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지하차도 참사 경보 4시간 30분간 무방비"…"홍수경보에도 차량통제 안해"

2023. 7. 16. 16:47재난 [방역]

"오송지하차도 참사 경보 4시간 30분간 무방비""홍수경보에도 차량통제 안해"

 

 

오송지하차도 참사 '인재' 지적 / "홍수경보에도 차량통제 안해" / 경보 4시간 30분간 무방비 상태 / "제방도 모래로 쌓는 등 엉망" / 행정기관 "갑자기 둑 터져 차량통제 역부족 / 제방공사 미리 마쳐" / "뻘 때문에 배수 지연" 오송 지하차도 1명 추가 수습 사망자 9명으로 늘어 / 오전 완료 기대 모았던 배수작업 지연 / "구조 요원 안전 문제와 뻘 때문에"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재난대책본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지난 9일부터 16일 낮 12시까지 모두 4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경북 17, 충북 12, 충남 4, 세종 1명 등 모두 34명이다. 실종자는 경북 9, 부산 1명 등 10명이다. 부산의 실종자는 지난 11일 오후 사상구 학장천에서 불어난 물에 쓸려간 60대다. 경북과 충북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 경북에서는 산사태로, 충북에서는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운행 중인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1611시 현재 7명이 사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고는 15일 오전 8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미호강의 무너진 제방을 타고 하천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그러나 홍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관할 행정관청의 위험도로에 대한 차량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사전에 제방관리도 허술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제방이 무너져 사고의 원인이 된 미호강에는 15일 오전 410분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쏟아지는 비로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올라 오전 630분에는 이미 경보 수준보다 높은 '심각 수위'까지 도달했다.

 

당시 금강홍수통제소는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금강홍수통제소, 관할 구청에 인근 도로의 교통통제 등이 필요하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결국 오전 840분 미호천교 인근의 둑이 유실되면서 하천의 물이 삽시간에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길이 430m의 지하차도 터널은 23분 만에 6t의 물로 가득 찼다. 15대의 차량은 이곳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미호천교와 직선거리가 600m 정도고, 가까운 제방과는 200m 남짓한 데다 인근 논밭보다 낮은 지대여서 침수사고가 예견되는 곳이다. 행정당국이 홍수 경보가 내린 뒤 4시간 30여분이 지나도록 차량통제를 하지 않았다.

 

결국 오전 840분 미호천교 인근의 둑이 유실되면서 하천의 물이 삽시간에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길이 430m의 지하차도 터널은 23분 만에 6t의 물로 가득 찼다.

 

15대의 차량은 이곳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하차도는 비가 내리면 침수가 자주 발생해 호우 때 행정기관이 신경을 많이 쓰는 도로다. 특히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미호천교와 직선거리가 600m 정도고, 가까운 제방과는 200m 남짓한 데다 인근 논밭보다 낮은 지대여서 침수사고가 예견되는 곳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당국이 홍수 경보가 내린 뒤 4시간 30여분이 지나도록 차량통제를 하지 않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과 사고 피해자들이 인재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 구조된 A씨는 "버스와 승용차 등이 주변에 많았는데 지하차도 앞뒤에서 물이 들어오더니 수위가 빠르게 높아졌다""침수를 예상해 지하차도 진입로를 미리 막았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왜 통제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홍수경보가 내려도 도로상황 등을 파악해 차량을 통제하게 돼 있다""이번 사고는 제방이 범람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물이 쏟아져 들어와 차량을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천 제방관리 부실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이번 사고가 난 하천 인근 지역 주민들은 제방관리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찬교(68) 궁평1리 전 이장은 16"사고가 나기 1시간 전쯤 문제가 된 미호강 철골 가교 사이에 있는 임시 둑을 둘러봤는데 굴삭기 1대가 모래를 긁어모아 둑을 쌓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 씨가 말한 가교는 청주오송으로 오가는 통행로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가교 사이 구간이 비스듬한 형태로 원래 제방보다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공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당시 미호강 제방은 3m 밑으로 강물이 차올라 있어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임시로 쌓은 둑은 30밑까지 물이 출렁였다""큰 모래주머니도 아니고, 긁어모은 모래로 쌓은 제방이어서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 등에서도 1주일 전부터 장마를 대비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엉망으로 제방을 쌓은 것이 말이 되느냐""제방을 튼튼하게 쌓았더라면 어제 같은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씨의 주장은 제방을 허술하게 관리해 하천의 둑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 차량 침수사고 수색이 이뤄지면서 사망자가 9명으로 늘었다. 이 지하차도에서는 현재까지 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를 포함한 차량 10여 대가 물에 잠겼는데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강원남부내륙·산지와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남권과 경남에 시간당 2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다.

