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이재명과 악수하며 "오랜만입니다"…사전환담 이,는 미소만

2023. 10. 31. 13:41정치 [국회]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과 악수하며 "오랜만입니다"사전환담 이,는 미소만

 

 

윤 대통령,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 많아 국회 협조 부탁드린다" / 시정연설 사전환담 현 정부 출범 후 윤-이 첫 소통 자리 / 윤 대통령, ‘건전 재정예산 시정 연설서 경제 23, 개혁 14, 미래 11/ 2024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 연설 / 이어 민생 9, 물가 8번 등의 순

여야 의원들 경청 박수 29번 나와 / 윤 대통령 한일 방문객 최대치 / 상호 우호 열망 보여주는 것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환담을 했다.

 

이날 환담은 현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실상 처음 소통할 수 있는 자리여서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야권에 대한 전방위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이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사전환담도 불발됐다.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42분께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국회 접견실에 들어섰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김영주 국회부의장, 정의당 이정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과 차례로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하며 짧게 악수했다. 이에 옅은 미소를 띤 이 대표는 별도 답변은 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환담장에 들어서기 13분 전인 오전 929분께 미리 도착해 있었다.

 

5분 뒤 입장한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상당 기간 무리를 (했으니) 사후관리를 잘해야 한다. 단식하면 본인도 그렇지만 가족들이 더 애가 탄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표는 고개만 끄덕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 연설 키워드는 경제개혁’, ‘미래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 예산안과 민생·경제 입법 과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 시정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이라며 “2024년 총지출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8% 증가하도록 편성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경제를 23, 개혁을 14, 민생을 9, 물가를 8번씩 언급하며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총 23조원 규모의 지출을 구조조정했다면서 예산 항목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지출, 불요불급하거나 부정 지출이 확인된 부분을 꼼꼼하게 찾아내어 지출 조정을 했다고 했다.이어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국방, 법치, 교육, 보건 등 국가 본질 기능 강화와 약자 보호,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 기조에 대해서는 미래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래세대를 위한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했으며,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국민 의견을 경청하고, 여론조사도 꼼꼼하게 실시했다정부는 국회가 초당적 논의를 통해 연금개혁 방안을 법률로 확정할 때까지 적극 참여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정과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노동시장을 조성하고 근로자 전체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동개혁을 추진해왔다최근 양대 노총이 회계 공시를 하기로 결정했다.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회계 공시를 계기로 투명하고 신뢰받는 노동운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교육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존중하고 공정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교육개혁을 꾸준하게 추진해 왔다면서 수십 년간 공고하게 유지돼 온 사교육 카르텔을 근절하고 공정 입시를 실현해 누구나 공평하게 꿈을 이룰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면서 출산과 양육에 따른 경제, 사회적 부담 등 그 원인이 다양하겠으나, 우리 사회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안이 응집된 결과라며 저출산이라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제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시정연설에는 여당 의원들은 물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도 대거 참여해 윤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이날 연설에서는 박수가 29차례 터졌다. 윤 대통령은 연설 후 여야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튼튼한 안보는 경제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안보, 경제, 첨단 기술, 정보, 문화를 망라한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을 구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핵 협의 그룹(NCG)’을 가동해 동맹의 확장억제력 수준을 격상시켰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에서 긴밀히 작동하는 한·미 경제 안보 협력 메커니즘은 우리의 위기 관리 능력을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대일본 외교를 두고는 한··일 안보 경제 협력 체계 구축을 성과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구축한 한··일 안보 경제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3국 간 첨단 기술 협력을 심화하는 동시에, 인태(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의 전략적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부는 중국과 호혜적인 협력을 지속하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더 많은 교류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간략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 반 동안 93개국과 142회의 정상회담을 했다며 순방 결과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두고 우리 국민과 기업이 뛰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달려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환담 모두발언에서 "자리를 만들어준 의장님께 감사하다""여야, 정부가 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저희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은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국회가 요청하는 자료를 충실하게 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내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이렇게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원내대표,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특단의 각오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오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는 본격적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올해 예산심사 과정에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때로는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대해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과 국회를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그래야 예산안이 적기에 준비될 수 있다. 여당이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사전 환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공개 환담에서 민생 문제와 관련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담에는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자리했다.

 

5부 요인 중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외 순방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 관련 얘기를 대통령이 했고, 이재명 대표도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현장 목소리를 많이 듣고 민생 대책을 마련하라는 얘기를 하셨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사전환담을 마치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에게 세 가지 당부를 했다""먼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꼭 만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를 존중해달라고도 했다. 그간 대통령 거부권을 너무 많이 썼다. 이제는 더 이상의 거부권은 안 된다고 했다""또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의 협치·소통의 장이 될 일상적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