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원 뜻 겸허하게 인정" 불복할 생각 없다…천하람도 승복

2023. 3. 10. 10:09정치 [국회]

안철수 "당원 뜻 겸허하게 인정" 불복할 생각 없다천하람도 승복

 

 

┃윤 대통령의 “적” 공격에 무너져 / 안 “당원 선택 겸허히 수용” / 안철수 경쟁 뒤로 하고 원팀 돼야 / ‘23%’ 안철수 당내 입지 축소, 대권 계획도 차질 / "총선 앞두고 원팀이 중요" 천하람도 승복 / 安 "치열했던 경쟁 뒤로 하고 원팀 돼야" 승복 의사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후보는 23.37%의 저조한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후보(52.9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선거 기간 친윤과 비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 여당 대표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 차기 대선을 노리려던 계획에도 사실상 차질을 빚게 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경쟁자들이 전당대회가 끝난 후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각 2, 3등을 기록한 안철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하나 된 국민의힘'을 강조했다. 반면, 황교안 전 대표는 경선 조작설을 제기하며 불복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전당대회는 끝났다. 높은 투표율과 결과로 당원들의 뜻을 알 수 있었다""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승복 의사를 밝혔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당대표선거에서 득표율 23.37%를 기록해 김 대표(52.93%)에게 완패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를 주장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로부터 날 선 비판을 받으며 취약한 당 내부 기반 확보마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전 대표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며 울산 땅 투기 의혹 관련 김 대표의 후보직 사퇴를 주장했으나 당원 100% 투표로 이뤄진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받아들이며 재기를 노리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기간 저에게 보내 주신 따뜻한 조언과 냉철한 비판의 말씀을 모두 소중하게 새기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 의원은 "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저를 끝까지 지지해 준 분들에게는 감사와 함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도 꺾이지 않고 더 단단해지겠다"고 다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 하고 이제 원팀이 돼야 한다""새로운 김기현 지도부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저 역시 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안 의원은 오는 10일 전당대회 캠프 해단식을 열고 실무진과 지지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안철수 "당원 뜻 겸허하게 인정"후 새 지도부 응원"황교안 "경선 조작" "실시간 투표인 수 급증 경선 투표 조작 비판" 경쟁자들이 전당대회가 끝난 후 각기 다른 행보


 

천하람 "지치지 말고 함께 가자" 지지자들에 당부하며 천 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기적 같은 한 달이었다. 현장마다 뜨겁게 맞아 주시는 국민이 계셨다. 덕분에 정치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됐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원외 당협위원장에다 국민의힘의 험지 중 험지로 꼽히는 호남에서 활동하는 천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14.98%라는 두 자릿수 득표율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 위원장은 "누군가는 권력에 기생해서 한 시절 감투를 얻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부끄럽지 않기 위해 비겁하지 않았고, 비겁하지 않았기에 국민을 닮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천 위원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계속 지치지 말고 함께 가기를 청한다""여러분과 함께 보수의 황금기를 열어내고 싶다. 국민께 아낌없이 사랑을 받는 보수정당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천 위원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이후) 개혁성향의 당원들이 탈당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저를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낙선으로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국민의힘에 남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페이스북 글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천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당원들이 탈당하는 것은 좋지 않다""원팀이 중요하고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불복하거나 원팀에 해가 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황 전 대표 측은 전당대회 투표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황 전 대표의 유튜브채널 '황교안 TV'에는 '국민의힘 경선 투표 조작 빼박 증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됐다.

 

황 전 대표 측 인사는 이 영상에서 지난 4~7일 진행된 전당대회 투표 참관 결과, 일부 시간에 5초마다 집계되는 실시간 투표인 수가 40, 50, 60명 등 10배수로 늘어나는 현상을 발견했다며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김 대표와 더불어 일찌감치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 내에서 안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의원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실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주도한 나경원 전 의원 눌러 앉히기 이후 여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올라섰지만 잠시뿐이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발언, 색깔론 공세 등에 안 후보 지지율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선거 막판 안 후보는 다시 대통령실과 윤핵관에 대해 날을 세우는 자세로 전환했지만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경향신문 보도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의 김 후보 선거운동 지원 의혹이 제기되자 안 후보 측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투표 종료일인 전날 황교안 후보와 공동으로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중도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안 후보가 여당 안에서도 가장 오른쪽인 황 후보와 손을 잡은 셈이다.

 

안 후보는 전날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의 선거 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선거 결과 승복 여부는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 김기현 대표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정계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번 선거 과정에서 안 후보의 잦은 창당·탈당 이력이 논란이 됐고 안 후보가 당에 뼈를 묻겠다고 밝힌 만큼 제3정당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반박도 적지 않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를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당의 화합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돌풍을 예고했던 천하람 후보는 14.98%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천 후보의 초반 급부상에는 이준석 전 대표가 지원한 힘이 컸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반감을 뛰어넘지 못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30대인 천 후보에게는 기회가 남아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개혁보수 성향 청년 정치인으로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이 전 대표는 천 후보를 비롯해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 이른바 천아용인의 지도부 입성으로 정치적 재기를 노렸으나 완전히 실패했다.

 

황교안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8.72%)4등에 머물렀다.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김 후보에 대한 강한 사퇴 요구가 반감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K-보팅' 시스템을 이용한 모바일 및 ARS 방식으로 치러졌다. 황 전 대표는 2020년 총선 이후에도 부정선거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8.72%를 얻어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