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견제 기대하며 한국에 원잠 추진 길 터줘 … 한·중회담선 서해공정 공전

2025. 11. 27. 20:15정상 [회담]

"미국, 중국견제 기대하며 한국에 원잠 추진 길 터줘  ·중회담선 서해공정 공전

 

·중 정상, 서해공정은 '원론 수준' / '서해 불법 구조물' 거론됐지만 실질 논의는 없어 / 미국엔 동조, 중국엔 립서비스 양측 신뢰 잃은 외교 / ·미 회담서 핵잠 공개 언급· ·중회담선 서해공정 공전 / 순서 뒤바뀐 '이재명표 실용외교' / ·미 회담서 핵잠 의제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개발을 승인한 배경에는 미국의 동맹관계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인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사단법인 플라자프로젝트 이사장은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전재성 서울대 교수, 이동민 한반도전략분석연구소(PISA) 사무국장 등 플라자프로젝트 회원들과 함께 7(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한국 언론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트럼프는 동맹을 무조건 경시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신뢰가 있으면 동맹 역시 최상으로 무장하게 해준다는 방향 같다며 그러면서 미국의 다른 최신 무기도 우리가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 회담서 중국은 비확산 견제 서해공정은 원론만 협상력 흔들 서해공정, 남중국해처럼 속도전으로 기정사실화 한국, 장기적 전략카드와 단기 위협 맞바꿔

트럼프, 장기 프로젝트 핵잠 연료 공급미국 조선업 재활성화 프레임 전환 중국,'비확산 원칙' 명분 내세워 서해공정, 정상회담서 형식적 언급만 한국인식과 온도차" "미국, 중국견제 기대하며 한국에 원잠 추진 길 터줘 이재명 대통령, 원자력추진잠수함 연료 공급 문제 공개 의제화 핵잠은 10년 이상 소요되는 핵잠 공제 의제화-후 서해공정 문제 제기 '순서 오류'의 비용 장기 카드와 단기 위협의 교환 좁아진 전략적 여유 최적 해법과 정반대로 간 순서 협상 전략의 균형 무너뜨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한의 NPT 탈퇴와 사찰 회피에 침묵했던 중국이 한국의 핵잠 보유 추진을 문제 삼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떨어지므로 중국은 표면상 강한 반발은 자제할 것"이라며 "사실 말이 핵잠일 뿐 핵무기를 탑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핵잠 도입은 중국 해군의 작전반경을 상쇄하는 변수라는 점에서 중국은 이를 외교 카드로 지속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결국 한국 외교의 전략적 여유는 좁아질 수밖에 없으며 동맹 중심 외교 노선의 틀 안에서 대외 메시지를 일관되게 조율하는 일이 지금으로선 유일한 해법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셰셰 외교' 논란속 중국-일본간 갈등 고조 속에 정부가 '동북아 3' 표기 순서 '한중일'로 통일"방침을 내놓면서" 발표 시점 논란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첫 정상회담에서 한중 통화 스와프를 비롯해 경제·문화·범죄 대응 분야에서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한중 관계 복원의 서막을 열었다.

 

하지만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사실상 인공섬인 불법 구조물을 건설하며 이른바 '서해공정'을 벌이고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원론적인 합의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종료 후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와 서해 구조물, 한한령 해제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 나가자,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만 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종료 후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와 서해 구조물, 한한령 해제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 나가자,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만 답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한중 회담을 불과 사흘 앞두고 핵(원자력)추진 잠수함 연료 공급 문제를 '공개 의제'로 꺼낸 것이 외교·국방적 국가 이익을 놓고 봤을 때 순서상 실책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핵잠) 연료 공급 의제'를 공개적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정부가 동북아 3국의 공식 표기를 '한중일'로 다시 통일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가 전통적 우방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일중' 표기를 병행하던 기조를 중단하고, 중국을 일본보다 앞에 두던 기존 관행으로 복원했다. 정부는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기'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리며 외교적 메시지 논란이 제기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북아 3국 표기를 한중일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기로 통일해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의 표기 혼용으로 '어느 나라와 더 가깝나' 하는 등의 소모적 논쟁이 이어졌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한화오션 문제에 대해서도 생산적인 논의가 있었고, 미중 무역 분쟁과 연계된 만큼, 미중 간 문제가 풀리면 한화오션 문제도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서해 문제와 한한령도 다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정상 간 대화에 대해서는 세세한 소개나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상견례 수준에 그친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해 구조물 문제를 둘러싼 구조적 제약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중 간 해양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업 활동만 허용되는 잠정조치수역(PMZ) 내 인공 구조물 설치는 애초에 협정 위반 소지가 있었다.

