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구멍' 보잉, 무리한 외주 생산기간 문제…훗카이도 출발 여객기 창문도 ‘쩍’ 갈라져

2024. 1. 15. 10:11국제 [종합]

'비행 중 구멍' 보잉, 무리한 외주 생산기간 문제훗카이도 출발 여객기 창문도 갈라져

 

 

구멍 난 항공기보잉 아웃소싱 도마에 / “과도한 외주·무리한 생산기간이 문제” / 기체생산 외주사, 무리한 생산기간 단축 / 품질관리 대신 결함 축소 보고 / 보잉이 또 일본 훗카이도 출발 여객기도 창문 갈라져

 

최근 보잉 여객기가 비행 중 기체 벽면이 뜯어져 큰 구멍이 뚫리는 사고를 일으킨 것은 오랜 기간 비용 절감만을 앞세워 품질 관리를 무시한 아웃소싱 관행이 근본적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행 중 기체 벽면이 뜯어져 큰 구멍이 뚫리는 등 잇따르는 보잉 여객기의 기체 결함이 과도한 외주 관행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비용 절감을 위해 품질은 무시한 채 주요 부품 생산을 외주 업체에 맡기고, 생산 일정 역시 무리하게 앞당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13(현지 시각) ‘수년 동안 계속돼 왔다(This Has Been Going on for Years).’ 보잉 내부의 제조 혼란(Inside Boeing’s Manufacturing Mess)’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보잉의 무분별한 아웃소싱 관행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일 승객 171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여객기에서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 기체에서 뜯겨 나간 부품인 도어 플러그는 외주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가 제작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13(현지시간) 보잉의 기체 생산 외주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이하 스피릿)의 운영 실태와 안전을 도외시한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조명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 맥스9의 기체를 제작한 캔자스주 위치타의 스피릿 공장은 2005년까지 보잉이 직접 운영하던 시설로, 당시 보잉은 최종 조립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따라 공장을 매각했다.

 

이후 스피릿은 보잉에 기체를 제공하는 유일한 공급업체가 됐지만 생산 문제와 품질 저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피릿의 전현직 직원들은 생산 속도를 높이라는 보잉의 무리한 요구 탓에 근로자들이 비현실적인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하루 2대 속도로 기체를 생산할 경우 한 달간 볼트와 리벳 등으로 채워야 하는 구멍이 1천만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넬 비어드 국제기계항공노조 스피릿 위치타 공장 지부장은 "스피릿이 직원들에게 작업을 너무나도 재촉하는 탓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는 비행기가 전 세계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잉은 2018년과 2019년의 추락 사고 이후에도 이런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지 않았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 맥스9의 기체를 제작한 캔자스주 위치타의 스피릿 공장은 2005년까지 보잉이 직접 운영하던 시설이다. 스피릿의 전직 품질 검사관인 조슈아 딘은 기체에 잘못 뚫린 구멍을 지적한 뒤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 보잉이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 공급사들에 대해 결함 감소를 요구했으며, 이는 품질 제고가 아닌 결함 축소 보고로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스피릿 직원들은 품질 관련 우려 사항이 윗선 관리자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품질 검사관들은 문제를 많이 지적할 경우 보복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최고경영자(CEO)우리의 실수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제의 시작이 스피릿이든 보잉이든 보잉에 최종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18년 사고 직후 미 의회 청문회에서는 사고기를 조립한 공장의 생산 관리자인 에드 피어슨이 작성한 메모가 공개됐다. 메모에는 "내 생애 처음으로 보잉 비행기에 내 가족을 태우기 주저된다고 말하게 돼 유감"이라고 적혀 있었다.

 

보잉은 품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아웃소싱 구조를 그대로 둔 채로는 '눈 가리고 아웅'에 가까웠다. 스피릿의 전직 품질 검사관인 조슈아 딘은 기체에 잘못 뚫린 구멍을 지적한 뒤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딘은 보잉이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 공급사들에 대해 결함 감소를 요구했으며, 이는 품질 제고가 아닌 결함 축소 보고로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스피릿 직원들은 품질 관련 우려 사항이 윗선 관리자에 전달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품질 검사관들은 문제를 많이 지적할 경우 보복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스피릿 노조가 다수의 결함을 발견한 검사관들이 계약직 근로자로 대체된 것에 대해 회사에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데이브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87 드림라이너 기종의 결함이 발견됐을 때도 스피릿 인수를 통한 외주화 문제 해소 주장을 일축했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를 조사 중인 미 연방항공국(FAA) 마이크 휘태커 국장은 한 인터뷰에서 초기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이 설계가 아닌 제조 과정의 결함이라는 점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지난 몇 년간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아무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직원들과 만난 칼훈 CEO"우리의 실수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제의 시작이 스피릿이든 보잉이든 보잉에 최종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코넬 비어드 국제기계항공노조 스피릿 위치타 공장 지부장은 스피릿이 직원들에게 작업을 너무나도 재촉하는 탓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는 비행기가 전 세계에 있게 됐다고 했다.

 

보잉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추락 사고 이후에도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방치했다. 2018년 사고 직후 미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항공기 조립 공장의 생산 관리자의 메모에는 내 생애 처음으로 보잉 비행기에 내 가족을 태우기 주저된다고 말하게 돼 유감이라는 대목이 있다. 보잉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부품 제작 공정에서 아웃소싱 비중을 배 이상 늘렸다.

 

최근 미국 보잉 737 맥스9 여객기에서 비행중 기체에 큰 구멍이 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일본에서도 보잉 737 항공기 조종석에서 창문 균열이 발견됐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13일 오전 1125분경 일본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을 출발한 도야마행 전일본공수(ANA) 여객기 조종석에서 금이 간 창문이 발견됐다.

 

ANA는 조종석 창문 중 오른쪽 두 번째 창문에 균열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 사실은 이륙 20분 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항공기는 결국 회항이 결정돼 오후 1210분쯤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으로 돌아왔다. 65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부상자는 없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이 여파로 도야마에서 출발해 홋카이도로 가는 ANA 항공편도 결항됐다. ANA는 승객들에게 환승편을 제공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언급했다.

 

ANA는 이 사실을 일본 국토해양 당국에 보고하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737 맥스9 여객기가 이륙 직후 고도 4876미터에 도달한 시점에서 동체 일부와 창문 등이 떨어져 나가면서 이륙 20분 만에 비상착륙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미 연방항공청(FAA)은 보잉에 위임했던 항공기 일부 점검 권한을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기체 제작 과정을 지적하자, 인력을 해고하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