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막 올린 새만금 세계잼버리 온열질환자 속출에…운영 미숙까지 노출

2023. 8. 4. 04:48문화 [공연]

폭염속, 막 올린 새만금 세계잼버리 온열질환자 속출에운영 미숙까지 노출

 

이상민 에어컨·셔틀버스 긴급 추가 / 발목 잡힌 새만금 세계잼버리 운영 미숙까지 노출 / 연일 가마솥더위에 온열질환자 속출 / 조직위 준비 상황 부족에 개영식서 무더기 탈진 / "중증 환자 없다"며 안일한 인식도 보여 / 폭염 속 '땡볕' 야영지, 온열질환자 속출 / 시설·먹거리 문제도 / 아이들 쓰러지는데 / 공연 강행한 잼버리 조직위

 

대회 조직위원회는 3일 취재진에게 "앞으로 델타 구역에 들어가려면 취재 시간을 정해서 스카우트 운영요원(IST)과 동행하라"고 공지했다.

 

개막 전에는 자유롭게 취재해도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연일 운영 미숙을 지적하는 비판 보도가 나오자 대회 출입을 막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우수한 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 속에 알리겠다며 유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8월 폭염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에 연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대회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를 놓고 스카우트 정신만 강조하는 조직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는 지난 2일 열린 개영식에서 온열 질환자가 수십 명 발생해 소방당국의 행사 중단이 요청이 있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행사를 강행하다 마지막 불꽃놀이만 취소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폭염 속에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준비가 부실한 대회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새만금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대회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개영식에서 발생한 온열환자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3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개영식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108"이라며 "다만 두통, 복통, 근골격계 손상 등의 유형을 포함하면 개영식 관련 환자는 모두 139"이라고 밝혔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역대급 폭염에 행사 사흘 만에 1000명이 넘는 환자가 쏟아진 가운데 비위생적인 시설과 먹거리 부족 문제까지 불거지며 일각에서는 '행사 기간 축소'에 대한 목소리까지 나온다.

 

"잼버리가 아닌 생존게임이다"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각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있는 행정안전부와 여성가족부는 3일 잼버리가 열리는 새만금으로 달려가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일부 야외 행사 중단 등의 각종 대응을 내놨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3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진행된 개영식 행사장 내에서 온열 질환 108, 두통 10, 피부질환 8명 등 총 138명의 온열질환 및 부상자가 나왔다. 이로써 잼버리 행사가 시작된 사흘 동안 1000명이 넘는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잼버리 대회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야영' 축제다. 올해에는 역대 대회 중 가장 많은 43000여명의 청소년이 새만금에 모였다. 그러나 행사 콘셉트 자체가 야외에서 텐트를 치는 '아영'이고, 줄타기 등 격렬한 육체활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급한 불 끄기' 나서며 "일부 야외행사 중단하고 시설 관리 강화"에도 "기간 축소" 목소리가 나오고 일부에서 행사 중단 요청에도 조직위는 불꽃놀이만 취소역대급 폭염에 행사 사흘 만에 1000명이 넘는 환자가 쏟아진 가운데 비위생적인 시설과 먹거리 부족 문제까지 불거지며 일각에서는 '행사 기간 축소'에 대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잼버리조직위 대통령실 지시로 폭염 속 개영식 강행?이라는 비난에 완전히 가짜뉴스라고 반발 하는 가운데 이상민 장관 중증질환·사망자 단 한 명도 없어야한다며 "의료진·병상 등 추가 확보"에어컨·셔틀버스 추가 투입을 지시했다.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43000명에 달하는 참가자 수에 비해 병상 수가 50개로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과 샤워실 등의 시설도 부족하고 비위생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 편의점은 '바가지 요금'을 취하고 있고, 참가자들에게 지급한 달걀 등에 곰팡이가 피었다는 증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각 장관이 잼버리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여가부와 행안부는 이날 현장을 찾아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폭염 상황을 감안해 현재 스카우트들이 하고 있는 영내 과정 활동을 줄이고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영지 내에 현재 설치된 그늘시설도 늘릴 방침"이라고 했다.