 

중국은 해당 시설을 '연어 양식장'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헬기 착륙장과 관리시설을 갖춘 복합 구조물로 변모했으며 최근에는 인력이 상주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익명을 요청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단순 어업 목적이 아니라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남중국해 인공섬 사례처럼 '민간시설'을 내세운 회색지대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구조물에 대한 한국의 공동조사와 검증 요청에도 조사선을 차단하고 대치 상황을 유발하는 등 협력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 단계에서 실질적 해결은 어렵다"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우려를 공식 제기한 것은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향후 실무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할 수 있고, 이 잠수함들이 한반도 동해와 서해를 순찰·방어해 미군의 작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핵연료 이전이 이뤄지면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순찰·감시 역량이 크게 강화돼 미군의 작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논리였다. 동시에 이는 한국이 사실상 무제한 잠항할 수 있는 핵잠을 보유한다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의 잠수함을 추적함으로써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기여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대통령실은 당일 언론 공지를 통해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북쪽, 중국 방향의 우리 해역 인근에서 출몰하는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술적으로 대중 견제 동참 의중을 시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엄밀히 따지면 핵잠 연료인 농축우라늄 공급을 요청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민수 협력만을 허용하는 현행 한미원자력협력협정(123 협정) 조기 개정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되, 핵잠 자체는 국내 기술로 건조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핵잠 연료에서 미국 내 핵잠 건조로 프레임을 미국 산업 활성화 중심으로 순식간에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잠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핵잠을 바로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한화오션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중국은 자국이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핵 비확산 의무라는 원칙론을 내세웠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촉진하는 일을 하지 그 반대를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방어적 국방 정책과 선린 우호의 외교 정책을 수행하며, 시종일관 지역 평화와 안녕을 수호하는 튼튼한 기둥이었다"고 강조했다.

 

이틀 뒤 한중 정상회담은 한중 관계 복원의 형식은 갖췄지만, 한국의 핵심 이익에 직결된 서해 구조물 문제는 원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형식의 복원''현안의 진전' 사이에 여전히 괴리가 남았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와 서해 구조물, 한한령 해제 문제 등에 대한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 나가자,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좋은 논의가 있었다"면서 두 정상 간 대화에 대해서는 세세한 소개나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비공개 회담에 배석했던 인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핵잠 도입은 우리가 처한 분단 상황에서 방어권 차원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취지를 시 주석에게 직접 설명했고, 시 주석은 "유의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중국 외교에서 이러한 답변은 상대방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거부하지 않지만 수용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상 '무응답형 거절'을 뜻한다.

 

첫 한중 정상회담이라는 현실론을 감안해도, () 한미 트랙에서 핵잠을 공개 의제로 올리고 후() 한중 트랙에서 서해공정에 대해 정상 차원의 원론적 합의조차 이르지 못한 '순서 오류'의 비용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핵잠 이슈는 미 의회·행정부 내 비확산 공론과 산업·예산 변수, 동맹 내 역할 조정까지 얽힌 복합 의제다. 비공개 트랙에서 정책적 조율을 선행한 뒤 공개 메시지는 최소화하는 것이 외교의 정석이다.

