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창업자 이중근 회장…고향마을 사람 280여명에 현금 최대 1억원씩 기부

2023. 6. 28. 22:30나눔 [봉사]

부영그룹 창업자 이중근 회장고향마을 사람 280여명에 현금 최대 1억원씩 기부

 

부영 이중근 회장, 고향 주민 등에 최대 1억씩 총 1400억 기부 / '현금 1억 입금' 부영 이중근회장 고향마을은 지금 / "대뜸 고맙다며 100000000, 꿈인지 생시인지" 순천 운평리 '들썩'였다. /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액면가'가 찍힌 통장 / 확인한 마을 사람들은 온통 이회장 얘기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82)이 사비를 들여 고향인 전남 순천 운평리 마을 주민과 동창생들에게 최대 1억원씩 나눠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 듯 연신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하며 벅찬 감정을 내비쳤다.

 

전남 순천 서면 운평리 죽동마을은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5km 가량 떨어진 조용하고 한적한 이 마을은 전날 쏟아진 폭우로 주민들이 일찌감치 도로와 하천 주변 등 곳곳을 정비하는 데 바쁘다.

 

28일 오전 전라남도 순천시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5km 가량 떨어진 서면 운평리 죽동마을은

순천 도심에서 자동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근교에 부영그룹 이중근(83) 회장(창업주)의 고향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매실 수확과 장마철 고구마순 심기에 바쁜 시골 마을 사람들이 요즘 '현금 1' 이야기로 화기애애하다. 건설업으로 부를 일군 이중근 회장이 최근 고향마을 사람 280여명 전원에 현금 최대 1억원씩(세금 포함)을 입금했기 때문이다.

 

운평리 주민 김추옥(71)씨는 "이중근 회장께서 10만원, 100만원도 아닌 가구당 1억원씩을 입금해 주셔서 다들 놀라고 있으며 이렇게 큰돈을 보내주신 이 회장에 큰 절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촌에서 돈 나올 때가 없는데, 현금으로 주니 각 가정마다 그 돈을 아주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이 회장은 고향을 떠나지 않고 오래 거주한 주민 위주로 거주 연수에 따라 30년 이상된 가구를 대상으로 5단계로 나눠 차등 지급했는데 최소 2600만원에서 최대 9020만원(세금 별도)까지 단계별로 지급했다.

 

현금을 받은 인원은 운평리 6개 마을 주민 280여 세대로 거주년수를 채우지 못한 일부 주민은 애석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거액이 입금되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나오고 있다. 자녀들의 안부 전화가 부쩍 늘었다며 겸연쩍어하고 있다.

 

운평리 주민 이모(78.)씨는 "9000만원 입금 소식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제 9시뉴스에 이 소식이 보도된 뒤로 '얼마가 입금됐더냐'고 묻는 자녀들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웃었다. "부영 지원금"이 효자라고도 했다.

 

6.25 한국전쟁 이후에 고향을 떠나 사업가로 나선 이 회장이 생가가 있는 곳은 죽동마을 고향마을 터에는 이 회장의 조카가 살고 있다.

 

2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죽동마을 이 회장의 6촌동생이라는 이장근(76) 씨는 "형님(이중근)이 바빠서 고향에는 잘 못오시지만 타지역에서도 항시 고향에 대한 애착심이 강한 분"이라며 "서울에 계시지만 마을 행사 때면 늘 협찬하셨다"고 말했다.

부영 창업자 이 회장은 서면 운평리 6개 마을 주민 280여명에 250억여원을 비롯해 본인이 졸업한 동산초교와 순천중학교 졸업생들에 개인별로 1억원씩, 같은 기수로 순천고를 졸업한 8회 동창들에게도 각각 5000만원씩 전달하고, 친척들까지 1~10억원까지 지원하는 등 통 큰 사업가 면모를 보이고 있다. 모든 재원은 이 회장 개인 사비다.정광택 전남 순천 서면 운평리 용당마을 이장은 처음에는 공구세트나 주는 줄 알았지. 대뜸 '고향을 지켜줘서 고맙다'1억원을 준다는거야. 꿈인지 생시인지"

 

이 회장은 고향 순천에 부영초교를 지어 기증하기도 했으며, 서면에 주소를 둔 면민까지 참치 선물세트와 공구, 본인의 저서(‘6·25 전쟁 1129)를 배포하는 등 놓치지 않고 선행을 베풀었다.

 

향후 전국의 부영 임대아파트 주민 208509세대에도 참치 선물세트를 발송키로 하는 등 벌어 들인 돈을 사회에 대거 환원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기부에 앞서 고향 마을이 소속된 서면 운평리 마을 이장 6명을 서울로 초대해 "대대손손 마을을 지켜온 고향 주민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서는 곧 바로 이틀 뒤 현금을 입금했다고 한다.

