 정밀 탐색이 가능한 X밴드 레이더를 사용하는 반면, L-SAM은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추적 겸용인 S밴드 레이더를 쓴다. 저출력으로 장거리를 탐지할 수 있지만 정확도는 사드에 비해 떨어진다. 다만 레이더 비용은 절반 이하로 가성비가 높다.

 

한화시스템은 2020ADD와 함께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AESA(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인 KF-21은 물론 L-SAM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L-SAM 성공은 현재 12위에 머무는 한국이 레이더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방위사업청은 천궁(지대공미사일 요격체계) 다기능레이더 전력화 등을 완료해 2024년 세계 9위권 진입을, 2030년에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이스라엘에 이은 6위까지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회사 관계자는 레이더 선진국 진입을 위한 씨앗을 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군의 첫 번째 독자 정찰위성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라는 사실도 공개됐다. 일명 ‘4·25 사업으로 명명된 정찰위성 확보 사업의 군 정찰위성 5기를 내년 말 스페이스의 팰컨9 로켓에 탑재, 우주 궤도에 올리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