 

기상청은 오는 18일까지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산지에 비가 100250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충청권, 전북, 경북북부내륙에서는 많으면 300이상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서울, 인천, 경기북부, 남부내륙·산지를 제외한 강원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2060비가 내리겠다.

 

부산은 이날 낮 12시까지 12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경남 남해도 132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번 비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부산 곳곳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812분 남구에서는 담벼락이 넘어지면서 가스 배관이 파손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섰다.

 

오전 927분에는 동구에서 주택이 침수되려고 한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이외에도 도로나 지하층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곳곳에서 들어왔다. 주택의 침수나 붕괴 우려로 전날 19세대, 27명이 임시 거처로 대피하기도 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사망자 1명이 추가로 수습됐다. 사망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오전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됐던 배수 작업에서는 지하차도 터널 내 황토 진흙이 복병으로 부상했다.

 

소방당국은 16일 지하차도 배수를 위한 펌프 작업과 수색 과정에서 남성 시신 한 구를 추가로 수습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은 남성 3, 여성 4명이다. 1명은 전날 침수 직후 발견됐고, 5명은 이날 새벽 시작된 잠수부 투입 구조에서 수습됐다.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차도 내부에 차량 15대가 고립돼 있으며, 11명에 대해 실종 신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수습된 7구의 시신과 실종자 일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자 수색도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은 지하차도 내 뻘 때문에 배수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색에 나선 잠수부도 물 속에서 시야 확보가 안돼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는 분당 45,0003의 물을 뺄 수 있는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이 지하차도 양쪽에서 물을 빼내고 있다. 이에 이날 오전 11시 쯤에는 배수작업이 종료되고, 구조대원들이 지하차도 안으로 걸어 들어가 작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새벽 지하차도 양방향 입구 쪽 공간이 일부 확보되면서 오전 433분 버스의 형체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오전 555분부터 잠수부를 투입해 본격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물과 함께 들어찬 진흙으로 인해 배수 작업에 애를 먹으면서 아직까지 정확한 고립 차량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지금까지 분당 8이상 배수가 진행됐고, 지금도 노력중"이라며 오후에는 걸어서 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85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돼 급행버스 등 차량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수색을 벌여 인근에서 숨져 있는 30대 남성을 발견해 수습했다. 버스 운전자와 승객 등 9명은 고립 직후 구조됐다.

 

또 사고 후에도 제방이 무너진 하천에서 지하차도로 물이 계속 유입돼 수색작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고 하루가 지난 16일 오전에야 시신을 인양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호우에 대비한 제방공사는 이미 지난 7일 마친 상태이고, 15일 진행한 작업은 미호강의 수위가 올라가 보강작업을 한 것"이라며 "이 작업도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천막을 깔고, 흙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주민들은 다소 미흡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시는 해운대구 춘천 산책로, 사상구 학장천 산책로, 온천천 등을 비롯해 하천변 28개소와 세병교, 연안교, 수연교 등 도로 8곳을 통제하고 있다. 북구 강서구 사상구에 있는 둔치주차장 25곳과 범람 우려가 있는 계곡 유수지 등 6곳도 통제한 상태다. 부산은 이날 오후부터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오겠다.

 

전국에서 호우로 사전 대피한 주민은 13개 시도 90개 시군구에서 7866명으로 늘었다. 대피 주민은 경북 2362, 충북 2321, 충남 2027, 경남 203명 등의 순이다.

 

전국의 대피 주민 가운데 6182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