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현직 경찰 간부 아버지 … 증거인멸·유착 속속 드러나

2026. 7. 7. 22:10사건 [사고]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현직 경찰 간부 아버지  증거인멸·유착 속속 드러나

 

경찰도 "보완수사권 인정해야" 자조섞인 목소리국회 형소법 개정 논의 주목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현직 경찰 간부 아버지와 수사팀의 유착 의혹이 드러나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의 증거인멸과 유착, 제식구 감싸기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의 주요 수단인 보완수사권을 이대로 없애도 되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장윤기 원룸에 있던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장윤기 부친인 장모 경감이 리얼돌을 가져간 것을 확인한 검찰은 장 경감의 주거지와 차량,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장 경감이 장윤기 원룸에서 리얼돌과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와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 증거인멸·유착 속속 드러나검찰 "보완수사 없었다면 암장"

검찰은 목 부위 등이 비정상적으로 훼손된 리얼돌을 근거로 장윤기에게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강간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를 경찰이 확보하지 못하고 장 경감이 폐기한 것이다. 경찰은 리얼돌에 묻어 있는 DNA를 채취해 감식 보고서를 받았다고 했지만, 사건 송치 당시 해당 보고서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수사팀이 장 경감과 구속된 장윤기가 전화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장 경감에게 장윤기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등 유착 의혹도 드러났다.

 

수사팀장은 장 경감에게 구속영장·압수수색 영장 청구 계획과 장윤기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사실도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고 장윤기 차량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결박에 쓰이는 케이블 타이를 발견하고도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았다.

 

경찰 내부도 곤혹스러운 분위기 보완수사권은 있어야 한다는 여론도

장윤기 수사 초기 경찰에서는 '아버지가 경찰관이란 걸 함구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검찰은 경찰 내부에서 이번 사태가 보완수사 필요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보고 있다.

 

검찰이 보완수사 없이 경찰이 수사한 기록만 검토했다면 장 경감과 수사팀의 유착 의혹을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이다.

 

한 일선 검사는 "검찰 보완수사 없이 다른 방법으로 장윤기 사건이 밝혀질 수 있는지 다른 좋은 방법이 있으면 제시해줬으면 좋겠다""아무리 완벽하게 수사해도 사람 일이라 빠진 게 있을 수밖에 없어 이를 교차검증하는 게 보완수사"라고 말했다. 공개적인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의 아버지가 지난해까지 장윤기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서에서 근무했다는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경찰은 수사 초기에 장윤기 아버지가 경찰인 걸 알고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를 하지 않았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5월 고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를 검거하고 검찰 송치까지 1차 수사를 진행했다. 장윤기의 성범죄 관련 핵심 증거인 '리얼돌'들을 폐기한 현직 경찰, 아버지 장 모 경감의 직전 소속이 광산경찰서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 경감은 지난해 3월까지 이곳 광산경찰서 지구대 소속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 경감은 현재 광주 시내의 다른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부터 휴직을 신청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산경찰서는 지난 55일 오전 장윤기를 체포한 뒤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직업이 경찰관"이라는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장윤기의 주거지가 광주인 사실을 알고도 아버지 직업에 대한 질문 외에 추가적인 질의와 조사를 안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 경감은 장윤기의 범행 사흘 만에 사람 형상의 리얼돌 등 증거를 없앴지만, 경찰은 이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겁니다.

 

이에 대해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SBS 측에 "장 경감과 무관하게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리얼돌을 실물로 압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장윤기 아버지가 경찰인 걸 알고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난달 4일 늦은 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거리. 공부를 마치고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집까지 걸어가던 고등학교 2학년 이채원(17)양의 뒤로 한 남자가 따라붙었다. 15분간 채원양을 미행하던 장윤기(23)는 그를 납치하려다 실패하자, 미리 준비한 칼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지난달 4일 늦은 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거리. 공부를 마치고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집까지 걸어가던 고등학교 2학년 이채원(17)양의 뒤로 한 남자가 따라붙었다. 15분간 채원양을 미행하던 장윤기(23)는 그를 납치하려다 실패하자, 미리 준비한 칼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는 태연하게 무인 빨래방에서 피 묻은 옷을 세탁하고, 전자담배를 충전했다. 경찰에 붙잡혀서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했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경찰이 지난 달 검찰에 장윤기를 송치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형법상 일반 살인등이었다.

