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7. 08:37ㆍ연예 [종합]
BTS 아미와 함께한 '최고의 순간'…부산경찰청, 주요거점 총596명 교통경찰 투입
BTS 부산콘서트 오전부터 1만 명 모여 보라색 옷 '아미' 가득 / 부산 BTS콘서트 D-Day, 공연장 주변은 온통 보랏빛 물결 / 티켓박스가 열리는 오전 11시, 아미들로 북새통 / 본인이 제작한 BTS 굿즈 나눠주기도 / 아미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팀아미 봉사단' 운영도 / '부산 출신' 지민·정국 "고향으로 모셔서 설레고 행복" / 히트곡 통해 9년간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진심 고백
그날을 향해 숨이 벅차게, 너와 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Best moment is yet to come).'
방탄소년단(BTS)의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를 맞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은 이른 아침부터 세계 각지에서 보라색 옷을 갖춰 입은 ‘아미’들로 붐볐다.
15일 오전 10시께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입구는 공연 시작 약 8시간 전인데도 BTS 팬클럽 ‘아미’ 1만 여 명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BTS 멤버들의 사진 앞에서 연신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BTS 관련 물품을 받기 위해 부스마다 긴 줄이 이어진 탓에 인파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정도였다.
전 세계를 누비며 박수와 환호를 누려왔을 일곱 명의 월드스타는 고국 무대에서만큼은 유달리 들떠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마주한 '아미'(방탄소년단 팬)의 힘찬 함성에 올해 앤솔러지(선집) 음반 '프루프'(Proof)로 제1막을 마무리했다는 벅찬 감정이 겹친 듯했다.
방탄소년단(BTS)은 노래 가사로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5만명의 '보랏빛 군단'과 함께 최고의 순간을 선명하게 그려냈다.
15일 오후 6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에서다.
방탄소년단은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하는 축제"라며 "이 자리에서 춤추고 뛰어놀면 그만인 아주 좋은 콘서트다. 서늘한 공기를 제대로 즐겁게 만들어 보자"고 외쳤다.
이날 콘서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해 무료로 마련된 행사로, 방탄소년단은 90분간 그 어느때보다 가슴 먹먹한 '특급 무대'를 펼쳐 보였다.
무대는 거대한 방탄소년단 로고 조형물 아래 그간 발표한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 나온 소품들을 배치해 아늑함이 느껴지도록 꾸몄다.
무대를 빙 둘러싼 스타디움 객석에서는 보랏빛 응원봉이 은하수처럼 반짝였고, 객석과 무대 사이는 정사각형 모양의 스탠딩석을 빼곡하게 채웠다.
방탄소년단이 전광판을 가르고 라이브 밴드와 함께 등장하자 장내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팬들은 조금이라도 멤버들을 가까이서 보고자 몸을 앞으로 죽 빼거나 감격에 겨워 손을 입으로 틀어막기도 했다. 객석의 한 일본 팬은 연신 '스고이'(すごい·대단하다)를 외쳤다.
방탄소년단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랩이 돋보이는 '마이크 드롭'(MIC Drop)으로 포문을 연 뒤 '달려라 방탄', '런'(RUN)까지 쉬지 않고 내달렸다.
레이저 불빛이 장내를 요란하게 가로 세로로 휘젓는 가운데 정국과 뷔는 마치 오늘 이 무대가 마지막인 것처럼 몸이 부서지도록 손끝과 발끝까지 힘을 '팍팍' 주며 춤을 췄다.
2020년 이후 전 세계를 제패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버터'(Butter) 등 상대적으로 '말랑한' 노래와는 다른 방탄소년단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선언하는 듯했다.
RM은 "부산에서 공연하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이라며 "오랜만에 다시 찾은 부산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뜻깊은 공연을 할 수 있어 영광이고 의미가 깊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특히 멤버 가운데 부산이 고향인 지민과 정국은 이날 공연이 남다르게 다가온 듯했다.
지민은 "여러분을 고향으로 모실 수 있어 설렌다"고 감격스러워했고, 정국은 "부산에서 이렇게 많은 아미와 함께하니 너무나 행복하다"고 연방 미소를 지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부터 이어 온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와는 완전히 달라진 세트리스트로 팬들을 기쁘게 했다.
'DNA'·'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온'(ON)·'피 땀 눈물' 등의 히트곡이 빠진 대신 '00:00'·'버터플라이'(진·지민·뷔·정국), '욱'·'BTS 싸이퍼 파트 3'(RM·슈가·제이홉) 같은 유닛 무대를 넣어 공연의 색깔을 한층 풍성하게 했다.
이후로는 전 세계를 강타한 히트곡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버터', '쩔어', '불타오르네', '아이돌'(IDOL) 등을 잇따라 들려주며 공연 분위기를 최고로 고조시켰다.
