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의 ‘참사’ 153명 사망…유럽출장서 귀국 사고 현장 찾은 오세훈 시장

2022. 10. 30. 20:25사건 [사고]

이태원 핼러윈의 참사’ 153명 사망유럽출장서 귀국 사고 현장 찾은 오세훈 시장

 

 

정부 매뉴얼 무용지물, 안전요원도 없었다 / 귀국 후 이태원 사고 현장 찾은 오세훈 시장 / "장례 절차에 만전 부상자 치료에 불편함 없게 할 것" / 대형 참사 이어지자 작년 '지역축제 매뉴얼' 배포 / "행사 주최자 없이 자발적 모여 대응 한계" / 안전 요원 배치도 없어 / 지자체 부실 대응 도마 / 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 수만명 운집 / 좁은 골목서 뒤엉켜 여성 피해 커 / 경찰, 원인규명 수사 착수

 

유럽 출장에 나섰던 오 시장은 이태원 사고 소식에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하루 서둘러 이날 오후 귀국했다. 오 시장은 전날 오후 920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을 떠난 지 약 11시간 만인 30일 오후 437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했다.

 

오 시장은 검은 정장 차림에 굳은 표정으로 "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이번에 유명을 달리한 분들과 부상한 분들께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수습이 굉장히 중요하다""장례 절차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다치신 분들의 치료와 회복에 조금도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사고를 당한 분들이 대부분 젊은 분들이라 더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에 자제분들을 잃으신 부모님들의 참담한 심정을 뭐라 위로할지 모르겠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서울시 책임론이 불거진다는 질문에는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한 게 아니라 경과를 파악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약 4분간 질의응답을 마친 뒤 차를 타고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출발했다. 현장에서 사고 대응 현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귀국 후 즉각 사고 현장으로 발길을 옮겨 현장을 살펴본 오 시장은 "사상자분들의 가족, 친지, 지인분들 특히 아들과 딸을 잃은 분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시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 장례 절차부터 챙기겠다" "사후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해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을 발간했다. 매뉴얼에선 순간 최대 1,000명 이상 참가가 예상되는 지역축제 개최자는 축제 30일 전에 지방자치단체 등에 안전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권고했다. 지자체는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지역안전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계획을 심의하고 검토해야 한다. 매뉴얼은 행안부가 과거 압사 사고 사례를 분석해 여러 차례 개선한 내용이다.

 

매뉴얼에 따르면 축제가 열리면 안전요원을 우선 배치하고, 지역축제 행사장 내 종합안내소를 운영해야 한다. 경찰은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행사장 주변지역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해 소방 구조·구급요원 및 소방차량을 현장에 대기시켜야 한다. 축제가 끝나면 안전관리 요원을 재배치해 관객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매뉴얼은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용산구와 경찰, 소방 등에서 행사를 앞두고 안전대책을 점검했지만, 안전요원 배치 미비 등 현장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지자체에선 이번 행사가 특정단체나 지자체가 주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외국인이 많이 밀집한 이태원 일대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매년 핼러윈 축제를 전후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혼란이 예고됐다. 용산구도 이를 인지해 사고 발생 이틀 전인 27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해 안전사고 예방과 거리 청결 대책 등을 논의했지만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주최가 명확하지 않고, 시민들이 특정 날짜와 장소에 대규모 인파가 모이면서 발생했다사전에 매뉴얼 적용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1992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아이돌그룹 '뉴키즈 온더 블록' 내한 공연 도중 압사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고, 2005년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가요콘서트에서도 압사 사고로 11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다쳤다. 행안부는 전국에서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매뉴얼을 마련해 지자체 등에 배포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오세훈 시장, 유럽출장서 귀국 "수습에 최선"주최자 없는 '이태원 핼러윈' 사망 153 사망자 중 여성 97, 외국인 20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30일 오후 430분 기준 153명이 숨지고 103명이 다쳐 모두 25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 2시께 59명으로 파악됐다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상당수가 숨지면서 오전 9시 기준 151명으로 급증했다. 이후에도 중상자 중 2명이 치료를 받다가 사망해 153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153명 중 97명은 여성, 56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4m 정도의 좁은 길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뒤엉켜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아 버티는 힘이 약한 여성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사망자는 12개국 20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은 중국·이란(각각 4러시아(3미국·프랑스·베트남·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카자흐스탄·스리랑카·태국·오스트리아(각각 1) 등이다.

 

이날 오전 사망자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친 경찰은 오후 3시까지 141명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사망자는 일산동국대병원(20), 평택제일장례식장(7), 이대목동병원(7), 성빈센트병원(7), 강동경희대병원(6), 보라매병원(6), 삼육서울병원(6), 성남중앙병원(6), 순천향대병원(6), 한림대성심병원(6) 등 서울·경기 지역 36개 병원에 나뉘어 시신이 안치됐다.

 

한남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실종자 접수처엔 이날 오후 3시 현재 3757(중복 포함)이 신고됐다.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옆 경사진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경사진 좁은 골목서 뒤엉키면서 인명피해 커

 

이태원 일대에서는 3년만에 맞은 '노마스크 핼러윈'을 앞두고 주말인 이날 밤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모이면서 골목마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행인이 가득 찼고, 한순간에 대열이 산사태처럼 무너지면서 참사가 났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는 "10시 넘어 해밀톤 호텔 옆 좁은 길에서 누군가가 넘어졌고,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였다"고 전했다.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뒤엉키면서 사상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인파로 가득 찬 골목에 구급 차량과 인력이 진입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구호가 늦어졌고, 그사이 인명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정부, 사고수습에 총력 대형 참사 발생에 정부는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이보다 앞서 오후 1113분에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350분부터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임시 버스 2대를 운영했다. 평소 주말 첫차보다 약 40분 이른 시각인 오전 5시부터 지하철 6호선 상·하행에 1대씩 임시 열차 2대를 투입해 시민의 귀가를 도왔다.

 

서울·경기 내 모든 재난거점병원인 14개 병원과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DMAT), 응급의료지원센터도 모두 출동해 응급 치료를 맡았다.

 

현장에서는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이 도착해 수습 작업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1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오전 950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신속한 사고 수습을 약속했다.

 

유럽 출장 중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네덜란드에서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한 오 시장은 오후 540분께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 현황을 보고받고 상황을 점검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전담 수사본부를 구성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사고 원인 규명에 본격 나섰다. 서울경찰청 소속 475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사상자 신원 확인을 위해 과학수사관리관 20명으로 구성된 과학수사 긴급대응팀을 편성하는 한편 과학수사요원 100명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이 상당 부분 수습됨에 따라 본격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도 나섰다. 경찰은 해밀톤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과 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현장 동영상을 대거 확보해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사고 경위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추후 관할 지자체의 관리 부실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순간적으로 몰렸다거나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이 나왔다.

 

이런 추정을 뒷받침할 근거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참사와 관련한 마약 신고 역시 접수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