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12년 만에 가동한 ‘신한울 1호기…핵심설비 국산화 이룬 차세대한국형 원전

2022. 12. 14. 14:41애너지 [종합]

착공 12년 만에 가동한 신한울 1호기핵심설비 국산화 이룬 차세대한국형 원전

 

 

'대한민국 27번째 원전' 신한울 1호기 12년만에 본격 가동 / 전력안정화·수출 신화 견인 / "에너지·무역 안보에 기여 / 원전 생태계 재도약 발판" / 지난 7일부터 본격 가동 시작 / 공정률 99% 신한울 2호기 내년 9월 준공 목표 / 핵심설비 국산화해 기술자립 이룬 차세대한국형 원전

 

대한민국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가 2010년 첫 삽을 뜬 지 12년 만에 준공식을 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고목리 신한울 1호기 부지에서 지역 주민과 국내외 원전 산업 관계자를 초청해 신한울 1호기 준공식을 개최했다.

 

신한울 1호기는 핵심 설비를 국산화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차세대한국형 원전'(ARP1400)이다. 애초 2017년 준공 후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경주 지진에 따른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의 이유로 가동·준공 일정이 지연돼왔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에 따라 신한울 1호기는 지난 7일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신한울 1호기는 에너지·무역 안보에 기여하고, 한국형 원전 수출 활성화로 원전 생태계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예상 발전량은 1424GWh(기가와트시), 지난해 경북 전력 소비량(44258GWh) 4분의 1에 달한다. 동계 전력 예비율을 1.6%포인트(p) 상승(11.713.3%)시켜 겨울철 전력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또 연간 최대 140t()이 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체해 에너지 연료의 대부분(93%)을 수입에 의존해 발생하는 에너지 무역적자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차세대 한국형 원전인 APR1400 노형이 적용된 신한울 1호기는 그간 미자립 영역으로 남아있던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의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한 최초의 원전이다.

 

이에 따라 향후 체코 등으로 수출될 한국형 원전의 대표 모델로서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인 '2030년까지 10기 원전 수출'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울 1호기는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APR 1400은 한수원고유 기술로 만든 원전으로 기존 원전에 비해 전력 생산량은 40% 많고 설계수명은 20년 늘어난 60년이다. 내진 성능도 개선됐으며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산업부는 신한울 1호기 준공을 계기로 한국 원전 산업이 다시 도약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원전 생태계 복원과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신한울 3·4호기의 인허가 절차를 효율화해 내년 중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완료하는 등 2024년 착공을 목표로 신속한 건설 재개를 추진 중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일감이 내년 상반기에 본격 공급되고, 여기에 가동 원전 일감(설비투자, 발전 기자재 등)과 수출 일감 등을 합하면 내년에 2조원 이상의 일감이 공급될 전망이라고 산업부는 전했다.

 

또 내년에 원전 업계의 경영 애로 해소 및 신규 설비투자를 위한 금융지원, 원자력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에 1조원 이상이 별도로 투입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원전 산업 전문 인력 양성과 원자력 분야의 기업 지원 인프라 구축 등 원전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도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 등은 발전소 주제어실을 방문해 안전 운영 근무 태세를 점검했다. 이 장관은 "원전 운영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안전한 원전 운영이 국민 신뢰도 제고와 원전 수출의 디딤돌"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신한울 1호기 건설 현장 근무자와 기자재 국산화 기여 유공자, 중소·중견 원전 기업인 등 원전 유공자를 포상했다.

 

시운전 공정 관리와 지역사회 소통을 담당한 박범수 한울 원자력본부장이 은탑산업 훈장을, MMIS 국산화에 기여한 송승환 수산ENS 상무와 신한울 1호기 설계 총괄을 책임진 한국전력기술 박계관 처장이 산업포장을 받았다.

 

기자는 이날 한울 원전본부를 방문하게 된 계기는 지난 7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한울 1호기와 내년 가동 예정인 신한울 2호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들어간 한울 본부 내부, 걸어서는 다닐 수 없는 규모이기 때문에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한울 1·2호기를 시작으로 총 6기의 원전을 차례대로 지나치자 마침내 신규 원전인 신한울 1호기와 2호기를 마주했다.