 

처음 이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따라 붙었던 말들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그저 우발적 살인으로 볼 수 있을까?

 

묻지마 범죄’“사이코패스의 소행수사가 진행될수록,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

그러나 수사가 진행될수록, 장윤기를 둘러싼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둘 드러났다. 사건 당일 주거지에서 여러 조각으로 훼손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이 발견된 것, 여고생 살해 이틀 전 직장 동료인 20대 여성 A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목을 조르고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한 것, 이후 A씨를 살해하려고 흉기를 구매해 찾아다닌 사실 등이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 2, 이 사건이 단순 살인이 아닌 납치와 성폭행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피해자를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고, A씨에게 저지른 성폭행 수법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은 이같이 판단했다.

 

스토킹 범죄, 교제 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이 사건은 절대 묻지마 범죄분노 범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관은 이 사건이 최근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들과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남양주에서 애인을 살해한 김훈, 2022년 신당역에서 직장 동료를 살해한 전주환 등 사건은 달라도 가해자들의 심리나 행동이 닮아있다.

 

특히 스토킹 살인범이 반복적으로 보이는 살인 리허설행동 3가지를 제시했다. 장윤기의 범행에서도 그 행동이 나타났다. 그것은 무엇일까? 응급구조사가 되고 싶었던 채원양의 소중한 꿈을 앗아간 이 사건을 포함해, 스토킹 범죄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장윤기는 A씨를 살해하려고 30시간 집주변을 배회 처음엔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다.

이 사건, 처음엔 묻지마 범죄로 알려졌지만 묻지마 범죄 아닙니다. 묻지마 범죄는 범행을 개인적인 일로 축소해버려요. 가해자가 미친 사람이었고, 피해자는 운이 없었다는 프레임을 씌우죠.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찰은 이 사건을 분노 범죄로 규정했는데 그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억울한 일, 부당한 일에 희생됐을 때 분노가 인다고 하거든요.

 

장윤기는 직장 동료였던 또 다른 여성 피해자 A씨를 2024년부터 스토킹했고, 여고생을 살해하기 이틀 전 A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13시간 동안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윤기는 A씨를 살해하고 싶어서 30시간을 A씨 집주변을 배회하며 찾아다녔지만 못 만났다. 여성 혐오 범죄의 양상 중에, 자신이 노리는 대상자를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공격하지 못했을 때, 다른 여성을 공격하려는 패턴이 있다. 이것을 피해자의 대체 가능성이라고 얘기하는데, 그 집단에 속한, 즉 여성이라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했다.

 

"보완수사권 없이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김호중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사법연수원 48)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보완수사권 없이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는 글을 올리고 성범죄 사건에서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김 검사는 "경찰이 허위로 수사를 했을 경우 보완수사권 없는 검사가 경찰의 허위수사를 알아챌 방법이 있나"라며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억울한 피의자, 피해자가 양산될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여권이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지 않는 것을 두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데 불리한 사건이라 침묵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 국면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 및 유착 의혹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전날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도 "명운을 걸겠다"며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은 형사팀장의 증거인멸 혐의가 포착되자 감찰을 즉각 수사로 전환하고, 전날 경찰청 수사인권담당관을 팀장으로 하는 27명 규모의 특별수사팀도 꾸렸다.

 

하지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에 보니 확신이 생겼다. 보완수사권은 있어야 한다. 보완수사권은 인정해야 한다" 등 일선 경찰관들의 글도 올라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