 

그런데 '연료 공급' 의제가 올라오면서 논점은 단숨에 공개 영역으로 이동했고, 당장 다음 날 미국 측의 '미국 내 건조' 프레이밍이 겹치며 협상 축이 연료에서 핵잠 건조와 미국 내 산업 활성화로 선회했다.

 

이에 대해 과거 중국에서 근무한 전직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관세협상이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 대통령이 핵잠 이슈를 성과 보완용 카드로 꺼내 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관세와 안보에 대한 합의문이 나와야 할 때에 이제야 양해각서(MOU)나 팩트시트를 준비하겠다는 것인가. 결과적으로 핵연료 공개 의제화는 외교적 초점을 흐리고 협상 구도를 뒤틀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직 안보 관료는 "이 대통령은 핵잠 문제를 굳이 공개 석상에서 언급할 필요는 없었다. 핵잠 도입 취지가 대중 견제 목적임을 피력한다면 비공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그 발언은 중국을 미리 자극한 것은 물론, 사흘 뒤 한중 정상회담에서 협상 여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선택은 임박한 위협을 먼 미래의 카드와 맞바꾼 셈이라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핵잠은 설계·원자로 인증·시험평가·전력화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

 

반면 서해공정은 남중국해 전례에서 나타나듯 2~3년 안에 기정사실이 될 수 있는 '속도전'이다. , 핵잠이라는 장기 전략카드를 공개적으로 끌어 올림으로써 서해공정이라는 임박한 위협을 다룰 외교적 자원을 스스로 제약한 양상이 됐다.

 

한중 정상회담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의 공개 언급은 중국에 협상 주도권을 내준 채 서해공정 문제를 원론 수준에 묶어두는 '비대칭적 구도'를 낳았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사례는 핵잠 보유라는 한국의 숙원 과제가 또다시 좌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한국의 핵잠 도입 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의 회고에 따르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핵잠 도입을 거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 대만 필요하냐, 두 대를 사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와 의회가 비확산 원칙과 군용 핵연료 이전 금지 조항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한국의 숙원 과제는 실현되지 못했다. 이는 핵잠 보유는 행정부 의사만으로 추진이 어렵고, 이번 '핵연료 승인'도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 사례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정책적 순서만 놓고 봐도 최적 해법은 반대였다고 지적한다. 핵잠 문제를 비공개 채널에서 기술적·법적 제약과 제도적 절차를 먼저 정비하고, 공개 메시지는 최소화하는 것이 외교 관행에 부합한다는 의미다.

 

한미 원자력협정의 조기 개정 가능성, 별도 협정 체결 여부, 연료 농축도와 사찰, 예산 및 산업 분담 구조 등은 사전에 조율해야 하는 항목이었다.

 

이어 "미국은 모든 지역을 방어할 수는 없고 본토와 서반구 위주로 방어하겠다는 게 국방전략의 큰 골격"이라며 "그렇게 하면 서태평양을 일본에 다 맡길 수는 없으니까 한국이 중요해지고 한국을 무장시켜야 한다는 그림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이 국방 전략의 중점을 인도태평양에서 자국 본토 및 서반구 방위로 전환함에 따라, 중국 견제 부담을 동맹국이 분담하길 기대하는 기류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맥락 속에서 미국이 비확산 원칙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한국의 원잠 추진에 우호적 태도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핵 문제와 관련해 생각보다 미국의 저항이 많이 약해졌다. 옛날에는 핵 비확산 체제 이야기만 나오면 지켜야 한다는 기조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주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말하는 것과 미국에서 기대하는 것 간에 괴리가 존재한다. 미국의 안보 라인은 한국이 원잠을 갖는 것에 상응해 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전선에 참여하고 그런 입장을 표명해주기를 강하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임 정부 이전까지는 '한중일' 표기가 일반적으로 사용돼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9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정부는 동북아 3국을 '한일중' 순서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전통적 우방 관계를 고려하면 '한중일'보다는 '한일중', '북미'보다 '미북'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번 복원 결정이 단순한 표기 통일을 넘어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실용과 상생의 길로 다시 함께 나아가게 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관련 내용이 담긴 한미 관세·안보 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하면서도 "중국과 꾸준한 대화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대중국 외교를 두고 공방이 지속돼 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된 중국 구조물을 두고 "대한민국 해양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자 해양 권익에 대한 침탈"이라고 비판하며, 이 대통령을 향해 "아직도 중국에는 '셰셰(謝謝·고맙습니다)인가"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유세 당시 "중국에도 셰셰하고 대만에도 셰셰했는데 틀린 말을 한 것이냐"면서 친중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를 비판하며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주장했다.