 

이렇게 고향마을과 형편이 어려운 동창, 사업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 지인에까지 빠짐없이 기부한 돈이 1400억원이며, 향후 기부금액을 합하면 2400억원에 달하다는 것이 부영그룹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의 화끈한 기부 선행이 소문나자 부영그룹에는 "나도 좀 주라"며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고 한다. 뜻하지 않은 현금을 지원 받은 운평리 마을 주민들은 이 회장에 대한 보은 방법을 놓고도 고심하고 있다.

 

 

운평리 주민 장찬모(81)씨는 "이 회장이 고향을 떠난지 육십 몇년이 지났고 이렇게 꿈같은 현금을 주니까 너무 뜻밖이었고, 마을 사람들도 조그만 보은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 분이 돈이 궁한 사람도 아니고 해서 우리들이 오래 기억되도록 공적비라도 세울까 마을 사람들이 의논 중"이라고 말했다.

 

출생부터 이 마을에서 70년 넘게 살아온 정 이장은 "회장님 덕분에 태어나서 휴대전화가 가장 많이 울린 날"이라며 이 회장의 선행을 전했다.

 

정 이장은 지난해 부영 측에서 은평리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등록번호, 통장 계좌번호를 파악했었다. 이 회장이 마을 출신이고 순천과 마을에 초등학교·체육관 건립, 기부 등 각종 지원을 많이 해준터라 별다른 생각은 갖지 않았다.

 

'공구세트를 지원해주려나'하는 생각에 마을 주민 명단을 동의서와 함께 부영 측에 건넸다. 그러다 올해 초쯤 인근 마을에 있는 이 회장의 친인척 1명에게 뜻밖에 소식을 전해들었다.

 

회장이 운평리 6개 마을(운평, 월곡, 용당, 죽동, 죽청, 당천) 이장님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전언이었다. 이 회장이 1년 중 명절을 포함해 3~4번 순천을 찾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순천시장도 아닌 마을 이장을 직접 만나자는 의사를 밝혀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것.

 

정 이장은 지난 4월 운평리 마을 이장 6, 친인척 1명과 함께 서울 부영 본사에서 이 회장과 면담한 일화를 전했다. "예를 들면 평생 마을에 산 사람은 1억원. 10, 20, 30년 이렇게 등급을 나눠서 지급한다고 했다""오직 '고향을 지켜준 사람'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특별한 다른 말은 없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마을 주민들은 '기적같은 일', '대기업 회장이 고향에 1억을 주는 나라가 또 있을까', '대한민국이 사라질 때까지 이런 일은 없을 것', '전 세계를 봐도 이런 선행은 없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아직도 마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이 이장은 "회장님도 서울에 상경해 오랜 세월 건빵만 먹고 보냈다고 들었다""작고 어려운 시골마을에 천금같은 격려금을 나눠주셨는데 동네사람들이 안 좋아할 수 있겠냐.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순천 서면 운평리 마을주민들은 이를 보답하기 위해 공적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자신들이 받은 금액의 1%를 성금으로 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고향인 운평리 6개 마을 280여명 주민들에게 2600만원에서 최대 9020만원까지 개인 통장으로 입금을 했다.

 

마을 토박이와 실거주 30년 이상 등 거주 연수에 따라 액수를 달리해 차등 지급했다. 이 회장은 모교 초중고 동창생 80여명에게도 현금을 전달했고 동산초등학교와 순천중학교 동창생에 1억원씩, 순천고등학교 동창생에게는 5000만원씩 지급했다.

 

동산초교와 순천중학교(현 순천고) 출신인 이 회장은 서울로 올라가 주경야독으로 건국대 정외과(60학번)에 입학했으나 등록금 마련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제적 당했다.

 

이후 55세의 나이로 독학사 시험을 거쳐 학사학위를 받은 집념의 인물로, 이후 고려대에서 행정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6.25 관련 책을 여러권 썼고 대한노인회장을 맡는 등 반공 애국지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1983년 삼신엔지니어링을 설립해 토목 및 건축공사업으로 시작해 90년대 대형건설사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임대아파트 사업을 블루오션 삼아 회사를 급속히 키워 현재는 자산 21조원대의 재계 서열 22위의 대기업을 일궜다.

 

부영그룹 서울본사 관계자는 "살아오면서 고향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에 고마움의 표시로 남 몰래 기부했는데 의도치 않게 이렇게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창업주의 사적인 일로 회사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