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중국해 '도끼 공격' 中에 "14억원 손해배상하라"…"치료비는 별도 청구"

2024. 7. 9. 05:20국제 [종합]

필리핀, 남중국해 '도끼 공격' "14억원 손해배상하라""치료비는 별도 청구"

 

필리핀, 도끼 든 중국과 남중국해 충돌 평화롭게 분쟁해결수위 조절 / 남중국해 '도끼 공격' 중에 "14억원 손해배상하라" / , 해경과 충돌로 보트 2척 등 손상 "치료비는 별도 청구"

 

2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남중국해 영해를 관할하는 팔라완섬 서부사령부를 찾아 무력이나 협박을 사용하거나 고의로 그 누구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방위에 있어 우리는 모든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필리핀인 본성에 충실하다고 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지난 17일 발생한 중국과의 남중국해 충돌 사건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긴장 수위를 높일 의도가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중국명 런아이) 암초에서 보급 작업을 하던 필리핀 해군을 공격해 필리핀 병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부상자가 여럿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고, 미국도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당일 정례 브리핑에서 필리핀 보급선 1척과 쾌속정 2척 등이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난사군도 런아이 암초 인근 해역에 무단 침입했다중국 해경은 법에 따라 필요한 통제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평화로운 기질을 묵인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필리핀은 누구에게도 위협받거나 억압받지 않을 것이며, 국제법에 따른 자유와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이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중국 해경의 필리핀 해군 공격과 관련해 중국에 1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필리핀 ,  도끼 든 중국과 남중국해 충돌   “ 평화롭게 분쟁해결 ”  수위 조절

AP통신에 따르면 로미오 브라우너 필리핀군 합참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6천만페소(141600만원)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해경이 파괴한 필리핀 해군 보트 두 척 등 재산 피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이 같은 액수를 산정했다며 부상 병사 치료비 등은 추구 별도 요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으로부터 또다시 공격당할 경우 '같은 수준의 무력'으로 방어할 것"이라며 "(중국이) 칼을 쓰면 우리 군도 칼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 해군 보트를 공격했다.

 

마체테(대형 벌목도), 도끼, , 망치 등으로 무장한 중국 해경은 모터보트를 앞세워 비무장 상태의 필리핀군 병사들이 탄 보트를 고속으로 들이받는 등의 방식으로 공격해 필리핀군 병사 1명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됐고 다른 병사도 여럿 다쳤다.

 

필리핀은 마닐라에서 열린 중국 대표단과 회담에서 강력히 항의하며 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배상과 관련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도발로부터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 집행을 한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발생한 충돌 이후 긴장이 고조되자 양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 지역 암초에 대한 보급 작전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필리핀이 자체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고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군이 필리핀에 배치해 미국·필리핀 합동 훈련에 사용한 최신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인 '중거리 화력 체계'(MRC)도 오는 9월 미국으로 철수된다.

 

브라우너 합참의장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군에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의 긴장을 완화하는 조처를 하라고 명령했다""군은 이에 따를 것이며 전행을 피하길 원하지만, 어떤 나라도 필리핀의 영토권을 짓밟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21일에도 루카스 버사민 행정장관이 브리핑을 열어 이번 충돌이 아마도 착오 또는 사고였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무장 공격으로 분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발동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이 우리와 협력하기를 바라고 우리가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면 우리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은 1999년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군도의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제2차 세계대전 때 썼던 상륙함을 좌초시킨 뒤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정기적으로 생필품을 보급하고 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보급선에 물대포를 쏘는 등 저지 작전을 벌이고 있고, 올해 들어 양쪽의 갈등은 현재 자주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