 

표기 복원이 외교 정책 변화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발표 시점이 미묘하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흐름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가 의도와 무관하게 대외 메시지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서해공정의 본질을 '내해화' 시도임을 고려할 때, 불법 구조물이 단기간 기정사실화할 위험도 거론된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2~3년 만에 대규모 인공섬을 전략 거점화한 전례가 있는 만큼, 서해에서도 단기간에 유사한 패턴 반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전직 외교관은 "서해 인공섬 문제에 대해 정상 간 실질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좋은 논의가 있었다'고만 반복하며 구체적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상회담 성과가 제한적임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 기조는 지속적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는 미국 중심 세계질서 재편에 동조하는가 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선 중국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내놓아 결국 양측 모두에서 신뢰를 잃은 '회색지대 외교'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는 국제법과 한중 어업협정의 절차에 따라 '사실 확인-공동조사-재발 방지' 순으로 명시하고, '국민적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정상급 메시지로 전달했다면 협상력을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비공개 조율 부족'이 협상 전략의 균형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특히 핵잠용 연료 이전 문제는 긴 협상 과정을 수반하는 일이다. 학계에서는 핵잠 연료 이전은 한미 원자력협정 조기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주장과 별도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해석이 갈리고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은 비핵국가에 대한 군용 핵연료 이전을 금지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모델(INFCIRC-153) 14항은 해군 함정 추진용 비폭발성 핵물질을 예외로 규정한다.

 

미국·영국이 20219월 비핵국가인 호주와 '오커스(AUKUS) 협정'을 체결하고 핵잠을 공급하기로 한 것은 NPT의 허점을 활용한 최초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협정이 체결된 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호주는 핵잠 인도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 협정 체결 이후 실제 기술 이전과 연료 공급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 전 경제부총리는 "미국이 보기에 한미관계가 업그레이드가 된 상태라서 원자력 잠수함을 승인해주지 않았나 싶다. 미중 간에 전개가 달라지고 있고, 우리가 능력이 되고, 이제는 한미동맹이 다른 수준에 올라섰기 때문에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과거와 달리 한미 경제동맹에 대한 평가가 높고, 미국은 우리를 필수 동맹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반도체와 조선, 핵심광물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고, 자급자족의 공급망을 만들어야 해서 한국에 대한 평가가 높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강경 트럼프 지지층을 의미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세력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주변화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패권을 포기하는 건 아니고 미중관계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서 경제, 기술, 군사 분야에서 투자하고 조용히 은밀하게 힘을 기르는 시간을 갖는 걸 목표로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날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고, 중국국제항공·중국남방항공·중국동방항공 등 3대 항공사는 일본행 항공권 취소·변경을 무료로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쓰촨항공·하이난항공도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 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인의 방일 소비액은 17265억 엔으로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 중국인 관광객 수는 748만 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를 넘어섰다.

 

과거에도 중·일 간 외교 충돌은 교류에 직접 타격을 줬다. 20109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한 이후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 자제를 요청했고, 이듬해 중국인 방일객 수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2012년 센카쿠 영유권 분쟁 당시에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 예약 취소가 잇따라 한 달간 중국발 방일객 수가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이 과거 미국을 상대로 사용했던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일본에 적용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