 

화장실과 샤워장 등 편의 시설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이 차관은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청결유지가 간단치 않다"면서도 "불편 의견을 적극 수용해 청소 횟수를 거의 매 시간으로 늘리고 관련 인원도 전북도 등의 도움을 받아 240명대로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잼버리 병원 내에 비치된 온열질환 관련 약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비상 수급 중"이라고 답하며 참가 청소년 안전과 관련해 해외 국가들의 문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부 있어 답변을 한 상태다. 여러 나라는 아니다. 구체적 답을 못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여가부에 이어 잼버리 공동위원장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이날 오후 새만금을 찾아 현장을 살피고 긴급점검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잼버리 행사장 내 폭염저감시설 추가 설치와 폭염 예방물품 지원을 위해 전라북도에 특별교부세 30억원을 즉시 교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문의료진과 함께 온열질환자 수와 건강상태를 면밀히 분석해 조치할 수 있는 일은 즉시 시행해달라며 "참가자들에게 시원한 생수와 이온음료를 충분히 공급하고 그늘쉼터와 덩굴터널 등 폭염저감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매일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이밖에도 참가자들에게 매 프로그램 시작 전 마다 폭염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안전한 행사 개최를 위해 안내요원과 경찰, 소방인력을 추가로 배치할 것을 주문했다. 또 소방차 등 긴급 차량 출입차로를 확보하는 한편 질서유지를 위한 출입계획도 재점검하라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온열환자 발생 시 혼선없이 임시대피시설로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을 철저히 수립하고, 부상자 회복을 위해 구급차 증차, 이동병원 도입 등을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달라""스카우트 활동은 원래 다소 불편한 것이라는 기존 인식을 버리고, 남은 잼버리 기간 동안 관계기관 모두가 잼버리대회의 성공을 위해 총력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최창행 새만금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온열질환자 발생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폭염 피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해 의사 30, 간호사 60명을 추가로 확보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지 내에 냉방 및 침상 시설을 갖춘 버스를 상시 배치하고 5개 허브클리닉 등에도 냉방기 각 2대씩을 보강할 방침임을 밝혔다. 1대당 10명이 휴식할 수 있는 온열환자 휴식용 헌혈차 5대도 추가 투입한다.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내 새만금홀 대강당에는 최대 150병상을 추가 설치하고, 응급환자는 닥터헬기 6대를 이용해 전북대·원광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즉시 이송할 계획이다.

 

일각의 잼버리 행사 중단 목소리에 대해 최 사무총장은 "청소년의 안전을 해치면서까지 잼버리를 끌고 나갈 이유는 없다""매일매일 상황 모니터링과 세계스카우트연맹 등과의 협의를 통해 안전한 잼버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하루 온열질환자를 비롯한 부상자는 992명이며 이중 온열질환자는 207, 나머지는 벌레 물림·소화기 장애·발목 골절 등 환자라고 조직위는 전했다.

 

 

이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이며 자정 기준으로 집계하면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 사무총장은 "오늘 오전 9시 기준 잼버리 내 병원에 환자 2명이 남아 있다""온열질환 예방과 대응을 위해 30명의 의사, 60명의 간호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의료진 확보에 더해 기존 70개였던 병상을 최대 22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조직위는 개영식 당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할 때 소방 당국으로부터 행사 중단 요청을 받았으나 사안이 중하지 않다고 판단, 불꽃놀이만 생략하는 수준으로 행사를 끝마쳤다.

 

조직위는 폭염 예방 차원에서 야영지 영내 프로그램 중 일부를 중단하고 도내 14개 시·군에서 이뤄지는 관광 프로그램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어 최 사무총장은 "폭염 속에서 대회 참가자뿐 아니라 의료진도 지칠 수 있으니 냉방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겠다""중증의 온열환자가 발생하면 원광대병원, 군산의료원, 전북대병원 등 5개 협력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는 의료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영식에서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K'을 언급했다.