'다이너마이트' 무대 뒤에는 '도시를 밝히겠다'는 노래 가사처럼 화려한 불꽃놀이가 부산 하늘을 수놓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그러나 곧이어 분위기를 한층 가라앉히고 그간 '월드스타'로서 겪었을 무게와 가슴 먹먹함을 노래로 풀어냈다.
이들은 '영 포에버'(Young Forever)에서 '막이 내리고 나는 숨이 차 복잡해진 마음 숨을 내쉰다 오늘 뭐 실수는 없었나'라고 토로하다가도 이어지는 '포 유스'(For Youth)를 통해 '내 남은 삶 동안 너와 함께 하겠다'(I'll be with you For the rest of my life)고 진심 어린 사랑을 고백했다.
5만 관객 역시 멤버들을 향해 '옛 투 컴' 가사 일부를 차용한 '변화는 많았지만 변함은 없는 우리'라고 적힌 피켓으로 열렬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공연은 팬들을 그리워하는 가슴 먹먹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봄날'과 '프루프' 타이틀곡 '옛 투 컴'을 앙코르로 막을 내렸다.
공연이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은 구름 같은 인파로 일찌감치 북적였다. 주경기장 외벽은 거대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현수막으로 둘렀고, 하늘에는 멤버 사진이 커다랗게 박힌 애드벌룬이 띄워져 축제 분위기를 냈다.
팬들은 저마다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 마스크, 가방, 티셔츠 등으로 정체성을 드러낸 채 티켓을 교환하는 긴 줄에 섰다. 어떤 팬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라 의상으로 도배하는가 하면, 머리까지 보랏빛으로 염색한 이도 있었다.
무료 콘서트인 만큼 공연 티켓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이에 티켓에 당첨되지 않았는데도 일단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글로벌 아미도 적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온 친구 사이라는 두 팬은 "티켓은 구하지 못했지만 방탄소년단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라이브 플레이(LIVE PLAY) 대신 여기로 왔다"며 즐거워했다.
특히 팀의 맏형 진이 현행 법규상 올해까지만 병역의 의무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7명 멤버 전원이 한 무대에 오르는 이번 콘서트는 그 의미가 남달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으로 경기도 성남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는 애쉬 해크워스는 "코로나19로 수년간 콘서트를 열 수 없게 되리라고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기에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중요하지 않다. 병역 문제가 어찌 되든 간에 진은 훌륭하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살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배현지·강신지 양은 "올해 3월 서울 콘서트와 달리 이번에는 소리를 지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멤버들이 처음 무대에 등장한 순간 소리 지르는 것을 꼭 해보고 싶었다"며 "오늘 공연은 장소가 (잠실주경기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더 가까이에서 방탄소년단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구촌 곳곳에서 모인 아미들 국가와 인종을 넘어…부산 달군 BTS 5만 아미와 함께한 '최고의 순간'
부산에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보려는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부산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와 민간기업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기원하는 방탄소년단 부산 공연은 15일 저녁 6시~7시30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무료 입장권을 확보한 국내외 5만여명과 실시간 공연 영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구역 안 야외 공연장과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등을 찾는 관람객을 포함하면 많게는 10만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시는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공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13~17일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 도로 1천m 양쪽 가장자리에 보라색 등 600개를 켠다. 600개는 2030년의 20과 30을 곱한 것이고, 보라색은 방탄소년단의 상징색이다.
또 황령산 봉수대의 연굴(연기가 나는 굴뚝) 5개와 4각형 굴뚝을 활용해 13일부터 17일까지 저녁 6시~자정 방탄소년단 콘서트 개막을 알리는 5개의 보라색 등을 켠다. 5개는 2030의 2와 3을 더한 5를 의미한다. 부산시는 또 방탄소년단 공연장 관람객들에게 손바닥 응원도구를 나눠주고 생수를 무료로 제공된다.
민간기업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에어부산은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을 이용해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러 오는 아미(방탄소년단 팬)와 관람객을 환영하기 위해 14일 저녁부터 16일까지 김해공항 앞 에어부산 사옥의 외벽 조명을 보라색으로 바꾼다. 에어부산은 방탄소년단 공연이 열리는 15일 일본 후쿠오카·오사카 출발 정기 운항편과 방콕발 항공편이 만석에 가깝다고 밝혔다.
대선주조는 15일 방탄소년단 콘서트 관람객들의 주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의 부산 동래구 사직동 주차장과 물양장을 무료로 개방한다. 1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데, 차량 소유자가 방탄소년단 공연 입장권을 제시하면 선착순 주차가 가능하다. 광안대교 등 부산 주요 상징물에도 보라색 등이 켜진다.
