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7. 20:00ㆍ사건 [사고]
양양 헬기 추락 사고 5명 숨져 “소방 신원 확인 중”…비행 80분 만에 추락
"전날 산불 예방 계도 요청, 오전 이륙" 80분 만에 추락 / 초속 15∼20m의 강풍 불자 계도·감시 등 임무 수행 중 사고 / 양양 임차 헬기 추락 시신 5구 수습 / 강원 임차 헬기 총 9대 / 2∼4개 시군이 1∼2대 계약, 내용 제각각 / 한총리 "양양 헬기 추락 사고수습 만전 안전관리 철저" 지시 / 사고 헬기 '2명 탄 줄 알았는데 “5명 숨진 탑승자 정보 누락”
강원 양양에서 추락한 임차 헬기는 최근 동해안 지역 강풍으로 산불이 잇따르자 예방감시 차원의 계도 비행 임무 수행 중 사고가 났다.
27일 강원도산불방지센터 등에 따르면 도내 18개 시군에서 운영 중인 임차 헬기는 모두 9대로 사고가 난 S-58T 기종의 중형 임차 헬기는 속초·고성·양양 등 3개 지자체가 공동임차해 운용 중에 있다. 통상 2∼4개 지자체가 산불조심기간 1∼2대를 공동 임차하는 형태다.
삼척·강릉·동해 2대, 정선·태백·영월·평창 2대, 화천·철원·양양 1대, 원주·횡성 1대, 춘천·홍천·인제 2대 등으로 기종은 각기 다르다. 임차 헬기는 각 지자체와 해당 업체가 계약을 통해 산불 시 초동 진화, 예방감시 차원의 계도 비행 임무를 수행한다.
계도 비행의 횟수는 따로 정하지 않고 지자체와 계약을 통해 포괄적으로 총 비행시간에서 정한다. 봄철·가을철 산불 조심 기간 중의 총 비행시간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그 비행시간 범위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자체에서 산불 발생 시 초동 진화가 주된 임무다. 여기에 산불 우려 시 취약지에서 연기가 나는 것은 아닌지 공중에서 살피는 예방 활동도 총 비행시간에 포함된다.
총 비행시간은 공동임차 운용하는 지자체의 산림 면적에 비례해 정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부담하는 임차 비용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해당 시군에서 번갈아 가면서 1년에 한 번씩 계약하는데, 이날 사고가 난 임차 헬기는 올해 1월 속초시와 1년간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산불방지센터는 전날 오전 11시 29분께 동해안 각 시군에 계도 비행을 요청했다. 이는 최근 동해안 지역에 초당 15∼20m의 강풍이 불어 산불 우려가 커진 것에 따른 조처로 이에 속초시 역시 지난 26일 오후 2시께 사고 헬기 업체에 계도 비행을 요청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27일 오전 바람이 잦아드는 대로 계도 비행에 나서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이날 이륙 당시 사고 지역의 바람은 초속 2∼3m의 남동풍이 약하게 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고 헬기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계도 비행을 위해 계류장을 이륙한 지 1시간 20여 분 만인 오전 10시 50분께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추락했다.
사고 직후 동체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뒤 잿더미 속에서 인명피해 확인에 나선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시신 5구를 수습했다. 그러나 애초 기장 A(71)씨와 정비사 B(54)씨 등 탑승자 2명이 탑승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인명피해가 5명으로 확인되면서 산림 당국도 신원 확인에 나섰다.
산불 계도 비행 전 "2명 탑승" 신고 당국 "이륙 시 점검 어려워"…항공철도사고조사위 "정비 불량·조종사 과실 등 사고원인 조사"
27일 강원 양양에서 임차 헬기의 추락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애초 2명으로 추정된 것과 달리 5명으로 늘어난 데에는 비행계획 신고 시 3명에 대한 정보가 빠졌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기장 A(71)씨는 양양공항출장소에 전화를 걸어 이날 '정시(오전 9시)에 산불 계도 비행에 나서며 탑승자는 2명'이라는 내용을 알렸다.
양양공항출장소는 2분 뒤인 8시 53분께 상급 기관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관제 시스템에 해당 내용을 입력했다.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필수인 비행계획서는 문서가 아닌 유선으로도 통보할 수 있고, 이 같은 비행계획서 제출은 허가 개념보다 신고 개념에 가까워 A씨가 유선으로 통보한 것만으로도 이륙을 위한 요건은 충족됐다.
결국 비행계획서에 탑승 인원이 '2명'으로 표시되면서 속초시는 물론 관계 기관 모두 2명이 사고를 당했다고 추정했으나 사고당시 현장에서는 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A씨를 비롯해 정비사 B(54)씨, 주로 주유를 담당했던 또 다른 정비사 20대 C씨까지는 신원이 파악됐으나 나머지 2명은 여성으로만 확인될 뿐 여전히 정확한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5명이 탑승한 사실은 속초시 설악동에 있는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께 산불방지 공중 계도 및 감시 비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 25∼26일 동해안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산불이 잇따르자 강원도로부터 계도 비행 요청을 받았고, 강풍이 잦아든 이 날 비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계도 비행이란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면 산불위험도와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공중에서 방송으로 산불 위험을 알리고 산불 발견 즉시 초동 진화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안타까운 사고의 이면에 신고 시 '탑승자 정보 누락'이 있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정비 불량 혹은 조종사 과실 등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항공당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이륙할 때 쫓아가서 몇 명이 탑승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비행계획서 제출 시 어떤 경위로 잘못 제출한 것인지는 사조위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방 당국은 사고 직후 동체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이후 잿더미 속에서 인명피해 확인에 나섰고 현재까지 시신 5구가 수습되면서 당초 기장 A씨(71)와 정비사 B씨(54) 2명이 탑승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인명피해가 5명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산림 당국도 추가 신원 확인에 나섰다.
현장에는 A씨 등 외에도 20대 C씨 및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5명이 탑승한 사실은 헬기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S-58T 기종 중형 임차 헬기가 추락했다. 헬기는 추락 현장에서 산산조각이 나 대부분 불에 탔고 소방 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였다.
추락한 헬기는 속초·고성·양양이 공동으로 임차해 운용 중인 헬기로 이날 공중에서 산불 취약지 예방 활동을 위한 산불 계도 비행 중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강원도 양양군에서 산불 진화용 헬기가 추락한 사고와 관련,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가족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산림청과 지자체에 지시했다.
한 총리는 또 "겨울철 산불 예방 활동을 실시하면서 민간 임대를 포함해서 헬기 사용 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풍 등 기상 변화를 세심히 파악해 운행에 만전을 기하고, 탑승자들이 안전 수칙을 제대로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 다시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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