 

그는 "참가자들이 멀리서 온 데다, (날씨 등에) 적응이 안 돼서 다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개영식에) K팝 행사가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체력을 소진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걸로 파악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어느 나라에서 치르는 잼버리에서든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온열질환자 수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추가로 있을 대형 행사와 관련해서는 "그때그때 상황 회의를 통해서 적절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K팝 공연은 에너지를 예상외로 더 소모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성명을 내고 "행사가 시작된 지 사흘도 지나지 않아 400명 이상의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2일 저녁에 개최된 개영식 행사에서도 온열환자가 속출해 소방당국이 긴급히 행사 중단을 권고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은 예견된 참사"라고 비판했다.

 

민노총전북본부는 또 "고용노동부는 기온이 35도를 넘으면 야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한다"면서 "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수십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건의 사소한 징후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1:29:300)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 행사는 이미 중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민노총전북본부는 특히 "새만금 잼버리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그 정치적 잇속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면서 새만금 잼버리 행사를 빌미 삼아 새만금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 민주당 정치인들을 질타했다.

 

또한 새만금 잼버리 부지는 본래 관광레저 용지였지만 잼버리 행사를 추진하며 농지관리기금을 전용해 부지를 졸속 매립하고 이에 따라 농업용지로 전환된 잼버리 부지는 잼버리 행사 이후 부지 용도를 둘러싼 또 한 번의 촌극을 앞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33분쯤 개영식이 열린 행사장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오후 1045분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1054분쯤 잼버리 조직위에 행사 중단 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행사는 중단되지 않은 채 무대에선 태권도 공연을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댄스공연 가수의 공연이 열렸고, 드론 쇼까지 진행했다. 이 때문에 30분 가까이 무대 인근에 있던 환자에게 구급차가 가까이 가지 못했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3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소방에서 행사 중단 요청을 받았지만, 갑자기 중단하면 참가자들이 놀라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계속 진행했다최초에 소방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들었는데 상황을 보니 온열질환자가 대부분이어서 급히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는 미숙한 준비와 운영을 인정하지 않고 참가자의 '스카우트 정신'만 줄곧 강조하고 있어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중 108명은 온열질환자가 파악됐다. 개영식이 늦은 오후에 열렸음에도 한낮 뜨거운 햇볕에 지친 참가자들이 공연 도중 무더기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119구급대원은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이 쓰러져 비상이 걸렸다""차량 30대를 배치했는데 환자가 너무 많아서 타지역 구급대를 급하게 추가로 배치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 또한 "일부 참가자는 (사람들이 쓰러지자) 울면서 집에 전화를 걸었고, 외부 병원으로 이송된 스카우트 대원도 있었다"고 밝혔다.

 

잼버리가 열리는 야영장은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숲이나 나무 등 그늘을 만드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바닷가와 인접해 있지만, 한낮 동안 데워진 열기로 밤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는 일이 잦아 야영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더구나 지난달 쏟아진 기록적인 장맛비로 생긴 물구덩이가 한낮 더위에 데워져 야영장은 흡사 한증막을 떠올리게 한다는 경험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그러나 예견된 사고에도 조직위의 준비 상황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43천여명의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50개 병상으로 대회를 시작했고, 그나마 내놓은 폭염 대책도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에 불과했다. 이미 온열질환자 수가 병상수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여서 몇몇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도 모자란 데다, 일부 시설은 천으로만 살짝 가려놓은 수준이어서 대원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참가자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다.

 

사실상 총체적 난국에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어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온열질환자는 모두 경증 환자이며, 중증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훈련받은 운영요원과 지도자들이 청소년 대원들 옆에서 건강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직위가 취재진에게 나누어준 공지사항 책자에는 델타 구역은 'IST 관계자 등 동행 없이 도보로 이동해 자율적으로 취재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다만 잼버리 정책상 성인인 기자와 청소년 참가자가 일대일로 대면하는 행위는 금지한다는 내용만 있다.

 

'델타 구역'은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 지도자와 청소년들이 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잼버리의 '얼굴'과 같아 취재진 대부분이 이곳을 방문해 참가자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원회 측은 방침을 변경이 비판 기사 때문은 아니라며 보도 통제 논란을 일축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청소년 참가자들이 델타 구역에 있어서 IST와 취재진이 동행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온열질환자 중 중상자가 없었는데 일부 언론에서 숫자만 언급해 확대된 감이 있다"고 해명했다.