콘서트 티켓박스가 열리는 오전 11시께 콘서트장 주변은 전 세계에서 온 아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업들과 기관들은 이들을 환영하기 위한 홍보 부스를 설치했고, 아미들은 BTS 굿즈(기념품)를 얻기 위해 수 십 미터의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아미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지어 기다리거나, 팬들끼리 콘서트 장 안내를 해줬다. 특히 몇몇 아미들은 본인이 직접 제작한 BTS 부채나 포토카드 등 굿즈들을 나눠주기도 했다.
또 콘서트장 인근에는 BTS 얼굴로 랩핑된 버스나 BTS영상을 송출하는 트럭이 돌아다녔다. 특히 하늘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알리는 에드벌룬이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다.
필리핀에서 온 제스(40)씨는 "이번이 BTS 두 번째 콘서트다. 벌써부터 너무나 기대된다"면서 "노래에서 주는 메시지에 감동을 받아 BTS 팬이 됐다. 이곳에 온 대부분 팬들도 나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도쿄에서 온 아미 마에조노 세이(42)씨도 "BTS의 포퍼먼스, 노래, 인품 등에 매료돼 팬이 됐다"면서 "BTS 덕분에 부산에서 세계박람회를 유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부산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콘서트장 인근 횡단보도와 주요 지점에는 경찰과 콘서트 관계자들이 나서 교통정리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BTS콘서트장인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비롯해 북항과 해운대 등 3개소에 총 596명의 교통경찰을 투입했다. 또 싸이카 24대를 투입하고, 우발적인 상황을 대비해 경찰특공대도 준비돼 있다.
몇몇 아미들은 쓰레기봉투를 나눠주기도 했고 아미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팀아미 봉사단' 운영본부가 인근 대형마트 앞에 꾸려져, 전 세계에서 온 아미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었다.
아미들은 보라색 옷을 입고, BTS 팬들의 응원 봉인 '아미 밤(Army bomb)'을 들며 일찍이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공연장 입장은 오후 4시부터 시작한다. 이번 콘서트는 관객 5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90분간 진행되며, 부산항과 해운대해수욕장에는 각각 1만명, 20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라이브 플레이 무대가 운영된다.
부산엑스포 별지를 읽는 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국적이 다른 팬들은 서로 처음 만난 자리인데도 BTS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날 오전 10시 50분부터 본인 확인과 티켓 수령이 시작됐다. 이른 아침부터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팬들은 손을 흔들고 환호를 하며 일어선 뒤 4줄로 맞춰 천천히 이동했다. 나탈리(45·독일) 씨는 “부산을 여행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며 “오전 9시부터 기다렸지만 전혀 힘들지 않고 BTS 멤버들을 볼 생각에 정말 설렌다”고 전했다.
이날 조카와 공연장을 찾은 김 모(45) 씨는 “조카가 BTS 공연을 보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줄을 섰다”며 “오래 기다린 만큼 재밌게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께 티켓박스 인근에서 티켓을 수령하기 위해 대기하던 인파만 약 5000명에 달했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공연장까지 늘어선 협찬 기업 부스 인근에도 약 5000명이 모여 공연장 주변으로 1만여 명이 모인 상태다.
티켓을 구하지 못해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는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들렸다. 부산 강서구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8시께 친구와 함께 공연장으로 달려왔다는 강산(26·인도네시아) 씨는 “티켓을 구하지 못했지만 BTS와 한 공간에 있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일을 마치자마자 달려왔다”며 “공연을 직접 보지 못하지만 공연장 근처에서 팬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생각이다”고 말했다. 완데(28·인도네시아) 씨도 “나는 태형의 팬이고, 강산은 정국의 팬이다”며 “티켓이 없어서 조금 슬프다”고 밝혔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기줄이 끝도 없이 길어지자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백 모(42·동래구) 씨는 “이벤트 당첨자라 신분 확인과 공연 입장을 위한 팔찌 수령이 빠르게 진행될 줄 알았다”며 “그런데 이벤트 당첨자, 현장 티켓 수령자 등 여러 대기줄을 통합해서 한 줄로 세워 놓으니 줄이 끝도 없이 길어졌고 오히려 더 혼잡해졌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아시아드주경기장 인근 도로 교통은 일부 정체되는 구간도 있으나, 비교적 원활한 상태다. 부산교통정보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사직운동장 인근 도로에서 일부 정체가 확인되나, 그 외 지역은 교통이 원활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막을 여는 BTS 단독 콘서트는 관객 약 5만 명을 상대로 90분간 진행됐다. 같은 시간 부산항 북항과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대형 화면을 통해 공연을 생중계하는 ‘라이브 플레이’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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