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앞바다 “北 남자 1명·여자 3명 일가족”귀순…군, 주민 탑승 선박 월선 포착 못해

2023. 10. 24. 19:18탈북 [종합]

속초 앞바다  남자 1·여자 3명 일가족귀순, 주민 탑승 선박 월선 포착 못해

 

동해 NLL 경계 또 '구멍'주민 탑승 선박 월선 포착 못해 / 고속정·초계기 보냈지만 민간신고 때까지 찾지 못해 / 남북 간 해상분계선인 동해 북방한계선(NLL) 감시·경계에 또 허점 드러나

 

북한 주민 4명 동해상으로 들어와 귀순 표시 '어민이 먼저 신고' 논라에 "우리도 계속 추적"

"4시경 NLL 이북서 특이동향 감지하고 초계기 출격" 타임톡 30번역 설정글씨크기 조절하기인쇄하기 동해상 귀순은 4년만에 처음

 

북한에서 미상 인원 4명이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 지역을 통해 귀순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1, 여성 3명으로 구성된 일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강원도 속초 인근 해상으로 들어와 귀순 의사를 표시한 것과 관련해 부실 감시·경계 논란이 일자 군 당국은 시간대별 대응 조치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이날 합동참모본부(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중간에 특별히 놓치거나 한 부분 없이 작전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특히 20196월 북한 주민들이 탄 목선이 아무런 제지 없이 해상·해안 경계망을 뚫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에 입항했던 이른바 '대기 귀순' 사태 때와는 다르단 점을 강조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4명이 속초 한 항구 인근 해상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도 북한 인민군인지 주민인지 확인되지 않은 인원 4명이 24일 오전 속초의 외옹치항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속초 지역 치안 관계자는 이들이 목선을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옹치항은 속초 해변과 대포항 사이에 있는 작은 항구다.

 

군과 해경 등은 이날 오전 속초 인근 해상에서 미상 선박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탐지하고 추적 감시하다가 우리 영해에서 이 선박을 나포해 인근 항구로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날 본지 보도 이후 국방 기자단에 우리 군은 이른 새벽부터 동해 NLL 인근 해상에서 특이 징후가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여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었다면서 북 귀순(추정) 소형목선에 대해 해안 감시장비(레이더, TOD)로 해상에서 포착하여 추적하고 있었고 우리 해경과 공조하여 속초 동방 해상에서 신병이 확보되었다고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경 해군 함정 레이더를 통해 NLL 북쪽 외해에서 특이 상황이 탐지됐다. 해당 특이 동향이 이날 귀순과 연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5시께 NLL 일대로 긴급 출격한 해상초계기 P-3와 함정들이 전반적인 탐색 작전을 진행했다.

 

530분 육군 레이더는 북쪽에서 느린 속도로 대각선을 그리며 남쪽을 향해 내려오는 미상의 물체(목선)를 최초 탐지하고 해군과 상황을 공유했다.

24일 새벽 북한 주민 4명이 탑승한 소형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속초 앞바다까지 내려왔지만, 민간 선박이 발견해 신고할 때까지 군 당국은 북한 선박을 찾지 못해 경계 실패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측 민간 어선이 이날 오전 710분께 강원도 속초 동쪽 약 11해상에서 발견한 북한 선박은 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국정원 관계자는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인원 4명이 동해상을 통해 (NLL) 월선한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통합방위법에 따라 유관기관과 합동정보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북한 목선이 동해 NLL 넘어오는 동안 군 당국은 이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보안상 대중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취재진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며 레이더 화면 사진을 기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이동 경로에 따라 지도상에 작은 점들이 연이어 찍힌 모습이었다. '미상 물체'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당장 조치에 나서긴 이른 시점이었다고 적극적으로 설명에 나선 것이다.

 

이날 들어온 목선은 7.5m 크기로, 2019년 삼척항에 정박했던 목선이 10m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목선 중에서도 작은 편이라 탐지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위치표시(V-PASS·브이패스)를 탑재한 통상적인 선박과 달리 브이패스가 탐지되지 않으면 의심 선박으로 추적하는데, 널빤지 등 부유물일 때도 잦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630분 이 물체가 10내외 범위로 들어와 열영상감시장비(TOD)에도 잡혔다. 먼 거리에서 점의 형태로 보이는 만큼 결론을 내리진 못 했지만 의심 선박으로 판단하고 지속적으로 추적했다.

 

군 당국은 오전 4시 이전부터 NLL 인근에서 북한군의 동향을 포착하고 동해상에 초계기와 고속정을 보냈지만, 민간 어선이 신고할 때까지 해당 선박을 특정하지 못했다. 북한 목선이 발견된 속초 동쪽 해상은 NLL에서 남쪽으로 약 4050떨어진 지점이다.

 

북한군이 이날 새벽 동해상에서 어떤 움직임을 펼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주민 탈북 움직임을 포착하고 수색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레이더와 TOD로 포착된 해당 선박은 어선 신호가 없어 의심 선박으로 추적하고 있었다""초계기와 고속정을 보냈지만, 소형 북한 목선을 찾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민간 어선이 북한 배를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56일 밤 서해에서 북한어선 1척이 NLL 가까이 접근하는 동향을 포착하고 감시하다가 NLL을 넘자 즉각 병력을 투입해 신병을 확보한 바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귀순 등 상황에 대비해 철저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더상 이상 물체가 포착된 이후 실제로 목선에 접근하기 까지 두시간 반이나 걸렸다는 지적에 관계자는 "바다에 수많은 표적이 있다. 어느 미상 표적이 왔다고 해서 출동하는 건 물리적 제한이 있어 확인될 때까지 추적한 것"이라고 답했다.

 

2019년 삼척항 귀순 사태 이후 시스템이 바뀐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게 레이더 식별인데, 교육을 통해 레이더 운용 수준을 높여왔다"고 밝혔다.

 

또 당시엔 새벽 4시까지 TOD를 운용하다가 꺼버린 이후 해당 목선이 삼척항으로 들어왔지만, 현재는 취약 시간에도 집중 운용하는 체계라고 덧붙였다

 

해군 관계자는 "서해 NLL에는 섬이 많고 짧아 경계·감시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동해는 섬이 없고 NLL 길이가 400가 넘어 북한 소형 목선이 넘어오는 것을 모두 잡아내기 힘들다""게다가 먼 바다에 있는 소형 목선은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도 "해당 목선이 직선이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했으니 먼바다에서 NLL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해안가에 배치된 육군 레이더에 포착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동해 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군 당국이 제때 포착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615일 어민 4명이 탄 북한 어선이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와 접안했고 인근에 있던 민간인이 112에 신고해 발견됐다. 군 당국은 이 어선의 동해 NLL 월선을 포착하지 못했다.

 

2009101일 강릉 앞바다에서 북한 선박이 발견됐을 때도 군 당국은 이 선박의 동해 NLL 월선을 식별하지 못했다.

 

동해상 귀순은 201911월 동해 삼척항에서 북한 어민 2명이 목선을 타고 귀순 했다가 당시 문재인 정부의 강제 조치로 북송된 이후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