 

 

국내 27번째 원자력발전인 신한울 1호기는 착공에서 준공까지 무려 128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2010년 첫 삽을 뜬 신한울 1호기는 당초 20174월 상업운전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20204월에야 완공됐다.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을 이유로 공사 일정이 계속 미뤄진 탓이다. 완공 후에는 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운영 허가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신한울 1호기는 기존 계획보다 약 58개월 늦춰진 지난 7일 본격 가동됐다.

 

신한울 1호기 내부 주제어실과 터빈룸, 사용후핵연료저장조 관람창을 차례로 살펴봤다. 관람창 유리창 너머로 주제어실(MCR; Main Control Room)을 볼 수 있었다. 주제어실은 원전의 두뇌라고 하는 곳으로, 발전소 운전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커다란 모니터로 이뤄진 디지털 제어반을 통해 실시간으로 원전의 상태를 볼 수 있다. 운전원들은 PC를 이용해 발전소를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제어반이 디지털화된 것은 최초의 APR1400 노형인 새울1호기(구 신고리3호기)부터다 시작됐다.

 

다른 원전들은 모두 아날로그 방식으로 원전을 관리한다. 다만 APR1400 노형은 디지털 작동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제어실 한켠에 아날로그 방식의 백업 시스템도 마련해뒀다.

 

주제어실 내에는 모두 6명이 직원들이 근무한다. 상업운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주제어실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신한울 1호기 주제어실 업무를 총괄하는 발전부장의 경우 한수원 설립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발탁됐다.

 

원전은 3개 조가 8시간씩 근무하며 24시간 가동하는 체계다. 운전원들은 근무시간 동안 주제어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식사도 배달된 음식으로 해결하고 화장실도 교대로 간다는 전언이다.

 

 

다음으로 터빈룸을 둘러봤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의 핵심 설비들이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바로 이곳, 터빈룸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터빈 룸은 원자로에서 데워진 물이 증기발생기로 이동하고 열 교환으로 생성된 증기가 도달하는 곳이다. 증기가 터빈 날개를 돌리고 터빈 끝에 달린 발전기가 돌아가며 전기를 생산한다. 1분당 1800바퀴를 회전하는데 이는 마하 1.4(시속 약 1700)의 속도다.

 

신한울 1호기 상업운전으로 올겨울 전력 수급 안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홍승구 신한울제1발전소 기술실장은 “APR1400 노형인 신한울1호기는 시간당 14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터빈룸에서 연간 1424GWh, 경북지역 연간 전력소비량의 약 23%를 생산하게 된다면서 올 겨울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신한울1호기가 톡톡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둘러본 신한울 2호기는 아직 운영허가 전 단계라 내부에 설치된 다양한 설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호기는 2023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살펴본 시설은 뜨거워진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터빈 등으로 내보내는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설비다. 아직 신한울 2호기에 연료가 주입되지는 않았으나 현장에서는 운영허가를 받으면 시운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막바지 점검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어 살펴본 비상디젤발전기와 대체교류발전기는 발전소로 들어오는 외부의 전기 공급이 끊긴 비상 상황에 발전소로 전기를 공급해주는 설비들이다. 발전소에 전기가 끊기면 가장 먼저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작동하고 그마저도 동작이 안되면 대체교류발전기가 투입된다.

 

신한울 1·2호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신한울 1호기에는 한국형원전(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APR 1400은 한수원이 고유 기술로 만든 한국형 원전이다. 기존 원전에 비해 전력 생산량은 40% 많고 설계수명은 20년 늘어난 60년이다.

 

내진 성능도 개선됐으며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한국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과 동일하다. 한국이 체코, 폴란드 등에 수출하려는 원자로도 APR1400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울 1호기에 적용된 APR1400은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노형이라며 신한울 1호기 상업운전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신한울 1호기가 국내에서는 전력공급에 기여하고 해외에서는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